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사정에 관한 루머들 6: 캠퍼스 방문

지난 화요일인 11월 15일에 우리 서북미의 고교생이라면 누구라도 원서 제출을 생각하는 유덥의 신입생 원서 마감이 있었다. 이미 명문 사립 대학들의 조기 전형 마감이 그 2주 전에 있었으니, 올 해의 대학 입학 과정도 거의 반환점을 돌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2주 후에는 버클리가 속한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그 2주 후에는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가, 그리고 다음 2주 후에는 정시 전형 원서 마감일과 2차 조기 전형 마감일이 물밀듯 다가 온다. 그럼에도 반환점을 돌았다고 말씀드린 것은 이미 앞 선 대학들의 원서를 제출할 때 공통되는 에세이나 다른 사항들을 이미 써 놓았기에, 앞으로 다른 대학들에 지원할 때 할 일들이 훨씬 적다는 의미에서 이다.

 그러니 시기적으로, 이 때는 이 칼럼의 논점이나 주된 독자가 원서 접수를 마치고 결정을 기다리는 고교 시니어들로부터, 주니어 이하의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에게로 이동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를 조금 앞선 몇 주 전부터  US News & World Report가 게재한 “여섯 가지 미국 대학 입시에 관한 신화”를 중심으로 필자의 의견을 가미해 소개하고 있다. 그 여섯 가지 중에서 지금까지 ‘1) 고교의 모든 수업에서 A를 받는 것이 가장 입시에서 중요하다’와 ‘2) 시험 성적이 불/합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3) 가능한 더 많은 클럽이나 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라는 신화가 과연 사실인지를 해부해 드렸고, 네번째인 4) 대학 입시를 위한 추천서는 과목에서 A를 받은 선생님에게 당연히 부탁해야 한다’와 지난주에 소개한 5) ‘대입 에세이를 쓸 때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를 소개해 드렸다.

 눈치 빠른 독자들께서는 이미 글을 읽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도 알아 채셨겠지만, ‘신화’란 아주 그럴듯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들이다. 세상사의 모든 것에서 그렇듯이, 대학 입시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명문 대학에 입학한 옆 집 아이의 부모님께서 자랑 삼아 한 신화적 무용담이다. “아, 우리 아이는 밤 2시 이전에 자는 걸 못 봤어요. 이런 저런 과외 활동을 마치고 나면 늦게까지 있어야 숙제를 다 마칠 수 있었으니까요.” 아주 안스러운 얼굴로 전해 주시는 이야기에 우리네 보통 아이들의 부모는 12시도 안되어 잔다고 불을 끄는 게으른 자식을 떠올리며 가끔은 절망한다. “뭐, 우리 아이는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끝내고, 일찍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아요. 충분한 수면이 학교 수업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는데 가장 좋았다고 하더라구요.”라는 또 다른 가끔은 상반되는 성공담에 우리 못난이의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 진다. 하지만, 절망할 것도 억장이 무너질 것도 없는 것은 우리 같은 부모 밑의 자녀들도 하나 하나가 다른데, 다른 집 아이의 성공 패턴이 우리 아이에게 통할 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식을 찾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신화’들의 해석에도 ‘우리 자녀에게 맞는 일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 가려서 해석하고 받아 들이자’라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A를 받은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받는 것이 틀리지도 맞지도 않는 것이고, 나의 상황에 맞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깨달음 속에서 오늘은 시리즈의 마지막 신화인 6) ‘입학 사정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대학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를 소개하기로 한다.

물론 옛적에는 집안의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혼사도 있었지만, 요즘은 결혼 상대를 고르기 위해 직접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거나 선을 보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학생은 다음 4년간을 함께할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측은 다음 몇 년을 보살펴야할 학생을 선택하는 중차대한 일에 직접 만나 서로를 탐색하는 일은 아주 당연하고 중요하다. 작년까지는 팬데믹으로 인해 직접 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이 어렵고, 버츄얼 투어를 주로 했지만, 지금은 훨씬 사정이 호전되었으니 중요한 결정을 위해 서로를 알려는 노력은 당연히 중요하다. 이것은 당연히 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은 아니고 경제적, 시간적인 모든 조건들을 고려해 가능하다면 직접 보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중요성 이외에도, 학교측에서 본 캠퍼스 투어의 중요성은 또 다른 측면에서 강조된다. 독자께서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의 입시 제도는 원하는 만큼의 대학에 지원을 허용하는 복수 지원제이다.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으니 좋지만, 학교의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어떤 지원자를 합격시켜도 이 학생이 해당 학교에 등록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복수의 학교에 합격한 경우 재정 보조 등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검토하고 동 대학을 저버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항존하는 위험으로 대학들은 입학 사정에서 우리네 보통 부모님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는 어구인 “표현된 관심 (Demonstrated interest)”을 입학 사정에서 고려한다.  통계에 의하면, 약 40%의 미국 대학들이 지원자가 동 대학에 보여 준 관심을 합격 여부의 잣대로 고려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지원자가 동 대학의 캠퍼스를 방문했거나, 이메일로 동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에게 자주 질문을 했다거나, 칼리지 페어에서 동 대학의 부스를 방문한 전력은 이 학생이 동 대학에 관심을 갖고, 그러니 합격이 되면 등록을 할 가능성이 많기에 합격을 가벼운 마음으로 허락한다는 식이다. 선을 보면 관심을 갖고 전화 번호를 받거나 연락을 해야 서로의 관계를 발전 시킬 수 있음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나머지 60%의 대학은 이를 시행하지 않으니 해당 대학의 정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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