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와 대학 입시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월요일 오전, 몇 시간 전 새벽 5시에 이른 잠을 깨, 카타르 월드컵에 나선 우리 한국 국가 대표 축구팀의 경기를 보며 ‘손에 땀을 쥔다’는 말을 실감했다. 가나와 일진일퇴의 경기를 했지만 아쉽게 진 여운에 몇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음이 불편한 나 자신을 바라 보며 “아이구, 애국자 났네”하며 실소한다. 무엇이든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준비하며 다음을 기약하면 포르투갈과의 다음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겠지 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예선 3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한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이 이 칼럼을 읽으실 주말에는 이미 포르투갈과의 경기 결과가 나와 있을 터이지만,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짝짜작 짝짜’를 외칠 좋은 결과를 위해, 아니 그 과정을 즐기기 위해 마음을 다해 본다.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이 겪어야 하는 상황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과정에 가끔 (손흥민 선수의 부상과 같은)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규칙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다가 온다. 이 사이클을 알고 있으면, 그나마 바쁜 일정들 속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어 이를 소개한다. 지금은 입학 전선에서 조기 전형 (11/1), UW (11/15)과 UC (11/30)을 이미 마치고 조금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바쁜 과정을 교훈 삼아 선후를 조정하며 앞으로 닥칠 일정들을 준비하면 포르투갈팀에 비견될 명문 대학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제 곧 다가 오는12월 중순은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의 합격 여부를 발표하는 시기이다. 합격자 발표의 결과는 세가지로 나뉜다. 합격, 불합격과 합격 유예 (deferred)이다. 한 참 추워지기 시작하는 이 때에, 합격 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월드컵에 한국팀이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으로 추위를 잊고 어딘가로 나가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가슴 벅참을 즐기는 형국이 될 터이다. 반면, 불합격이 된 학생들은 추운 날 맨 손으로 얼음을 쥔 듯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시 모집이 아직 남아 있으니 차분히 마음을 다 잡고 다가오는 정시 모집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그리고 합격은 되지 않았지만, 불합격시키기는 아까운 지원자들은 불합격을 유보하고, 정시 전형으로 원서를 넘겨 다시 한 번 사정을 받도록 하는 것을 합격 유예라고 부른다. 이 경우에는 원서를 제출한 후에 이룬 업적이 있다면 지원 학교측에 업데이트하는 것이 정시 합격에 당연히 도움이 된다.

또한 12월말과 1월 초경에는 많은 사립 대학들의 조기 전형 두번째 라운드 (Early Decision II)와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정시 전형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ED2라고 간략히 부르는 이 두번째 얼리 디시전은 첫번째 것과 조건이 동일하다. ED2로는 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고, 합격하면 꼭 등록을 해야하는 조건부 사정 방식이다. 좐스 홉킨스 대학이나 뉴욕 대학과 같은 소수의 명문 사립과, 포모나 등의 리버럴 아츠 대학들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ED1 보다는 합격율이 좀 낮지만, 정시 전형의 합격율과 비교해서는 더 높은 합격율을 보여 많은 지원자들에게 매력이 있는 방식이다. 한 예로, 포모나는 몇 년 전, ED1의 합격율이 약 20%, ED2가 17%, 정시가 12%인 것으로 발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재정 보조가 절실한 지원자에게는 그리 맞지 않는 방식인데, 다른 합격된 학교들과 재정 보조를 비교해 볼 수 없이 해당 학교에 합격하면 등록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이다.

1월 15일경은 시애틀 대학과 같은 워싱턴 주 내의 사립 대학들과 유덥 바슬 캠퍼스가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1월 말에는 웨스턴 워싱턴 대학과 와주가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특히 풀만의 워싱턴 주립 대학인 와주와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서부 워싱턴 대학은 일찍 원서를 제출하면 약 4주 안에 합격 여부를 알려 주는 롤링 입학 방식을 채택해 실시한다. 그러니 일찍 지원한 학생들은 12월이 지나 가기도 전에 합격 편지를 받는데, 이 때는 아직 원서 마감이 되기도 전인 때이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많이 얻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2월 중순과 말에는 많은 사립 학교들이 사용하는 CSS Profile을 제출하는 마감일이 있는데, MIT의 경우는 정시 지원자의 재정 서류 마감일이 2월 15일이고, 스탠포드의 경우도

동일하다. 3월초부터는 UC와 유덥의 합격자 발표가 있는데, 3월1일부터 3월15일 이주 간에 걸쳐 합격자를 발표한다. 보통 사립 대학들의 경우는 하루에 몰아서 합격자에게 이메일과 우편으로 합격 통보를 하는데, 유덥의 경우는 오랫 동안 2주간에 거쳐 순서없이 합격자를 우편으로 발표했었는데 2년 전부터는 같은 날 온라인 사이트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바꾼 바 있다. 다만, 아너 프로그램의 합격자는 조금 더 늦게 발표되니 좀 더 기다릴 일이다.

3월 중순부터4월초 중에는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합격자 발표를 완료한다. 이 사이클의 합격자 발표는 조기 전형의 경우와 약간 다른데, 합격, 불합격, 대기자 명단의 세가지로 나뉜다.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의 경우에는 매년 상황에 따라 합격으로 바뀌는 숫자가 다른데, 유덥의 경우, 어떤 해에는 대부분의 대기자 학생들이 구제되었는가 하면, 다른 해에는 거의 미미한 숫자만이 합격으로 변환된 때도 있었다. 우리 한인 동포 학생들이 이 때 쯤에는 모두 자신이 원하는 또는 자신에세 가장 적합환 학교에 합격하여 “감사합니다 짝짜작 짝짜”를 목청 터지게 부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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