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에 자녀에게 권장할 일 : 책읽기 4

     지난 주 한국 신문을 보다가 흥미 있는 기사를 읽었다. 이재용 삼성 전자 부회장의 딸이 올 해 콜로라도의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콜로라도 칼리지에 입학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러한 기사가 뭐 그리 흥미있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미국 명문 사립 대학들의 입학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기부금 입학이나 명문가의 자제를 우대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신선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한국의 지도층 인사들이 불/탈법 칼리지 컨설팅을 통해 온갖 편법으로 미국의 명문 대학들에 입학한다는 뉴스가 지난 봄 각종 언론 매체를 도배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도 소위 특상류층에 속하는 가정의 딸이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리버럴 아츠 대학에 진학한다는 소식이 뜻밖이었다. 내막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미국의 최고 명문 사립 고등학교 중의 하나를 졸업하고 발레에 출중한 능력이 있다는 이 학생이 잘 알려진 명문 사립 대학들을 마다하고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이 다른 한국의 가진 분들의 미국 대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수도 있는 한 우화를 생각나게 한다. 연방 판사로 재직하며 예일 대학의 법대 교수인 귀도 칼라브레시 교수가 지어낸 작은 우화가 있다. “어떤 신이 인류 일상의 모든 점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획기적인 발명품을 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해 주며, 이것이 아니면 할 수 없고 갈 수 없었을 일들을 할 수 있고 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하자. 문제는 그것이 아주 큰 대가를 치뤄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주는 대신, 신은 천 명의 젊은 남녀들을 선택해 그들을 제물로 가져 간다.” 칼라브레시 교수의 질문, “당신이라면 이 발명품을 받아 들일 것인가?” 당연히 대부분 학생들의 답은 “NO”이다. 이어지는 질문, “만약 이 발명품이 자동차라면?”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들의 숫자는 일 년에 천명을 훌쩍 넘는다. 미국에서만도 일 년에 4만명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에게 생각할 수 없는  유익을 가져다 주지만, 그 반대 급부로 생각치도 못한 불행을 가져다 주는 것들이 많다. 과학 발전의 부산물들이 문명의 이기를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인류에게 불행을 동시에 가져다 주기도 하는 예는 많다. 화약을 포함한 살상 무기들이 그렇고, 오피오이드와 같은 진통제가 그런 류에 속할 것이다.

     지난 5월말에 텍사스 유발디의 랍 초등 학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18세의 소년이 초등 학교에서 19명의 어린 학생들과 2명의 교사를 살해한 사건 역시 같은 범주에서 볼 수 있다. 자신을 지키는 보호 장비일 수도 있지만, 잘 못 사용되면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잔인한 흉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1998-2019) 이런 종류의 무차별 다중 살상 총기 사건이 101번이나 발생했다. 세계적으로 다음으로 많은 나라인 프랑스에서 같은 기간동안 8번, 독일에서 5번 일어난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총기 정책이 얼마나 다른 나라들과 다른 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많은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고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익만 가져다 주고 불이익은 없는 일은 없을까? 방학을 맞은 우리 자녀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담뿍 채워 주지만 몸과 마음을 해치지 않는 일들은 없을까 생각하다 보니, 당연한 귀결은 좋은 책 잘 읽기이다. 자동차가 어디든 가고 싶은 장소로 편안하게 우리를 데려다 주지만, 속도를 너무 내거나 부주의 하면 사고로 치명상을 당할 수도 있듯이, 자신의 나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책은 읽지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맞닥뜨린다.

    이번 주에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양서를 추천해 드린다. 지난 주에 이어,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양서들의 목록 중 지난 주에 빠트린 것들을 소개하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잘 아시는 것처럼, 뉴베리 메달은 1922년부터 그 전해에 출간된 아동 도서 중에서 가장 출중한 작품을 한 권 선정해 수여하는 메달이니 우리 아이들이 읽기에 안심해도 되는 좋은 고전들이라 할 수 있다:

     Rabbit Hill by Robert Lawson (Viking); 1944: Johnny Tremain by Esther Forbes (Houghton); 1943: Adam of the Road by Elizabeth Janet Gray (Viking); 1942: The Matchlock Gun by Walter Edmonds (Dodd); 1941: Call It Courage by Armstrong Sperry (Macmillan); 1940: Daniel Boone by James Daugherty (Viking); 1939: Thimble Summer by Elizabeth Enright (Rinehart); 1938: The White Stag by Kate Seredy (Viking); 1937: Roller Skates by Ruth Sawyer (Viking); 1936: Caddie Woodlawn by Carol Ryrie Brink (Macmillan); 1935: Dobry by Monica Shannon (Viking); 1934:  Invincible Louisa: The Story of the Author of Little Women by Cornelia Meigs (Little, Brown); 1933: Young Fu of the Upper Yangtze by Elizabeth Lewis (Winston); 1932 : Waterless Mountain by Laura Adams Armer (Longmans); 1931: The Cat Who Went to Heaven by Elizabeth Coatsworth (Macmillan); 1930: Hitty, Her First Hundred Years by Rachel Field (Macmillan); 1929: The Trumpeter of Krakow by Eric P. Kelly (Macmillan); 1928: Gay Neck, the Story of a Pigeon by Dhan Gopal Mukerji (Dutton); 1927: Smoky, the Cowhorse by Will James (Scribner); 1925: Tales from Silver Lands by Charles Finger (Doubleday); 1924: The Dark Frigate by Charles Hawes (Little, Brown); 1923: The Voyages of Doctor Dolittle by Hugh Lofting (Stokes); 1922: The Story of Mankind by Hendrik Willem van Loon (Liveright)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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