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후에 차례로 다가오는 일들 2

올 해 대학에 입학 원서를 제출하는 고교 시니어들에게 시간은 야속한 시계추처럼 째깍 째깍 쉴 새없이 규칙적으로 지나 간다. 별로 해 놓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여름 방학이 모두 지나고 이제 벌써 개학이 코 앞이다. 켄트 교육구의 학교들은 이미 지난 주에 개학을 했는가 하면, 워싱턴 주내의 가장 큰 교육구인 시애틀 교육구와 벨뷰의 초중고교는 노동절 다음날인 오는 9월6일에 새 학년을 시작한다. 방학 중 시간이 많을 때, 밀린 공부나 대입 준비에 게을렀던 학생들에게는 시간의 흐름이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에게 이미 성큼 문을 열고 들어 온 9월은 지금껏 초조하게 준비하고 열심히 지내 온 시절의 온갖 노력들이 햇살과 보슬비에 과일이 익듯 속으로 옹글 탱글 채워져 가고 그 열매를 곧 수확할 수 있는 결실과 수확의 시간이 다가 옴과 다름이 없음도 사실이다.

이미 8월1일에 모든 중요한 공통 원서들은 그 플랫폼의 문을 열고 학생들이 2023-24 학년도 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고유의 원서를 사용하는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 (UC Berkeley등이 속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이미 8월 1일부터 원서를 열었는가 하면, 우리 지역의 유덥은 9월 1일부터 원서를 열고 11월 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지난 주에 새 시리즈를 시작하며 알려 드린 것처럼,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과정에 가끔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규칙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다가 온다. 이 사이클을 알고 있으면, 그나마 조금 마음이 편할 수 있다. 즉, 지금부터 조금 시간이 지나 10월부터 1월말경까지의 시기는 매 두 주마다 대학 입학과 관련한 중요한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때이다. 이 사이클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입학 원서 제출을 마감하는 2월을 지나 한 대학에 등록을 결정해 통보해야 하는 날인 5월 1일까지도 대체로 이어지는데, 필자는 이것을 “Two-week Cycle (교육계의 2주 주기)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만, 매 두 주마다 대학에 관련된 사건에 맞닥뜨리거나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고교 시니어 학생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힘들어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지만 어쩌랴? 세상의 기쁨이 그리 간단히 얻어지지 않는 것이 이치이고, 노력이 성공의 어머니인 것을. 하나 하나 간략히 살펴 보자. 지난 칼럼에서 11월1일까지의 연례 행사표를 소개해 드렸는데, 지면상 소개하지 못한 한가지 사항만 더 추가하고, 오늘은 그 이후의 행사들을 살펴 본다:

11월 1일에 대부분의 명문 사립 대학들이 얼리 디시전이나 얼리 액션 또는 제한적 얼리 액션으로 조기 전형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보통의 룰은 제한적 얼리 액션을 받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등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다른 사립 대학들의 얼리 액션에 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립 대학의 장학금 접수 마감일이 얼리 액션 마감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제한적 얼리 액션과 장학금 마감일이 겹치는 사립 대학에의 얼리 액션 동시 지원을 하도록 용인하는 대학도 있으니 확인하고 지원할 일이다.

11월 중순은 우리 지역의 명문인 유덥과 많은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들의 신입생 원서 접수가 마감되는 날이다. 유덥은 조기 전형 제도를 사용하지 않지만 정시 전형의 원서 접수 마감일이 11월 15일이다. 하지만, SAT나 ACT의 점수를 제출할 경우, 12월에 치르는 점수도 받아 준다는 것이 일반 부모님이나 수험생들이 잘 모르는 특이한 사항이다. 토플 점수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시험은 12월이 가까워 지면, 가용한 시험장을 찾기 힘드니 반드시 미리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미리 알고 미리 대비하기도 가끔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나기도 한다. 지난 8월 26일에 시행된 SAT 시험의 등록이 5월 중순에 시작되어 거의 하루, 이틀만에 가까운 장소들은 모두 등록이 찾는데, 이 등록된 장소들 마저도 3분의 1 정도는 9월로 연기가 되어 방학 동안 열심히 시험 준비를 하고 개학 전에 시험을 완결지으려던 학생들의 기를 꺽어 놓았다.

11월 30일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의 원서 접수 마감이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은 우리 한인 동포들에게 잘 알려진 UC 버클리와 UCLA 등을 포함하는 9개 캠퍼스를 통칭하는 것인데, 이 아홉 대학 모두가 유에스 뉴스가 발표하는 미국 대학 랭킹의 100위 안에 포진되고 있다.

12월1일은 많은 수의 대학들이 특정한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원서 마감일로 정한 경우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텍사스의 명문 사립인 라이스 대학의 음대는 동 대학 대부분의 단과 대학들의 정시 마감일이 1월임에 반해 12월 1일이 마감일인데, 이는 오디션을 실시하고 처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시간 대학의 음대를 비롯한 많은 음악 대학들도 같은 이유로 12월1일에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음악 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전공 학과들, 한 예로 남가주 대학의 영화 학과 역시 정시보다 한 달 이상이 빠른 12월1일에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장학금 신청을 위한 접수를 마감하는 날도 이 날인 경우가 많은데, 워싱턴 주내의 센트럴 워싱턴 대학, 곤자가 대학 등과 타주의 보스턴 대학과 밴더빌트 대학의 총장 장학금의 마감일이 이 날로 정해져 있다. 한편, 이년 전까지는 12월1일이었던 남가주 대학의 장학금 지원 마감일은 작년부터 11월 1일로 당겨진 것도 기억해 둘 만하다.

12월 중순은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의 합격 여부를 발표하는 시기이다. 한 참 추워지기 시작하는 이 때에, 합격 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따뜻한 군고구마를 손에 쥐고 훈훈함을 즐기는 형국이 될 터인 반면, 불합격이 된 학생들은 추운 날 맨 손으로 얼음을 쥔 듯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시 모집이 아직 남아 있으니 차분히 마음을 다 잡고 다가오는 정시 모집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나머지 일정은 다음주에 소개드리기로 하겠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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