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아너 프로그램 (Honor Program)

    매년 이맘 때쯤이 되면, 학부모님들과 대학에 원서를 쓰는 학생들로부터 상당히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특히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많이 하시는 질문이다. 올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여러가지 부정적인 영향으로 스몰 비지니스를 하시는 우리 한인 학부모님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런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근처의 주립 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예전 같으면, 아이비 리그 대학같은 동부의 명문 대학이나 버클리와 같은 타주의 명문 주립 대학에 충분히 도전장을 냈음직한 워싱턴 주의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유덥의 아너 프로그램(Honor Program)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반영하듯, 아들 녀석 공부 잘한다 틈만 나면 자랑 꽤나 하던 지인이 귀를 쫑긋이며 물어 온다. “우리 애가 유덥의 ‘하너’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데, 거기서 웬만한 명문 사립대 보다 돈도 적게 들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서요?” 맞는 말씀이다. Honor의 H가 묵음이니 하너가 아니고 아너로 발음하시는 것이 맞다는 것만 빼면. 올 해는 이 칼럼을 보실 때면, 유덥이 원서 접수를 마감한 때이긴 하지만, 올 해 워싱턴 주내의 다른 대학들이나 타주의 대학들에 지원하는 경우, 또는 내년 이후에 자녀가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에 참고하실만한 사항들이다.

     아너 프로그램이란 무엇인지 가장 쉬운 비유를 들어 보자. 유덥이나 기타 명문 대학들과 같은 비교적 큰 연구 중심 대학들의 장점은 학생들에게 갖가지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개인에 대한 배려는 그리 클 가능성이 많지 않다. 어떤 인기있는 필수 기초 과학 과목의 경우 몇 백명이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주는 프로그램이 아너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큰 규모의 대학에서 소규모인 리버럴 아츠 대학의 장점인 작은 규모의 클래스와 학생 개개인에 대한 학교의 관심과 배려를 동시에 제공하는 양수겹장의 특별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은 들어가기가 쉽지않다. 유덥의 정규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근래에 약 45-50%가 합격되었는데, 이 합격자를 미리 가려 뽑은 뒤, 이 중에서 아너 프로그램에 지원한 지원자들을 다시 가려 뽑는다. 이런 방식으로, 유덥 아너 프로그램에는 3년 전에 5,218명이 지원해 약 1,000명이 조금 넘는 지원자를 합격시켰는데, 이 중에 약 225명 정도가 등록을 했다. 그 다음해에는 오히려 지원자의 숫자가 많이 줄어 약 4100여명이 지원하고, 그 중 1100여명을 합격시켰는데, 합격자 중 250명 정도가 등록을 했다. 그 전 몇 해를 보면, 매 해 약 4천에서 5천명이 조금 넘는 우수 학생들이 지원해 약 1000여명을 합격시키며, 그 중 250~250명 정도가 등록을 하는 추세이니, 5대 1이 더 되는 경쟁율을 뚫어야 한다. 이 아너 프로그램은 신입생으로 지원해 뽑히는 인원이 3분의 2 (총 4학년 1000명 정도)이고 2학년 때부터 전공에서 선발하는 아너 프로그램 참가자의 숫자가 500명 정도로 총 1,500명이다.

     이 프로그램에 합격된 학생들의 성적을 살펴 보면, 상당한 수준임에 틀림없다. 작년의 경우에는 이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 전해의 기록을 보면 가늠할 수가 있다. 합격자의 고등 학교 성적이 중간 50%에서 3.86~3.99 (그 해 유덥의 보통 프로그램 합격자 평균은 3.80), SAT 성적이 1370-1520 (1600점 만점; 1220-1460), ACT 성적은 32-35(27~32)였는데, 합격자의 72%는 워싱턴주 거주민 자녀, 25%가 타주 출신, 단지 3%만이 유학생이었다. 또한, 합격자의 지망 전공은 컴퓨터 사이언스, 생물학, 문리대 예비 전공, 경영학, 의학 관련 예비 전공, 생명 공학 등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일반 원서 이외에도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그리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즉, 매년 바뀌는 두 편의 에세이만 추가로 보내면 되고 몇 년 전부터 추천서 제출 조항이 없어졌다. 원서 작성은 따로 하는 것이 아니고, 유덥 일반 원서의 9번째 섹션에 나와있는 아너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항목에 ‘Yes’라고 표시만 하면 된다. 즉, 일반 지원자들과 겨뤄 합격을 하면, 합격자 중에 따로 아너 프로그램 지원자들을 모아 다시 사정을 해 이 프로그램의 합격자를 선정한다. 그러므로, 일반 합격자 발표가 3월 중순경부터 시작됨에 반해, 아너 합격자는 3월 말부터나 통보가 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핵심 과목의 경우 몇 백명이 같이 수강해야하는 과목을 25~30명 정도의 아너 학생들과 따로 듣고, 따로 배정된 기숙사에서 (유덥 서쪽의 Terry Hall에 위치해 있는데 의무적은 아님) 살며 학교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 공부하는 특전을 누리게 된다. 물론 성적을 받기가 비교적 어려워 이 프로그램을 기피하는 학생들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2시간 좀 안되는 거리에 있는 벨링햄에 위치한 웨스턴 워싱턴 대학도 좋은 아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그 대학의 아너 프로그램 자랑을 소개한다:

“(우리 대학의 아너 프로그램은) 1962년에 시작된 이래 큰 대학 안에 자리잡은 작은 대학의 기능을 한다… 약 18명 정도로 수업을 구성되므로 다른 학생들이나 교수님들과의 소통이 활발하다… 어떤 전공을 택해도 상관이 없고 많은 장학금, 인턴십 등의 기회가 주어지며, 아너 학생들은 따로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는 선택도 주어 진다. 전국 챔피언인 로잉팀의 주장, 학교 신문사의 편집자, 또는 TedX 행사의 주관자 등, 우리 학교의 아너 프로그램 학생들은 교내의 리더들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혹시 자신의 자녀들에게 적당하다고 생각되시면, 아너 프로그램도 고려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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