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의 사다리를 올바로 오르려면?

     이제 여름 방학도 그 반환점을 돌아 개학을 향해 힘차게 진군하고 있다. 이 때쯤 되면 우리 부모님들이나 자녀들은 방학 전에 가졌던 초심과는 아주 다른 마음들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방학이 시작될 때 쯤 우리 부모님들은 “어휴, 이 녀석들과 집에서 어떻게 씨름을 해야 하나?” 자조섞인 한숨을 내쉰 분들도 적지 않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같은 “어휴”로 시작하지만, 조금 다른 걱정이 뒤를 따른다, “벌써 방학이 반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아무 것도 안하고 저리 게임만 하니 어쩌나?” 한숨이 1.5숨, 두숨으로 길어 지신다. 한 어머님께서, “차라리 밖에 나가 운동을 하거나 다른 친구들과 건전하게 교류라도 하면 좋을텐데, 그저 전화기를 쥔 손에 땀띠가 나도록 게임에 열중하니 참 안타깝기 짝이 없다”라고 하소연을 하신다. 좋은 친구와 함께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열심히 테니스를 하며 같이 구슬땀을 흘리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우리네와 같은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 사회에 나가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아주 도움이 안 되는 일들 중의 하나이다. 그러면 아직 아주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우리네 가정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하면 좋은 일들은 무엇일까? 사회 학자들의 연구는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킨더 입학에서 대학 졸업까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경제적인 면 즉, 자신의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재력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 이외에, 양질의 의료 혜택을 받는 것, 양 부모님과 한 지붕 아래에서 사는 행복한 가정 환경 등이 사회적 성공의 든든한 뒷배가 된다고 사회 학자들은 말한다. 이에 더해, 월요일 뉴욕 타임즈에서 다룬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네 보통 사람의 예상을 넘어 서는 다른 한가지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가난한 집의 자녀가 경제적으로 풍요한 집안의 자녀들과 좋은 친구 관계를 맺는 경우 사회적 성공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1) 이러한 친구 관계는 가난한 집안 출신의 자녀에게 야망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집안에 대해 가까이에서 보고 알게 되면, 자신에게도 가능할 미래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갖게 된다, 2) 정보력이 증진된다. 즉, 어떻게 대학에 지원하고 재정 보조는 어떻게 받는 지 등의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3) 네트워킹을 확대해 인턴십의 추천서를 받는다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는 경제적 인종적으로 다양한 여러 계층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나 친구를 사귀는 일에 편견(friending bias)이 적은 교회 커뮤니티 등에서 계발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아시아계 학생들의 자기 계발과 사회적 성공에 연관된 다른 한 연구를 소개한다. 가끔 필자의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는 한 논문을 다시 간추려 본다.  미국내 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의 협회인 과학원이 있는데, 이 단체에서 출간하는 잡지가 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이다. 이 잡지에 몇 해 전 발표된 사회학 분야의 논문인, “Explaining Asian Americans’ Academic Advantage over Whites (공부 면에 있어 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이 백인 학생들에 비해 앞서 갈까)”를 소개하니 읽으시고 우리 자녀들에게 왜 남은 여름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해야 되는 지의 이유를 자녀들에게 조근조근 말씀해 주시면 어떨지.

     이 논문의 저자들에 의하면, 지금까지 아시아계 학생들이 백인보다 학업 면에서 월등한 이유는 대체로 다음의 세가지로 여겨져 왔다: 1)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백인에 비해 더 머리가 좋다, 2) 아시아계 학생 부모들의 교육 정도와 교육열이 더 높다, 3) 아시아계 학생들이 훨씬 더 노력을 많이 한다. 이 논문을 쓴 연구자들은 아시아계가 과연 학업적인 면에서 우월한 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까지를 연구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유치원에 진학할 때의 아시아계와 백인계 학생들의 학력 차이와 두뇌 능력 차이는 거의 비슷했는데, 5학년이 되는 시점에는 양 종족 학생들의 학력 차이가 눈에 띨 정도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14세에서 15세가되는 10학년 무렵에 그 차이가 최고점에 이르게 된다는 현상을 관찰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종족간의 학력 차이는 어느 한 쪽이 머리가 좋고 나쁨이 아닌 얼마나 노력을 더 하고 공부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느냐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두 종족 학생들의 부모와 가정 환경을 조사해 본 결과, 결코 아시아계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백인 학생들의 부모님 학력이나 교육에 대한 관심도를 능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렇다면, 왜 아시아계 학생들은 백인 학생들보다 더 공부 시간에 집중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기꺼이 투자하는 것일까? 이 논문에 따르면, 아시아계 학생들은 1) 자신이 이민자라는 불리한 현실의 여건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해,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기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며, 2) 아시아인들의 문화적 관습에는 “노력만이 성공에 직결되는 길”이라는 전통이 있기에 자녀들이 공부에 더 열심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리 자녀들이 학창 시절에 또는 사회에 진출해 경쟁자들인 백인 학생이나 동료들에 비해 우월한 성과를 내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결론이다. 즉, 우리의 현실을 깨닫고 더 열심을 내어 자신에게 주어진 해야할 일들 (공부, 운동, 악기 연습, 봉사 활동, 등등)을 최선을 다 해 하는 것만이 남들보다 뛰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성공의 등식은 물론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라도 해당되는 아주 단순한 진리이기는 하지만, 우리 이민자로서의 한인 동포 자녀들이 명심하고 열심을 내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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