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덥이 새롭게 채택하는 대입 원서의 에세이들

     지난 7월 중순 뉴욕 타임즈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명문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사용해 오던 레거시 정책이 전례 없는 도전에 부딪쳤다고 한다.  레거시란 지원자의 부모나 조부모가, 또는 형제 자매가 동 대학 출신인 경우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이다. 사립 명문대 출신들에게 자신들의 모교에 대한 애교심과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상당한 금액의 후원금도 내도록 장려하고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입학에서 약간(?)의 차등을 제공하는 역사가 오랜 제도이다. 이것은 보통 두가지로 나누는데, 일급 레거시 (primary legacy)는 지원자의 부모가 동 대학의 학부를 마친 경우로 가장 효과가 큰 것이며, 다음으로는 이차 레거시 (secondary legacy)로 조부모 등이 동 대학의 학부, 부모가 동 대학의 대학원 등을 졸업한 경우로 이전 것보다는 좀 약하지만, 여전히 가산점을 받는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올 가을에 하버드와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인종에 기반한 편파적(?) 입학 사정에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법원이 오랜 관행인 인종을 기반으로한 입학 사정의 합법성을 철회하게 되면,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레거시 정책 역시 그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올 것이라고 예상 할 수 있다. 특히 보수가 다수를 이루는 대법원 판사들 중 클라런스 토마스 판사 같은 경우는 공공연하게 인종에 따른 고려를 지원하는 어퍼머티브 액션과 레거시 제도를 입학 사정의 독소 조항이라고 주장하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립 명문 대학들의 레거시 제도는 머지 않아 새로운 국면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 레거시 제도의 호사를 누릴만한 배경도 없고, 소수 인종으로 쳐 주지도 않는 우리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이런 상황은 일면 유리할 수도 있다. 레거시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백인 학생들의 전유물인 경우가 많고, 소수 인종을 배려한 입학 사정은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가을에 시니어가 되는 우리 자녀들이 최선을 다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 자신이 지난 고교 3년간 쏟아 부은 열정과 결과물들을 원서에 적어 내고, 그 과정들을 에세이를 통해 녹여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학교 성적은 이미 거의 확정되었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은 에세이의 질과 SAT/ACT 시험 점수의 향상 정도이다. 특히, 대입 에세이는 학교 성적이나 시험 점수 등의 구체적으로 숫자화 된 자격 이외에, 직접 지원자의 생각과 품성을 짚어 보며 지원자의 따뜻한 인성을 나타내 보이는 역할을 한다.

     미국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사용하는 ‘공통 원서’의 에세이 제목들을 살펴 보면, 해당 대학들이 지원자의 어떤 면을 알기 원하는 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1. 어떤 학생들에게 자신의 배경, 아이덴티티, 관심이나 재능이 너무나 큰 의미가 있기에, 이것을 말함이 없이는 지원서가 불완전하다고 믿지요. 만일 당신이 이 경우라면, 당신의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2. 우리가 직면한 난관으로 부터 배운 교훈은 후에 이룰 성공에 큰 기반이 됩니다. 당신이 겪은 도전, 좌절, 그리고 실패의 순간을 돌아 보세요. 어떤 영향을 받았고, 당신이 이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이었나요?
  3. 당신이 어떤 기존의 믿음이나 사상에 의문을 갖거나 도전한 경험을 되새겨 보세요. 무엇이 그렇게 이끌었나요? 결과는 어땟지요?
  4. 어떤 이가 당신에게 기대치 않은 방식으로 행복을 가져다 주거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만든 경우가 있었나요? 이 감사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떤 일을 하도록 만들었나요?
  5. 당신의 개인적 성장과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계기가 된 성취, 사건 또는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 해 보세요.
  6. 당신을 푹 빠지게 만든 토픽, 아이디어 또는 개념이 있으면 묘사해 보세요. 왜 그것이 당신을 사로잡았나요? 당신이 그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을 때 누구에게 또는 어떤 것에 도움을 청했나요?
  7. 당신이 원하는 주제에 대해 써 보세요. 기존의 글이거나, 당신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쓸 수 있어요.

    작년의 에세이 제목들을 바뀌지 않고 동일하게 사용하는 금년의 에세이 주제들을 개관하면, 자기 대학에 적당한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 대학은 에세이를 통해 지원자가 짧지 않은 지난 세월 동안 어떤 삶의 경주를 달려 왔는지 알기를 원하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러니, 지나간 17년간의 삶의 경험속에서, 자신의 성격이나 개성을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순간의 묘사에서 시작한 뒤, 그 일이 어떻게 지금과 미래의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 지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대입 에세이 쓰는 요령을 논한 윌리암스 칼리지의 입학처장인 리처드 네스빝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항상 유효하다: “Be yourself, be honest and direct; just use your own voice…”

     필자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월요일 현재, 올 해부터 유덥은 지금까지 사용하던 Coalition application을 더 이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웹사이트에 발표를 했고, 이미 유덥의 바슬과 타코마 분교가 공통 원서에 가입을 한 것으로 보아, 유덥의 시애틀 캠퍼스도 올 해부터는 Common App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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