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줄탁동시(啐啄同時) 2

지난 주 본 칼럼과 한 달에 한 번씩 출연하는 라디오 한국의 교육 인터뷰에서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성어이니 조금 더 설명해 달라는 말씀을 전해 오셨다. 지난 주에 밝힌 것처럼, ‘줄탁동시(啐啄同時)’란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껍질의 안쪽에서 부리로 알을 쪼면, 어미 닭이 어미 닭이 그것을 알아 차리고 동시에 밖에서 알을 쪼아 병아리가 세상으로 나오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카운슬러로서 필자가 항상 무겁게 여기며 애용하는 말이다. 한자어 ‘줄’은 ‘지껄일 줄’이요, ‘탁’은 ‘쪼을 탁,’ 그리고 ‘동시’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같은 시간에 어떤 일을 행한다는 ‘동시’를 의미한다. ‘줄탁동기(啐啄同機)’라고도 하고, 아주 줄여서 ‘줄탁’이라고도 한다.

중국 송나라의 불서인 ‘벽암록’이라는 책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불도를 깨닫기 위해 도를 닦는 제자와 스승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녀 등의 관계에서 서로 적시에 적절하게 행동하고 돕는 상생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말은 우리 세대처럼 아날로그 세대의 고등 학교 시절의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책 중의 하나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나온,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대목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중고등 학교 학생들에게는 BTS의 “피 땀 눈물” 뮤직 비디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다. 어느 세대에게든지, 세계는 알이며 고교 시절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야 대학이라는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 갈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한 가지 명심할 사항은 알은 깨고 나오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썩는다는 단순한 진리이다. 즉,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기회는 사라지고 또 다시 기회를 맞을 수 없거나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로부터 귀에 딱정이가 생기도록 들은 “공부도 때가 있으니 지금 열심히 하거라”라는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이제 대학 입시의 바톤은 현재의 주니어들에게 넘겨 졌다. 어른으로서, 우리 자녀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을 돕는 의미에서, 오는 2021-22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주니어 학생들과 부모님들을 위해 흔히 회자되지만, 신화에 불과한 몇 가지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지난 주에 이어 소개할 이 내용은 교육 담당 기자인 발레리 스타라우스의 기사를 토대로 관련 주제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묶어 필자가 결론을 내리는 방식을 취할 것인데, 그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1. 대입 에세이는 중요하지 않다, 2. 과외활동은 많을수록 좋다, 3. 아이비 리그 학교들이 가장 들어 가기 어렵다, 4. 어려운 과목에서 보통 성적을 받는 것이 쉬운 과목에서 A를 받는 것보다 낫다. 이중 첫 두가지는 지난 주에 소개했고, 오늘은 다음을 소개한다.

3. 아이비 리그 대학들이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명문 학교들이다:

중, 고교생인 필자의 학생들이 처음 상담을 오면,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꿈의 학교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이다. 하지만, 정작 이 아이들에게 아이비 리그 대학에 어떤 대학들이 있느냐를 물으면 몇 대학을 열거하다가 멈춘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 아이비 리그 여덟 학교의 이름을 꿰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되실까? 이 여덟 학교를 알파벳 순서로 열거하자면, 브라운, 코넬, 컬럼비아, 다트머스, 하버드, 펜실베니아, 프린스턴과 예일 대학이다. 미국 북동부 지역의 사립 대학들로서 처음엔 스포츠 리그로 1954년에 시작되었는데, 이 학교들의 캠퍼스에 아이비가 많았던 것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 여덟 개의 학교 중에서 5~6군데 정도가 보통 대학 순위를 매기는 랭킹들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학교들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비 리그 대학이 제일 들어 가기 힘들고 가장 좋은 학교의 대명사로 여겨 지고 있다. 이 학교들이 모두 최고의 명문 대학들이기는 하지만 다른 많은 더 좋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더 자기 자신에게 맞는) 학교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 이 학교들의 올 해 합격율만 따지더라도, 하버드가 3.4%의 좁은문을 과시했고, 대부분의 아이비 학교들이 10% 미만의 합격율로 10명 중 1명 미만의 학생만이 합격했으니 상당히 낮은 합격율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스탠포드, MIT, 시카고 대학 등도 10% 내외의 합격율을 보여주는 등 많은 우수한 다른 대학들도 있다.

4. 보통 과목에서 A를 받는 것이 어려운 과목들에서 평균 점수를 받는 것만 못하다:

필자도 소속되어 있는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가 매년 수집해 발표하는 “대입 사정에서 가장중요한 요소들”에 의하면, 대입 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강한 과목이 해당 고교의 과목들 중에서 얼마나 어렵고 도전적이었는 지의 여부이다. 간단히 말해, 대학측은 지원자들이 수준이 높은 AP나 IB와 같은 수업을 수강하고 최고의 성적을 얻기를 요구한다. 그러니 쉬운 보통의 과목에서 A를 받는 것보다 AP나 IB 과목에서 B를 받는 것이 보다 더 낫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렵고 도전적인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듣고 B 이하의 성적을 받는 것은 대입 사정에서 상당히 불리한 지경에 처할 것은 확실하다는 점이다.

이 학생을 선발하면, 해당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공부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좌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의 능력에 가장 적당한 과목을 수강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AP를 수강하고 A를 받는 것이 최고라는 말되는 이야기가 가장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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