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오브라이언/조니 킴/매리 브랑커우 그들의 공통점
졸업 시즌을 맞아 이곳 저곳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인 한인계 학생들의 소식이 들린다. 지난주 토요일 우리 지역의 명문인 유덥이 졸업식을 거행했다. 유덥은 매년 졸업식에서 최우수 졸업자에 해당하는 두명에게 총장 메달을 수여한다. 하나는 유덥에서 대부분의 학점을 이수한 학생 중에서 선발하며, 다른 하나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편입을 한 학생들 중에서 선발한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문과 대학 출신의 팀 맥칼리스터와 함께 한국계 학생으로 간호학을 전공한 쥴리아 리가 총장 메달을 받아 한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쾌거를 이루었다. 로버트 존스 유덥 총장은 소개에서, 쥴리아가 졸업후 유덥 중환자실의 간호사로 근무하며 ‘기억력 감퇴 환자들을 위한 음악 기반 프로그램 연구’를 계속하고, 유덥에서 간호학 박사 과정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양이 계속 정진하여 큰 성과를 이루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 날의 졸업식에서 축하 연설은 올 해 노벨 생리학 상을 수상한 유덥 출신의 과학자로 시애틀의ISB연구소에서 일한 매리 브렁코우 박사가 맡았다. 이 분은 본 칼럼에서도 한 번 소개한 것처럼, 필자의 아내와 같이 일하는 동료였기에 다시 한 번 감회가 새로웠다. 이 연설의 핵심을 요약하면, 본인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의사가 되기 위해 유덥의 분자생물학과에 입학했고 의대 지원을 위한 이력을 쌓기 위해 분자 생물과의 한 연구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 분야에 대해 잘 몰랐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지적 호기심’과 흥미가 더해져 프린스턴에서 그 분야의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답을 아는 능력”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었다고 한다. 우리 자녀들이 AI 시대를 헤쳐 나가며 명심하면 좋은 지적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도,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우회로의 연속”이며, 위대한 발견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고, “과학도 인생도 혼자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한다. 수 많은 실험 실패와 어려운 연구 과정, 일하던 회사가 문을 닫는 등의 회오리가 있었지만, “당장의 결과보다 꾸준히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세상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하면 의미있는 결과도 뒤따른다고 조언한다.
이 연설을 듣노라니, 비슷한 내용의 연설들이 떠오른다. 올 해 하버드 대학의 졸업 연설을 맡았던 미국 최고의 스탠업 커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은 화려한 성공보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유머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뉴욕의 브룩클린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하버드를 우등 졸업한 오브라이언은 투나잇 쇼 등 심야 토크쇼의 진행자요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등의 대본 작가 등으로 유명인이 된 사람이다.
이 연설에서, 자신의 성공을 재능보다는 운, 협력과 겸손의 결과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은 좋은 패를 받은 것을 자신의 천재성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겸손하지 않으면 이것은 성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그의 코미디 스타일을 보면 이러한 인생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매우 똑똑한 사람이 일부러 어설프게 행동하는 지적인 바보 연기라든지, 황당한 상황을 진지하게 연기하는 부조리 연기, 또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보다는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겸손한 유머 등응 떠올리면, 이해가 되는 내용들이다.
예를 들어, “저는 30년 넘게 TV에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공항 검색대에서는 항상 ‘직업이 뭐죠?’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자신이 유명한 방송인인데도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본다는 식으로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식의 코미디이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는 늘 ‘어설프고 실수 많은 사람’으로 유지해 왔고 이것이 그의 독특한 코미디 스타일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 연설의 말미에서 하버드 졸업생들에게 그는 “여러분이 똑똑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라고 조언한다. 혹시 자녀가 공부깨나 한다고 기고만장한 아이라면 이 연설을 들어 보고 자신을 겸손하게 바라 보는 이 코미디언을 경청하라 권하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올 해 하버드 졸업생의 날에 기조 연설을 한 조니 킴 박사의 연설도 거의 맥을 같이 해 흥미롭다. 한국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전직 미 해군의 네이비실, 하버드 의대 졸, 나사 우주 비행사 등의 각기 다른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 조니 킴은, 올 해의 연설에서 “저는 자녀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이 위대한 나라에 온 이민자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배트맨과 같은 “혼자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일과 삶 속에서
깨달은 것은 진정한 힘은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와 타인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네이비실 시절에는 어떤 임무도 혼자 수행할 수 없고 옆의 동료와 부하들과 함께해야 함을, 의사가 된 후에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 간호사, 응급구조사, 약사 등의 동료들의 협력으로, 우주비행사도 수천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함을 배웠다고 한다. 즉 우리는 혼자 성공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의 연합을 통해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겸손과 공감”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한다.
위에 언급한 성공한 사람들의 메세지는 서로 통하는 점들을 강조한다. 겸손과 공동체 의식,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유머, 그리고 호기심과 끈기를 이야기 한다. 즉, 화려한 성공을 자랑하기 보다는 성품과 배움,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갖고 노력해 가면 우리 자신이나 자녀들도 후일 어느 자리에선가 ‘나도 이렇게 살았더니 그리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았다네’라고 한마디 겸손히 하지만 힘있게 말 할 수 있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