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아는 것이 힘, 모르는 것은 흠

     지난 화요일에 발표된 CDC 가이드 라인은 이제 곧 팬데믹을 극복하고 팬데믹 이전의 정상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것에 의하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화이자와 모데나는 2차까지 존슨 앤 존슨은 1차)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거리 두기를 안 해도 된다는 소식이다. 물론 며칠 뒤 발표된 후속 조치에 의하면, 이 조항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급 학교들의 교실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올 6월에 마치는 2020-21 학년도 동안은 마스크와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된다고 한다.

     이에 화답해 워싱턴 주의 인슬리 주지사도 담화를 발표해, 늦어도 6월 30일부터는 워싱턴 주내의 모든 경제 활동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에라도 백신을 1차까지라도 접종한 사람들의 숫자가 70%를 넘으면, 정상화 조치를 앞 당길 것이라는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12-15세 사이의 청소년들도 백신을 맞게 되니, 바이든 대통령이 이전에 장담했던, 올 해의 독립 기념일은 팬데믹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는 날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현실화 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많은 전염병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 회의를 표하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위협이 정상으로의 복귀에 또 다른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정당한 주장이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교육의 현장으로 돌아와 보면, 이제 가을부터는 학교 수업이 대면 수업으로 정상화 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아진다. 일 년이 넘게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수업을 해 온 아이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자녀를 돌보느라 직장을 쉬고 있는 어머님들의 고충은 이제 거의 극에 달해 있다. 앞으로의 몇 달 동안을 조금만 더 인내하며, 정상화된 가을을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시기를 바란다. 이제 여름부터는 SAT/ACT  시험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연기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치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학생들의 과외 활동도 정상적으로 행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창밖에는 6월의 거의 다 와있다. 새해를 시작한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 지나 갔고 곧 아이들은 방학에 들어 간다. 이 시점에서 한국어로 유월은 왜 육월이 아닌지, 이 6월은 어떻게 영어에서 그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져 일단 두번째 질문에 대답해 보기로 했다. 서양의 달력에서 일월은 야누스에서, 7월은 줄(율)리어스, 8월은 아우구스투스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지만, 유월은 금방 그 기원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고 지나 가자는 의미에서 온라인상에서 손가락 품을 팔아 이곳 저곳을 찾아 보았다. 여기 소개하는 어원을 아직 모르셨다면 읽어 보시고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부모님의 고매한 상식의 일면을 보여 주시면 어떨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상식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고교와 대학에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흠이 없거나 졸업 후에 양식 있는 결혼 상대를 만나기 위한 힘이 준비가 된다고 은근히 엄포를 놓아 보시면 재미난 대화의 한 자락을 펼치실 수도 있을 것이다.

     일월(January)은 앞과 뒤에 얼굴을 두 개 가지고 있어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신인 야누스 (Janus)에서 비롯되었다. 이 신은 로마 시대에 문 (door)의 신이기도 했는데,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라는 문, 즉 한 해를 마치고 다른 새 해를 시작하는 시점인 일월을

나타내는 데 적당한 이름이다. 이월(February)은 “정결케 씻는 달”로 알려져 왔는데, 이 이름은 이 달의 15일에 거행되었던 로마의 정화 의식인 Februa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삼월(March)은 로마 시대 전쟁과 행성의 신인 Mars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로마 시대에는 달력 속에서 달의 순서를 여러 번 바꾸었는데, 원래 로마 시대에 일 년의 첫 달은 삼월이었고, 우리가 사용하는 일월(January)과 이월(February)은 달력을 개혁한 줄리어스 시저 때에 첫번째와 둘째 달로 추가되었다.

     사월(April)은 라틴어로 ‘열다’를 의미하는 단어인 aperire에서 유래했다. 이 ‘열다’라는 단어는 봄에 꽃이 ‘피어난다’는 의미와 통하는 의미로 보면 정확하다. T. S. 엘리어트가 그의 시집 황무지 1부에서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을 때, 의미가 연상된다. 겨울의 눈덮인 잠속에서는 모든 것이 한시적으로나마 잊혀지지만, 봄에 막 생명이 다시 살아 나려 꿈틀대는 그 움직임은 잔인할만큼 처절하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독자들도 아시겠지만, 기억을 되살리시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그 시의 일부를 필자의 졸역으로 다시 읽어 보면: 사월은 더 없이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다시 살려 내고/ 옛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말라터진 뿌리들을 봄비로 해갈시킨다.) 즉, ‘열다’와 ‘꿈틀대다’는 사월의 주제어처럼 보인다. 5월(May)은 그리스 신인 Maia에서 유래했는데, ‘Maia의 달’이라는 의미이다. 이 신은 봄의 신이라 불리며, 로마 시대에는 Fauna로 불리웠다. 6월(June)은 로마의 여신인 Juno 에서 비롯되었는데, 독자들께서는 그리스 시대에 불리운 헤라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실 것이다. 신들의 우두머리인 쥬피터(그리스의 제우스)의 부인으로 결혼과 출생의 신으로 여겨졌다.

     7월(July)과 8월(August)은 신의 이름이 아닌 로마의 정치가들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7월은 로마의 정치인인 줄리어스 시저 (Julius Caeser)에서 따왔고, 8월은 로마의 첫번째 황제인 아우구스투스 (Augustus)를 본 따 지었다. 한편, 9월(September)과 10월(October), 11월(November)과 12월(December)은 율리우스 달력이 만들어 지기 전에 각각 일곱번째, 여덟번째, 아홉번째,와 열번째 달이었고, 로마의 숫자인 7,8,9,10에서 유래했다. 9월은 라틴어의 7이라는 의미의 septem에서 왔는데, 원래 현재 우리가 쓰는 9월(September)은 위에서 본 7월과 8월이 로마 유명인의 이름을 따 사용되기 전에 일곱번째 달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10월은 원래 여덟이라는 의미의 octo에서 유래했고, 11월은 아홉이라는 의미의 novem에서, 12월은 열이라는 뜻의 dec에서 왔다.

    우리의 ‘달,’ 중국의 ‘월’과 마찬가지로, month는 달(moon)이 지구 주위를 도는 궤적과 연관이 있기에 month 라고 불리운다. 어원을 알고 나니 재미있지 아니한가? 모르는 것은 흠이요, 아는 것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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