그냥 기다리면 되나요?

얼마 전에 재미있는 전화를 하나 받았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현재 오퍼를 넣었는데, 중개인이 기다리면 된다고 하는데, 과연 정말 기다리면 되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약 4 주 전에 Short Sale 물건에 오퍼를 넣었고, 지금 현재는 중개인이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한 것은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또한 현재 자신이 그 집을 살 가능성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 왜 그 중개인이 전화를 받지 않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저 역시도 너무 일이 많다 보니, 프로파일이 안된 손님은 연락을 먼저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화가 와서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들은 전화를 주곤 합니다. 그런데, 이미 오퍼도 넣었고, 손님이 궁금해하면, 간단한 설명을 해줄 수도 있을 텐데 왜 전화를 받지를 않고, 해주지도 않을까가 궁금했습니다.

질문하신 분에게 답을 주자면, 그 분은 약 4 주 전에 오퍼를 넣었다고 했는데, 그 물건은 약 9주 전에 이미 펜딩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펜딩’ 이라고 하는 것은 셀러와 바이어가 계약서에 이미 다 사인을 해서 모든 조건이 만족한 상태에서 클로징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바이어가 오퍼를 보냈다고 해서 셀러가 바로 다음날 사인을 하고 펜딩으로 업데이트를 하지는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2 – 3 일 정도는 펜딩으로 업데이트를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중개인의 성실성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심한 경우는 1 주일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제게 전화 걸었던 사람이 그 물건을 보았을 때는 이미 오퍼가 들어가서 상황이 종료가 된 상태의 물건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리스팅 에이전트가 Backup offer 를 받아주는 경우도 가끔은 있습니다만, 통상적으로 Short Sale 의 경우는 Backup offer 를 받아주는 경우가 그 필요성이 없기에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그 물건은 현재의 시세로, 팔린 물건 대비 12%,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은행소유물건 대비 30% 낮은 가격에 나온 가격인데, 현재의 오퍼가 깨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죠. 대개의 바이어들은 그런 물건들을 잡으면, 달러 빚을 얻어서라도 사려고 합니다. 그 진실이 무엇이었던가에 제게 전화 걸었던 사람은 이미 오퍼가 들어가서 잘 진행되고 있는 물건을 보고서 오퍼를 넣었고, 언젠가는 자신이 그 집에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전화 걸었던 분의 중개인과 통화를 해보지는 않았기에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설명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이미 당시에는 전화하신 분이 사려고하는 물건은 모두가 오퍼가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앞으로는 그 가격에 나올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그런 동네였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태를 이야기해주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듣는 입장에서야 당장은 화가 나겠지만, 헛되게 시간을 낭비하고, 혹은 헛된 희망을 품고 기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현실을 정확히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개인으로서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현실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그런 중개인을 찾아서 일을 부탁하는 것 또한 바이어/셀러의 의무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