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에 자녀에게 권장할 일: 책읽기 2

곧 다가 오는 여름 방학을 앞 두고 우리 자녀들의 여름을 책 읽기에 투자하자는 독서 권장 캠페인 시리즈를 몇 주 전부터 시작했다. 첫 회를 시작하고 한국에 연노하신 어머님을 뵙고 오느라 두 주를 건너 뛰었다. 필자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설레는 일 중의 하나는 대학 때부터의 취미를 살려 교보 문고나 종로 서적 등 책방을 방문하는 일이다. 대학과 대학원 동안 집에 들어 가는 길에 주머니에 혹여라도 남는 돈이 있으면 눈에 보이는 책 방에 들러 문고판 책 작은 책 한 권이라도 사 들고 버스를 타면 얼마나 마음이 뿌듯했던지. 시애틀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할 때는 유덥 앞의 헌 책방에서 논문과 관계가 있던 없던 각종 책들을 한 주일에 적어도 몇 권은 사가지고 들어 가, 아내에게 눈치를 받은 기억이 새롭다. 물론 산 책은 많으나 읽은 책은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반도 읽지는 못했으나 책의 제목과 표지에 간략히 소개된 내용만이라도 머리 속에 담아 둔 것이 삶의 곳곳에서 쓰임새가 있었으니 그리 손해 본 장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여름은 긴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지난 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 공부에 부담없이 여유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휴가라도 떠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면 비행기나 차 속에서 무료함과 지적 호기심을 달래는 좋은 간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때, 각급 학교는 학생들이 여름 동안 읽을 책들의 리스트를 마련해 주니 이를 참조해도 좋고, 그 것이 아니면 집 근처의 동네 도서관에서 사서에게 물어 책 읽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팬데믹으로 책 읽기에 소홀했던 것을 보충하기 위해 올 여름 방학은 꼭 좀 우리 아이들이 책이라도 좀 읽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모든 부모님에게 있을 것이다. 이러한 소망을 실현시키시려면,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여 주는 것이 최상이다. 어린 자녀일 경우, 잠을 청하기 전의 몇 분을 같이 이불 속에 누워 몇 페이지의 동화책을 읽어 주시거나, 여름 저녁 무렵의 뒷 마당에 해먹을 걸쳐 놓고, 딸 아이와 아들 녀석과 각자가 좋아하는 책들을 집어 들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시라. 읽은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 하느라 모닥불에 굽던 마시멜로가 다 녹아 내리는 것도 잊는다면 그 보다 더 달콤한 가족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 칼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양서를 추천해 드린다. 손가락 품을 파시며 구글 서치를 하는 수고를 덜어 드리는 의미에서 여기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양서들의 목록을 일부 소개하고 나머지는 다음 주의 칼럼에서 소개할 예정이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잘 아시는 것처럼, 뉴베리 메달은 1922년부터 그 전해에 출간된 아동 도서 중에서 가장 출중한 작품을 한 권 선정해 수여하는 메달이니 우리 아이들이 읽기에 안심해도 되는 고전들이라 할 수 있다. 올 해의 수상작은 도나 이구에라의 The Last Cuentista가 뽑혔는데, 헬리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기에 있을 때 전체 주의에 맞서는 열 두살 짜리 멕시코계 여학생의 활약을 통해 각 민족의 개별적인 문화, 가족간의 유대가 얼마나 사회의 진보에 필수적인지를 보여 준다. 각 수상작을 살펴 보면,

2022: The Last Cuentista, written by Donna B. Higuera (Levine Querido); 2021: When You Trap a Tiger, written by Tae Keller (Random House Children’s Books, a division of Penguin Random House); 2020: New Kid, written and illustrated by Jerry Craft (HarperCollins); 2019: Merci Suárez Changes Gears, written by Meg Medina (Candlewick); 2018: Hello, Universe by Erin Entrada Kelly (Greenwillow Books, an imprint of HarperCollins Publishers); 2017: The Girl Who Drank the Moon by Kelly Barnhill (Algonquin Young Readers/Workman); 2016: Last Stop on Market Street by Matt de la Peña (G.P. Putnam’s Sons/Penguin); 2015: The Crossover by Kwame Alexander (Houghton Mifflin Harcourt); 2014: Flora & Ulysses: The Illuminated Adventures by Kate DiCamillo (Candlewick); 2013: The One and Only Ivan by Katherine Applegate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2012: Dead End in Norvelt by Jack Gantos (Farrar Straus Giroux); 2011: Moon over Manifest by Clare Vanderpool

(Delacorte Press, an imprint of Random House Children’s Books); 2010: When You Reach Me by Rebecca Stead (Wendy Lamb Books, an imprint of Random House Children’s Books); 2009: The Graveyard Book by Neil Gaiman, illus. by Dave McKean (HarperCollins); 2008: Good Masters! Sweet Ladies!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 by Laura Amy Schlitz (Candlewick); 2007: The Higher Power of Lucky by Susan Patron, illus. by Matt Phelan (Simon & Schuster/Richard Jackson); 2006: Criss Cross by Lynne Rae Perkins (Greenwillow Books/HarperCollins); 2005: Kira-Kira by Cynthia Kadohata (Atheneum Books for Young Readers/Simon & Schuster); 2004: The Tale of Despereaux: Being the Story of a Mouse, a Princess, Some Soup, and a Spool of Thread by Kate DiCamillo (Candlewick) ; 2003: Crispin: The Cross of Lead by Avi (Hyperion Books for Children) ; 2002: A Single Shard by Linda Sue Park(Clarion Books/Houghton Mifflin); 2001: A Year Down Yonder by Richard Peck (Dial); 2000: Bud, Not Buddy by Christopher Paul Curtis (Delacorte); 1999: Holes by Louis Sachar (Frances Foster); 1998: Out of the Dust by Karen Hesse (Scholastic); 1997: The View from Saturday by E.L. Konigsburg (Jean Karl/Atheneum) 1996: The Midwife’s Apprentice by Karen Cushman (Clarion); 1995: Walk Two Moons by Sharon Creech (HarperCollins);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이들 중 2021년에 선정된 “When You Trap a Tiger”는 한인 어머니를 둔 작가인 Tae Kelly의 작품으로 할머니가 잠들기 전에 이야기해 준 옛날 이야기를 근간으로 한 것이며, 2002년에 선정된 “A Single Shard”는 한인 교포인 린다 수 박의 작품으로 고려 도공의 이야기라서 더욱 우리 한인들에게 관심이 쓰이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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