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기

     요즘 한국은 내년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와 당국의 코비드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 등등 각종 이슈에 있어 극단적인 대립으로 나라 전체가 떠들석한 느낌이다. 이곳에 있어 한국의 미디어에서 전달하는 뉴스만으로 판단하는지라 고국의 사회 분위기를 정확히 짚어 볼 수는 없어 조심스럽지만, 온 나라와 전 국민이 이분화된 느낌을 갖게 된다. 세계의 어느 곳이라도 어느 한 가지 방식에 모두가 진심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이야 인간 세계의 특성상 크게 나무랄 수 없는 것이지만, 양극단을 피하고 서로의 장점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어 우리 해외 동포들이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민국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이다.

     우리 고국의 대통령 후보들을 소개하는 여러 가지 미디어를 일견하면 참으로 다른 두 분을 보게 된다. 칼리지 카운슬러의 입장에서 본 두 후보는 모두 법대를 졸업한 것은 공통적이나 가족 배경이나 사회 경제적 배경에서 양극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한 사람은 정말로 어려운 처지에서 고학과 검정 고시를 거쳐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사법 시험을 통과해 변호사로 일해, 같은 당의 어느 현직 국회의원의 말을 빌리면, 자서전을 읽으며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한편, 다른 사람은 명문대 교수의 아들로 어렵지 않게 최고 명문 법대에 진학했으나, 워낙 친구를 좋아하는 성격으로 사시에 아홉번이나 떨어졌으나 검사가 된 후로 옳고 그름에 강단을 보여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한다.

     작년 11월 초의 미국 대통령 선거를 되돌아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을 거의 완벽하게 두 진영으로 나누어 버렸다는 점에서 한국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의 삶이 그리 짧지만은 않은데, 이전의 선거들에서는 이만큼의 극한 대립을 볼 수 없었던 지라, 미국의 정치판이 혹시 요즘 한국 정치의 극한 대립을 보고 배워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생길 정도였었던 기억이다. 그 선거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올 해 초인 1월 20일에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다. 요즘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을 긍정적으로 보는 미국민이 40퍼센트 초반으로 부진하고, 반대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의 인기는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니 흥미롭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하루속히 지도력을 발휘해 인플레이션을 잡고 다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강력한 미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미국인의 절반쯤은 아마도 아직 아쉬움과 좌절 속에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민주주의의 정신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니 아쉽지만 다시 하나가 되어 위대한 미국을 건설하는 일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며, 대입 카운슬러로서 흥미있게 살펴 보게 되는 사항은 당선자들의 출신 대학이다. 지금껏 보통은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면, 지난 거의 한 세기 동안 선출된 역대 대통령 중 린든 존슨 대통령 (텍사스 주립대)과 포드 대통령 (미시간 대)를 제외하고는, 아주 드문 주립대 출신의 대통령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의 주의 주립대학인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시라큐즈 법대를 졸업했다. 부통령 당선인인 카밀라 해리스의 학력 역시 특이하다. 그녀는 사상 처음으로 전통적인 흑인 대학 (Historical Black College and Universities, 약자로 HBCU라고 부름) 출신으로 부통령이 되며 캘리포니아의 헤이스팅스 법대를 졸업했다. 이 둘 모두가 다른 역대 정/부통령들에 비해 덜 알려진 대학과 법학 대학원 출신인 것만은 틀림없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러니 이제 우리 자녀들과 부모님들이 지원 대학을 선정할 때,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덜 알려진 대학들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요즘 정시 전형에 지원할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꼭 해 주는 말 중의 하나이다.

     격동하는 정치 상황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과는 무관하게 세월은 가며, 이제 가을도 점점 깊어 가 곧 막바지에 이를 것이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될 것이다. 이제 방학이나 휴일에 집에 돌아오는 자녀들과 반가운 마음으로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 놓고 가족 시간을 보낸다거나, 못 본 사이에 부쩍 어른스러워진 아이의 어깨를 보듬어 보곤 어른 냄새에 대견해 하는 경험을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대 이하의 결과에 실망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 녀석들이 학교 생활에서 지쳐 집에서 활발하기 보다는 좀 피곤한 기색으로 지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학 때 돌아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첫째, 방학 전에는 보통 큰 시험들이나 숙제등이 있고 이들을 끝마치느라 피곤한 아이들에게 실컷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으며, 둘째, 방학 때 집에 온 자녀들은 풀어진 마음에 안전 사고를 당할 수도 있으니 되도록 귀가 시간을 정해 돌아 오도록 하며, 셋째, 자녀들이 고향에 오면, 고교 친구나 익숙한 친구들과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니 너무 가족 시간을 함께 갖는 것에 시간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어드바이스를 한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 휴일에 집을 떠났던 자녀들이 돌아올 것인데, 이러한 조언을 귀담아 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 동안 못 다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실 때, 자녀들의 흠을 꼬치꼬치 잡아 내어 타이르시기 보다는 되도록이면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시는 것이 좋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늦게 들어 오는 아이들과 논쟁하기 보다는 무사히 들어온 녀석들에게 꿀차라도 한 잔 타 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마음을 녹여 주시면, 정치판과 같은 바깥 사회에서 횡행하는 이분법을 떠나 하나되어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 되면, 성탄절의 주인이신 사랑의 예수님도 기뻐하실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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