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사정에 관한 루머들. 믿어야 하나? 1

     독자께서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이면, 11월1일에 조기 전형 원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하는 자녀들에게 이제 2주만의 시간만 남아 있는 시점이다. 많은 명문 대학들의 조기 전형 원서 접수 마감에 이어 그 2주일 후인 11월 15일에 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의 주민 자녀라면 거의 모두가 지원하는 유덥에 원서 접수를 해야 하는 강행군에 고교 시니어 자녀들과 함께 부모님들도 덩달아 심신이 미리부터 피곤한 상태이시리라. 그리고 그로부터 또 2주 후인 11월 30일에는 버클리와 UCLA 등이 포함된 UC 대학들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마감을 맞으니 정말 쉴 틈이 없는 고난의 행군이 다가 온다.

     이러한 시기를 맞아, 원서를 낼 학교 선정 과정에 도움이 될만한 기사로, 가끔 필자가 이맘 때쯤 소개하는 US News & World Report가 게재한 “여섯 가지 미국 대학 입시에 관한 신화”라는 제목의 기사에 필자의 의견을 가미해 소개한다. 그 여섯 가지는 1) 고교의 모든 수업에서 A를 받는 것이 가장 입시에서 중요하다, 2) 시험 성적이 불/합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3) 가능한 더 많은 클럽이나 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4) 교사 추천서는 반드시 그 과목에서 A를 받은 선생님에게서 받아야 한다, 5) 에세이를 쓸 때 창의적인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6) 자신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 해당 대학의 캠퍼스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의 칼럼에서는 첫번째 신화에 대해 그 진위를 밝혀 본다.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수강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의 대학 입학 사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지원자의 성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주장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좋은 성적은 대입 사정에서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그냥 성적이 아니라 해당 학교에서 수강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인 과목들에서 받은 성적이라는 것을 간과하면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휴스턴에 있는 명문 대학인 라이스 대학의 입학 담당 부총장 이본느 다 실바의 말처럼, 입학 담당자들은 “입학 사정을 마치고 나서, 우리가 갖고 싶은 마음은, 우리가 뽑은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와서 수강할 상당히 어려운 과목들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니, 대학 입학 사정에서 평균 학점 (GPA, Grade Point Average) 만큼이나 수강 과목의 질 (Strength of Curriculum)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등 학교에서 가장 평이하고 쉬운 과목들만 수강해 평균 평점이 4.0인 학생의 성적표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즉, 전문가들은 아너나, AP 또는  IB 과목을 수강해 B를 받는 것이 보통 과목에서 A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돋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과목을 들어 C나 D를 받는 것은 오히려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아주 어렵기로 소문난 AP 영문학 수업에서 B를 받는 것은 상당한 칭찬을 받을만 하지만, 당연히 A 학점을 받는 것보다는 못하고, 반대로 B 보다 낮은 성적을 받은 경우는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과한 수업을 들었다는 무모함 또는 자신이 수강 과목에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는 게으름을 증거하는 것일 것이다.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 예로, 몇 년 전 웨스트 시애틀의 Chief Sealth 고등 학교를 4.0으로 졸업한 한 흑인 학생이 유덥에 불합격된 경우가 있었다. 유덥의 답변: 쉬운 보통 과목들만 들어서는 유덥에 들어 와 어려운 대학 과목들을 소화할 수 없기에 불합격 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하지만, 설득력 있는 답변이었다. 소수 인종을 입학 사정에서 배려하는 미국의 대학들에서조차, 입학한 뒤에 공부를 못 따라가 곧 학교를 그만 둘 가능성이 있는 경우까지도 배려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면, 고교 시절에 도전적인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물론 어떤 수준의 대학에 지원하는 가에 따라 과목의 난이도가 달라질 수도 있기는 하다. 그리 경쟁이 심하지 않은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는 평이한 과목들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어려운 과목들로 인해 아주 낮은 평점을 받은 것보다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일 수도 있다.

     성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노라면, 어떤 학생들은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성적이 낮거나 Pass/Fail 성적을 받은 경우가 있어 걱정이 태산인 경우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상 초유의 전염병의 만연으로 인한 혼란과 온라인 수업 방식이 자신의 공부 방식과 맞지 않아 공부에 흥미를 잃고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경우를 최대한 이해하는 방향으로 사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퓨젯 사운드 지역에서도, 많은 고등 학교들이 한 학기나 두 학기에 걸쳐 모든 학생들에게 A를 준다거나 많은 경우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에게 D나 F를 주기 보다는 Pass/Fail 성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는 대학의 입학 사정 관계자들이 이런 경우에 아주 심한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자녀들에게 부모님들께서 조언해 주실 말을 소개한다.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의 입학 디렉터인 클라크 브리거의 조언처럼, “네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서 도전해 너 자신을 시험해 보려므나. 그리고 다른 모든 수업들에서도 열심을 다 하고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거라.” 말하기 쉽지만, 행하기 어려운 것, 하지만 하면 너무 좋은 수업 태도이니 명심해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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