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과 서양 문화 1

애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펼쳐 보시는 주말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은 크리스천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기념일인 부활절이다. 부활절을 맞으며, 우리 자녀들이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 날에 대해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든다. 이유인즉슨, 필자의 지인인 어느 학부모께서 “제가 기독교인도 아니고 한국에서 늦게 미국에 이민을 오다 보니, 미국을 비롯한 서양 문화의 기본을 이루는 기독교에 대해서 잘 몰라 좀 걱정이 되네요.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어서요. 요즘은 학교에서도 종교에 관한 내용들은 다루기 꺼려 하니 말입니다.”라며 애가 타 하신다. “그럼요. 서양의 철학, 예술 등에 표현된 내용들 중에 기독교적 배경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지요.” 필자가 맞장구를 친다. 

부활절을 앞 둔 월요일 이 글을 쓰는 즈음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참혹한 민간인 살육행위를 감행하고 있다. 시리아와의 전투에서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었던 지휘관을 이번 전쟁의 사령관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지난 금요일에는 민간인들로 붐비는 크라마토스크의 기차역을 폭격해 대부분이 어린 아이들인 50여명이 죽고 상당수의 민간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당시에 권력 잡은 자들이 죄없는 예수님께 행한 무자비가 떠오른다. 즉, 이러한 비교를 누군가했다고 치면, 성경에 대한 지식없이 이를 이해하기는 힘이 들지 않겠는가?   

이번주 초부터 시작해 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펴시는 주말에 이르는 한 주간은 기독교의 큰 명절 주간이다. 고난 주간이라고 부르는 이 기간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따져 보면, 기독교의 정수들이 표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지난 일요일이 예수께서 예루살렘성에 나귀를 타고 입성하시자, 그 성의 주민들은 “호산나! 호산나! (Save us now, 지금 우리를 구원하소서)”를 외치며 예수를 환영한 종려 주일이었다 (Palm Sunday). 기독교적 신앙 고백이라기 보다는 로마의 지배하에서 유대 민족을 구해달라는 주민들의 외침이었으리라. 다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으로 유명한, ‘최후의 만찬’일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마지막 만찬을 함께하신 목요일 밤 (Maundy Thursday)이다. 금요일은 우리 죄인들의 죄를 대신하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 가신 날이고 (Good Friday), 3일 뒤인 일요일은 그 분이 죽음에서 부활하신 날인 부활절(Easter)로 기념한다. 이 한 주간을 크리스천들은 고난 주간(Passion week)으로 기념해 지킨다.  

많은 분들이 기독교의 교리나 가르침에 대해 이미 알고 계시지만, 전혀 알 기회가 없었던 분들을 위해 간단히 부활절에 이르는 제반 사건들의 개요를 소개한다. 다만, 필자는 기독교 신학을 공부한 전문가도 아니고, 이 칼럼이 자세하고 정확한 교리를 설명하는 자리도 아니니 혹여 무식자의 실수가 있더라도 이해해 주십사 미리 양해를 구한다. 

기독교는 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종교이니, 이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으로 보통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성경이 있는데, 구약과 신약으로 나뉘어져 있다. 구약은 하나님의 아들인 (또는 하나님 자신이기도 하신–이 문제는 다른 자리에서 다루도록 한다) 예수님 이전의 역사를, 신약은 예수님의 탄생 이후를 다룬다. 이것은 아시는 바와 같이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우리가 역사 속의 년도 구분을 B.C. (Before Christ)와  A.D. (Anno Domino; In the year of our Lord 또는 예수가 태어난 해)로 사용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그 만큼 예수는 세계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의 주인공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어떻게 그리고 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 가시고 삼 일만에 다시 살아 나셨는 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보기로 한다. 신약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님은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통해 세상에 태어나시고 (즉 신이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시고 난 후), 그 후 삼 십년이 지난 후부터야, 하나님의 말씀을 땅에서 전하기 시작하셨다. 이전까지는 가업인 목수의 일을 하며 지내신 것으로 성경은 전한다. 생애 후반의 3년간 셀 수 없을 만큼의 기적을 일으켜 병자를 치료하고 말씀을 선포하는 일에 전력하셨는데, 생애 마지막 해의 이맘 때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의 개요를 성경에 무지한 필자의 눈으로나마 간략히 살펴 보자: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당신을 섬기는 민족으로 선택하셨고,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하는 고난을 겪게 하신 후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한 땅인 가나안이라는 지역으로 모세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통해 인도하셨다. 이 이동의 경로 중에서 하나님은 이 민족에게 죄를 용서받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 주셨는데, 사람이 죄를 지으면 대속물 (양이나 소 등과 같은 제물)을 죽여 제사로 드려 속죄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예수님의 때가 되자, 이스라엘 민족을 비롯한 인류의 죄는 극에 달하고 미리 구약에 예언된 대로,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세상 죄를 걸머 지신 어린양처럼 제물로 죽으므로 인간의 죄가 대신 속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다음주에 이어 조금 더 소개하도록 한다.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