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학생은 입학 사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나? 3

     독자 여러분께서 이 칼럼이 담긴 신문을 집어 드시는 주말은 미국 대학들의 조기 전형 마감일 중 가장 빠른 11월 1일을 훌쩍 넘긴 시기이다. 대입 원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의 초조와 불안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 때쯤에는 당연히 옆에서 응원하시는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도 산란해 지기 마련이다. 자녀들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혹시 부모의 상황 때문에 우리 아이가 불합격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기기 때문인데, 그 중에 우리가 아시아계라서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등의 우려가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지난 세 주에 걸쳐 이런 저런 걱정을 풀어 드렸고, 오늘은 위의 걱정에 대한 두번째 해명을 나눠 드린다. 아시아계 학생들이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추측(?)은 오랫동안 대입 관련 업계의 정설이어 왔는데, ‘하버드 대학이 아시아계를 입학 사정에서 차별했다’는 소송에서, 일단 미국 연방 항소 법정은 2020년 11월 그러한 차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결했다.

     이러한 소송과 판결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난 주 칼럼의 말미에서 주립 대학들에서 행해질지도 모르는 아시아계의 차별에 대해 잠깐 나눠 드렸다. 그 기초가 된 사건을 소환해 보자: 2016년 6월 23일에 연방 대법원은 미국의 대학 교육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결정을 했다. 지난 2008년에 아비게일 피셔라는 여학생이 텍사스 주립 대학을 지원했는데,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불합격이 되었다며 텍사스 대학을 상대로 불합격을 취소하라는 소를 제기했다. 고등학교의 석차가 상위 12% 안에 들고, 고교 평균 성적이 3.59, SAT 성적이 1180 (동 대학의 합격자 평균인 1250에 못미치는)을 받았는데, 다른 소수계 인종의 학생들에 비해 우수함에도 백인이기에 불합격되었다며 재판을 청구한 것이다. 2013년에 대법원은 하급법원이 텍사스 대학의 인종에 근거한 합격자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정한 것은 옳지 않다고 7대1로 그 안을 다시 항소법원으로 돌려 보내 텍사스 대학을 비롯한 명문 주립 대학들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기반한 합격자 선발 제도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대법원 합의부는 다시 순회 법원에서 행한 텍사스 대학의 결정이 옳다는 판단을 심의해4대3으로 지지하는 안을 채택해 발표했다. 다만, 인종 문제의 고려가 다른 인종을 차별하는 제도를 지양하고, 인종과 동시에 “계급 (Class, 또는 사회 경제적 신분)”도 역시 고려하는 합격자 선발 제도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고, 그것이 현행 대입 사정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결이 아시아계 학생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인종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허용되니, 우리 아시아계가 소수 인종이라면 유리한 쪽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사안이 모범 소수 인종으로 포장된 우리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한 예를 들어 보자. 작년 11월의 선거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주민 청원이 있었다.  소수계 우대 정책인 affirmative action을 부활하기로 결정한 워싱턴 주 의회의 법안인 I-1000을 반대하는 주민 청원(Referendum)인 상정되었는데, 결과는 이 R-88청원이 50.54:49.46간발의 차로 통과되었다.

     왜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소수계 우대 정책을 반대하는 법안이 청원되었을까? 더구나 이 발의자가 중국계, 즉 아시아계 주민들 임을 알게 되면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이 주민 청원을 상정한 중국계 그룹 LPV(Let People Vote)의 공동 대표인 린다 양은 “아시아계 인구는 워싱턴주 전체 주민의 8.11%를 차지하지만 UW 아시아계 학생 입학률은 27.3%에 달하는데, …, 만약 소수계 우대 정책이 다시 도입된다면 UW 입학 사정관들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률을 아시아계 주민 비율로 하향 조정하게 되고 정부는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차별을 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편 바 있다. 그리 말이 안되는 주장만은 아니다. 그러니 우리 아시아계 학생들이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음으로나 양으로 차별을 받는 것이 그리 터무니 없는 주장만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이 주제는 그만큼으로 하고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다른 칼럼에서 다시 전해 드리도록 하고, 나머지 공간을 통해 위에 거론한 유덥의 우수성에 대해 소개하도록 한다. 지난 주 발표된 US News and World Report의 글로벌 대학 랭킹에 의하면 이 대학은 세계의 쟁쟁한 명문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7위에 올랐다.

     이 글로벌 대학 랭킹에서 유덥의 앞 뒤를 차지한 대학들의 면모를 보면, 정말 혀가 내둘러질 정도이실 것이다. 이 리스트에서 10위까지의 대학들을 살펴 보자: 1. 하버드 대학, 2.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MIT), 3. 스탠포드 대학, 4. 버클리 대학, 5. 옥스포드 대학, 6. 컬럼비아 대학, 7. 워싱턴 대학 ((UW), 8. 캠브리지 대학, 9.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Cal. Tech), 10. 존스 합킨스 대학.

위의 리스트에서 보신 것처럼, 미국 전체를 통틀어 주립 대학들 중에서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버클리 캠퍼스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미국 내의 명문 대학들인 프린스턴과 예일 등, 하버드를 제외한 모든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앞서고, 전통의 명문인 시카고 대학이나 듀크 등을 따돌린 쾌거를 이루었다. 물론 세계의 명문인 옥스포드 대학이나 북경 대학, 동경 대학 등을 앞 선 것은 물론이다. 우리가 잘 아는 한국의 최고 명문 대학들인 서울 대학 (130), 고려 대학 (272)이나 연세 대학 (317) 등을 큰 차이로 앞 선 것도 우리 한인 동포들, 특히 워싱턴 주에 거주하시거나 자녀를 유덥에 보내시는 부모님들에게 어깨를 한 번 펴시고 “어흠” 하시며 다음 번에 한국의 친척들과 전화 통화에서 구태여 언급하실 이야기 거리가 생긴 셈이다. 크게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하시게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시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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