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Start Program, 그 허와 실?

이 때쯤은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 (Running Start Program)에 대한 질문이 늘어 난다. 매년 3월 중순은 중고등 학교에 재학 중인 우리 자녀들이 다음해에 수강할 과목들을 정해 수강 신청을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이 보통 가을에 11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시작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이기에 10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만, 우리 한인 부모님들에게는 그리 익숙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의 교육원에서 SAT 수업을 듣는 10학년 여학생이 면담을 신청했다. 워낙 자기 일을 알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아이라 무슨 질문을 할 까 궁금했더니, “선생님, 선배들이나 선생님들이 러닝 스타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좀 설명 좀 해 주실 수 있으세요?” 공손하게 묻는다.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이란, 워싱턴 주내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워싱턴 주내의 34개 커뮤니티 또는 테크니칼 칼리지와 워싱턴 스테이트 유니버시티, 센트럴 워싱턴 유니버시티, 그리고 이스턴 워싱턴 유니버시티의 3개 4년제 대학, 그리고 스포케인 트라이벌 칼리지를 비롯한 2개 대학에서 5-15 학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수한 학점을 대학의 학점과 고등 학교의 학점으로 이중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등 학생들에게는 대학에서의 거의 모든 클럽이나 액티비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

이러한 제도는 하와이, 몬태나, 뉴 햄프셔 주 등의 다른 주들에서 시행되고 있고, 이중 학점 제도(Dual enrollment program)라고 부르는데, 워싱턴 주의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은 그 중에서도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왔다. 거의 30년 전인 1993년에 워싱턴 주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고, 지난 10년간에는 등록 학생 숫자에서 약 56%의 증가를 보여 2006년에 16,826명이었던 등록자가 현재 2만명 이상의 고등 학생들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 지의 여부를 묻는 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필자가 되 묻는 몇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자녀가 성인 학생들과 같은 클래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아이인 것이 중요합니다.” 고등 학교의 경우에, 수업에 안 들어 오면 카운슬러나 어텐던스 오피스에서 결석을 했거나 결강을 몇 번 했으니 주의를 주고, 몇 번까지 결석을 하면 학교를 그만 두어야 한다는 식의 연락이 온다. 학교측이 아직은 여러 면에서 미숙한 학생들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교정하려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수업을 받을 경우, 결석을 하건 수업에 늦건 보통의 경우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의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 단지 수업의 결과인 성적에 반영이 될 뿐이다. 어떤 수업을 빠지면, 대부분의 경우 보충 수업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성숙하고 책임감이 없는 학생의 경우, 제동 장치가 없으니 실패할 확율이 많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더해, 고등 학교에서 교우 관계가 좋지 않거나 동급생들이 어린 아이들 같아 재미가 없으니,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려는 아이들이 있다. 이 경우라면 대학의 교실에도 이러한 문제들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을 것을 고려해야 한다. 즉 사회성은 대상이 누구이든, 자기 자신의 문제가 큼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또 묻는다: 2) “학교에 AP, IB, 또는 College in High school과 같은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고등 학교 교실에서 수강하는 이중 학점 제도가 있다면, 왜 구태여 이 프로그램을 들으려 하나요?”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고교 과목들보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과목들이 보다 쉬울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학생들이 있다. 어떤 클래스가 더 쉽고 어려운지는 수강할 과목들에 따라 상대적이겠지만, 일부의 과목을 고교에서 듣고, 커뮤니티 칼리지로 이동해서 또 다른 수업을 듣는 것이, 이동 시간과 두개의 다른 환경 안에서 공부를 해야한다는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것은 경제적인 문제이다. 3) “이 프로그램으로 대학에서 수업을 수강할 경우에, 학비는 면제가 되지만, 한 학기에 몇 백불의 책값과 교통 수단 (고교에서 대학으로 또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필요한)에 대한 준비가 되었나요?” 이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고등 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또는 약 일년쯤 후에, 고교 졸업장과 동시에 이년제 대학 졸업장 (Associate of Arts/Science Degree)을 받을 수 있으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원래 시작할 때 의도했던 목적인, 소수계 인종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대학 교육을 받을 기회를 준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답보 상태에 있다는 사실은 바로 이 책값과 교통 수단에 대한 대비가 이들에게는 요원한 문제라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올 해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 중에서 단지 5%만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수계 학생들임에 반해, 나머지는 대부분이 백인과 아시아계 중산층 학생들이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이러한 질문에 한 번 신중히 자녀와 함께 답을 해 보신 뒤, 자녀의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하시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여를 결정한 이들에게 좋은 소식 하나: 유덥의 입학 처장인 필립 벨린저에 따르면, 유덥은 이 러닝 스타트 과목들의 성적을 위에 열거한 AP, IB 등의 성적과 대동 소이하게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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