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T가 뭔지 정도는 알아야지!

     지난 월요일 저녁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다가 당황스런 장면을 맞닥뜨렸다.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의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이 시상식의 말미에 발표될 남우 주연상 수상자로 유력시되는 배우 윌 스미스의 아내를 대상으로 짓궂은 농담을 했다. 자신의 말마따나 당연히 농담이었다고 여겨 지지만, 그 말을 듣는 제이다 핑켓 스미스의 표정을 보면 이런 종류의 농담은 당사자의 약점을 후벼 파는 악성 조크였음에 틀림없다. 탈모증으로 머리 카락이 거의 없는 제이다 스미스의 머리를 빗대어 데미 무어가 삭발을 한 여군역을 열연한 영화 “지 아이 제인”의 속편을 고대하고 있다고 놀린 것이다. 열이 뻗친 스미스는 성큼 성큼 무대에 오르더니 다짜고짜 록의 빰을 가격하고는, “그 더러운 아가리로 내 아내의 이름을 다시는 언급하지마”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이 일을 여과없이 바라 보면서, 타인에게 생각없이 행하는 언행이 얼마나 큰 결과를 낳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모두가 말과 행동에 조심해야 하며, 특히 공적인 행사 등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는 당연한 자세를 확인하게 되었다. 특히 와 닿았던 것은, 이 사건 후 시상식의 쉬는 시간 중에 덴젤 워싱턴이 윌 스미스에게 준 충고 “지금이 네 인생 최고의 순간이야. 이런 때는 항상 사탄이 틈을 타기 마련이야”는 가슴 깊이 와 닿는 말이었다. 역시 나이 많은 인생 선배들의 고언은 들을 가치가 있고, 스미스 역시 그의 수상 소감에서 워싱턴의 조언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참석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요즘 전해지는 대학 합격 소식은 당사자에게 너무 기쁜 소식이고 축하를 드린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 소식을 듣고 생각없이 불합격한 친구에게 미주알 고주알 자랑을 한다거나, 우리 부모들도 기쁨에 들뜬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상황과 마음을 고려하지 않고 아는 사람 모두에게 전화를 해 과장되이 자랑하며 알리는 것은 모두 사탄이 장려하는 일들일 지도 모른다. “아니, 그 좐 엄마 혹시 전화 안 했어? 아니 전화통을 붙잡고 한 시간이 넘게 애 자랑을 하는데 너무 꼴불견인거 있지.” 아마도 상대방 어머님이 다른 친구에게 털어 놓은 불평이리라.

     어째든 이 시상식에서는 작년에 여우 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도 참석해 올 해의 남우 조연상을 시상하는 등, 이제는 이 영화상이 우리네 한인 동포들에게도 피부에 와 닿은 행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 아카데미 상은 왜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릴까? 그리고 다른 많은 연예 관련 상들은 어떤 이름이고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이 궁금증을 dictionary.com이 보내 준 기사와 아카데미 상 위원회의 웹사이트 등이 잘 대답해 주고 있어 여기 소개하니 읽어 보시고, 오늘 저녁상을 물리신 후에 자녀들과 둘러 앉아 자녀들의 상식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물론 그들은 이미 알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먼저 아카데미 상은 매년 미국 영화 산업계 거물들의 조직체인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가 선정하여 시상하는데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운다. 이 상은 1929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다음해부터 라디오에서, 1953년부터는 텔레비전으로 시상식을 중계하기 시작했는데, 영화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초기의 15분짜리 시상식이 이제는 한 시간이 넘는 중요한 시상식으로 성장했다. 이 상의 상패는 영화 필름의 릴 위에 검을 가지고 서 있는 십자군을 형상화한 것으로 특정한 모델을 사용해 디자인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상은 영화의 다섯개 중요 부문인 배우, 감독, 프로듀서, 기술 분야와 각본의 5가지 분야에 걸쳐 시상을 한다. 이 상의 별칭인 ‘오스카’의 유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유력한 것은 마가레트 헤릭이라는 설이다. 헤릭은 아카데미 상 도서관원이었고 나중에 이 시상 기관의 디렉터가 되었는데, 1931년에 헤릭이 이 상패를 보고 “이건 우리 삼촌 ‘오스카’를 닮았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토니상도 퍼포밍 예술계 4대 대상인 EGOT (Emmy, Grammy, Osca, Tony) 중의 하나이다. 이 상은 두개의 연극계 단체에서 선정해 시상하는데 1947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상은 메달을 수여하는데, 한쪽에는 전통적인 코미디 마스크가 다른 쪽 편에는 수상자의 이름, 분야, 극단명, 수상 연도가 쓰여 있다. 원래는 이면에 이 상 시상 단체의 설립자인 안투안느 페리의 형상이 있었는데, 이 사람의 별칭이 ‘토니’였다.

     에미상 역시 중요한 예술계의 상이다. 이 상은 텔레비젼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상은 Academy of Television Arts and Sciences에 의해서 시상되는데, 이 상패가 묘사하는 것은 원자(atom)를 들고 있는 날개 달린 여성을 나타낸다. 이것은 여러 과정을 거쳐 Immy로 불리다가 후에 이 상의 형상이 나타내는 여성상과 맞게 에미 (Emmy)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이 Immy는 텔레비젼 방송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텔레비전 프로덕션에서 사용하는 카메라 튜브인 오르티콘의 별칭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래미 상은 가장 최근에 생겨난 상으로 National Academy of Recording Arts and Sciences의 후신인 Recording Academy에 의해 수여된다. 이 상은 영화계의 오스카와 텔레비전 분야의 에미에 상응하는 음악계의 상이라고 할 수 있다. 1959년에 시작된 이 상은 상패의 모양이 축음기(Gramaphone)를 나타내는데, 이 축음기가 음악 산업에 끼친 영향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래미 상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 자녀들도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러한 상을 어리 때부터 알고 꿈꾸며 노력하도록 격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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