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인터뷰 요령

     독자께서 이 신문을 집어 드시는 주말이면, 추수 감사절도 지나고, 이제 가을도 점점 깊어 간다. 가을은 풍성한 결실의 계절임과 동시에 한 때 무성했던 나뭇잎들이 떨어 지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가을의 영어 이름은 원래 Harvest (추수/결실)이었다고 한다. 이 단어는 게르만 족의 언어로 “줍는/과일을 따는” 등의 의미가 있었다하니 가을에 보통 행해지는 일들을 잘 표현했다 싶다. 그런데, 북반구에서 가을의 천문학적인 시기는 9월 21일경 (입추) 로부터 겨울의 시작인 12월 21일 경 (동지) 직전까지이니 위의 의미가 포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서 16세기 초부터는 Fall이라는 말이 좀 더 빈번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이 이름은 나뭇잎이 떨어 지는 것을 묘사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1600년 경부터 초오서와 세익스피어 등의 문호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Autumn (언어학적 의미가 불확실한)이 보다 더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Fall이 19세기 말경부터 더욱 많이 쓰이는 가을의 이름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다. 이 Fall에 대칭이 되는 Spring (봄, 싹이 돋는 다는 의미)도 역시 문화적 배경을 담고 있는 명명이다.

     이 때는 또한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이는 때이다. 올 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모든 가족 모임의 즐거움을 조금 흐트러 놓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류가 그런 질병에 모든 기쁨을 빼앗기지는 않는다. 줌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몸은 멀리 있지만, 직접 얼굴 맞대고 못하는 사랑의 고백처럼, 떨어져 있어서 더욱 가깝게 서로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는 까닭이다. 또 다른 방해꾼은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에 등장한다. 추수감사절 휴일을 지나자 마자 다가 오는 캘리포니아(UC) 대학들과 남가주 (USC)대학의 장학금 지원자 원서 마감이 그 원흉이다. 칠면조 고기를 먹다가 말고 에세이 생각이 나서 입맛을 버렸다는 고삼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정도이다. 어떤 아이들은 이 칠면조 이야기와 대입 에세이를 연관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는 긍정적 재치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해꾼들 만이라면 그래도 좀 살만하다. 점점 추워 지는 날씨가 몸을 움츠려 들게 하는데다가 이런 저런 걱정들이 수험생들의 마음마저 쪼그라들게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대입 인터뷰가 걱정 하나를 더 한다.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은 이미 인터뷰를 끝낸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정시 전형으로 원서를 내는 지원자들의 경우에는 내년초까지 대입 인터뷰 과정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먼저 대학 입학 사정의 한 과정으로서의 인터뷰는 유덥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주립 대학들과 많은 수의 사립 대학들의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다. 이들 대학들의 경우 인력과 자금의 부족으로 대부분의 입학 사정 과정에서 지원자를 직접 만나 그 학생의 인성을 파악하는 인터뷰를 행하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에 입학 원서에 나타난 학생의 자질과 열정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경향이다.

     인터뷰를 행하는 학교들의 경우에도 어떤 대학들은 인터뷰의 결과가 입학 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evaluative) 사정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학생과 학교측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informative) 인터뷰의 두가지로 구분된다. 인터뷰는 또한 대학의 캠퍼스에서 입학 사정관과 하는 인터뷰가 있는가 하면, 지원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해당 학교 졸업생들과 정해진 장소 (보통 커피숍이나 도서관 등)에서 행하는 인터뷰로 구분할 수도 있다. 물론 올 해의 경우는 거의 모든 인터뷰가 화상을 통해 진행되지만, 요령은 별로 다르지 않다.

     대입 전문 카운슬러들이 권고하는 인터뷰를 할 때의 주의 사항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데 대부분이 당연한 것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1) 시간을 지켜라. 화상으로 진행되지만, 시간을 지켜야 함은 동일하다; 2) 인터뷰에 적절한 의상을 착용하라. 정장을 할 필요는 없으나 깨끗하게 입도록 한다. 즉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라고 츄리닝 차림은 곤란하다; 3) 부모님을 대동하지 마라. 부모님이 문밖에서 인터뷰를 지켜 보는 것은 학생의 자립심을 의심케하는 일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4) 여유를 갖고 자신의 진가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라. 자신감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것을 위해 친구나 부모님과 또는 거울 앞에서 사전에 예행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긴장을 이기기 위해 껌을 씹는다든가 손가락을 자주 꺽는다거나 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5) 건방진 태도는 피해야 한다. 인터뷰어 앞에서 자신감을 애써 표현하기 위해 너무 자신 있는 또는 거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 역시 삼가해야 될 사항이다; 6) 인터뷰는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시간만은 아니고, 질문을 하는 시간임을 명심하라. 인터뷰의 목적은 지원자와 인터뷰어가 해당 학교에 대해 또는 해당 지원자에 대해 서로 잘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므로, 학교측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공손히 질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깨를 쫙 펴고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자신됨을 솔직히 보여 주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연습을 많이 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예상 질문과 실제 질문의 촛점이 다를 경우, 외운 것과 즉흥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사이에 혼란이 와서 매끄럽게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준비에 가장 좋은 비결은 평소에 친구나 부모님, 디베이트 클럽이나 모델 유엔과 같은 단체에서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이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연습은 삶의 곳곳에서 자신의 의사표현을 돕는 날 달걀에 참기름을 부어 마시는 것과 같은 도움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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