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사정에 관한 루머들 2: 과외 활동

     독자께서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에도 “아직 원서 마감일이 저만치나 있으니 조금 더 쉬고 조금만 더 자자”라고 게으름을 피우는 고교 시니어가 있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이미 원서를 일찍 접수하는 몇몇 대학들은 이미 지난 주말인 10월 15일에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주립 명문인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조기 전형 원서나, 스탠포드의 지원에 포트폴이오를 내는 지원자들은 이미 지난 주말에 원서를 보내고 안도의 숨을 쉬고 있는 시점이다. 그리고 11월1일에 조기 전형 원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하는 자녀들에게 이제 한주만의 시간만 남아 있는 시점이다. 많은 명문 대학들의 조기 전형 원서 접수 마감에 이어 그 2주일 후인 11월 15일에 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의 주민 자녀라면 거의 모두가 지원하는 유덥에 원서 접수를 해야 하는 강행군에 고교 시니어 자녀들과 함께 부모님들도 덩달아 심신이 미리부터 피곤한 상태이시리라. 그리고 그로부터 또 2주 후인 11월 30일에는 버클리와 UCLA 등이 포함된 UC 대학들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마감을 맞으니 정말 쉴 틈이 없는 고난의 행군이 다가 온다.

     열심히 일하면 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이러한 시기를 맞아, 좀 쉬어 가는 의미에서 US News & World Report가 게재한 “여섯 가지 미국 대학 입시에 관한 신화”를 중심으로 필자의 의견을 가미해 소개하고 있다. 그 여섯 가지 중에서 지금까지 ‘1) 고교의 모든 수업에서 A를 받는 것이 가장 입시에서 중요하다’를 지난주에 이미 이미 소개했고, 이번 주에는 ‘가능한 더 많은 클럽이나 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라는 신화가 과연 사실인지를 해부해 드린다.

     모든 입시 전문가들이 동의 하는 것처럼, 미국의 대학 입시에서 과외활동에 관한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라기 보다는 ‘질’이다. 밴더빌트 대학의 입학처와 재정 보조 담당 학장인 더글라스 크리스찬슨은 이것을 직설적으로 알려 준다: “어떤 주요한 몇가지 활동에 열정을 갖는 것이 여러 가지 클럽들에 그저 참여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어느 단체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참여 정도의 깊이와 어떻게 리더십을 보이는 가에 있다.”

     한 학생의 예를 들어 보자: 라이스 대학을 2020년에 졸업한 데이비드 센터의 경우이다. 그는 고교에서 수영 선수로 활약했고, 바시티팀의 주장을 지냈는데, 이러한 경력이 그의 수영팀에 대한 헌신의 깊이를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믹 퀴즈볼 팀 등에서 활약하며 돋보이는 학업 성적을 얻게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자신이 하는 일이나 속한 팀을 사랑한다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한다. 나는 가장 빠른 수영 선수도 아니었고, 주 대회에 나가지도 못 했지만, 훈련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팀원들의 융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그를 주장의 위치에 서도록 도왔을 것이 분명하고, 이를 입학 사정관들이 좋게 본 것이 당연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입학 사정관들이 원서를 읽을 때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사항들은, “과연 이 학생은 고교 시절에 속한 과외 활동 단체의 발전에, 또는 그 단체의 목적을 이루는데,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 그리고 그에 더해 이러한 단체에 속해 일을 하면서 얼마나 자기 자신이 자랐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학생이 해당 학교에 합격되어 등록을 하고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이 캠퍼스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하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점은, 대학들이 학생들을 선발할 때에 각각 고르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 그 캠퍼스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꼭 어떤 학생이 모든 면에서 골고루 능력이 있는 (well-rounded) 학생일 필요는 없다. 이러한 면을 고려하면, 할 수 있는 만큼보다 많은 다양한 클럽이나 단체에 무리하게 참여해 경험을 쌓고 다양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상황과 처지에 알맞은 과외활동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팬데믹의 기간 동안 대부분의 과외 활동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디베이트나 봉사 활동 등이 가능하지 않았을 때에 조차도,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든지, 팬데믹 속에서 일하는 의료 관계자나 대화의 단절로 고통 받는 친구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시작한다면 더욱 보람되고 바람직한 활동이 될 것임에 자명하다. 더구나 이제는 거의 모든 과외 활동이 대면으로 가능한 시점이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가정 형편이나 열악한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과외 활동에 제약을 받는 많은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어떤 가능한 일을 한다면, 그 것 역시 훌륭한 활동일 수 있다. 부모님이 두 분 다 일을 하셔서, 집에서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면, 그것 또한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과외활동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2016년에 하버드와 유덥을 비롯한 백여개 미국 명문 대학들 입학처장들이 모여 하버드 교육 대학원에 의뢰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물꼬를 틀자 (Turning the Tide)”라는 프로젝트의 제목과 부제만 보아도 애독자들께서는 눈치를 채실만 할 것이다: 과도한 성취에의 압박을 경감해 주며, (학과 성적이나 과외 활동의) 성과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경쟁의 장을 공평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위한 권고 사항, Turning the Tide (2016): Recommendations for Reducing Undue Achievement Pressure, Redefining Achievement, and Leveling the Playing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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