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주말엔 이 넷플릭스 영화를 보세요.

지난 주 수요일 (17일) 넷플릭스는 새로운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Operation Varsity Blues”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2년전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대학 입시 비리 사건의 전모를 다큐멘타리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는 중에 각국의 여러가지 입시 비리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한국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들이 서류를 조작해 대학(원)에 합격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는데, 이러한 방식의 입시 부정은 미국에서 옆문 합격이라고 부른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조차도 부정 입학이 성행했던 때가 있었는데, 문화혁명 당시 모택동이 대학 입학 시험인 고고(高考)를 1952년부터 77년까지 폐지한 적이 있다. 이 시험 준비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비혁명적이라는 이유였는데, 이러한 기준이 없어지자 당간부들이 권력을 이용해 자녀를 대학에 부정으로 입학시키는 것이 유행했고, 이러한 방식은 뒷문 입학이라고 불리웠다. 기록에 의하면, “뒷문으로 들어가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상당히 널리 퍼져있다. 고급간부 중급간부의 경우, 직권을 이용해서 자식들을 뒷문으로 넣는 경우가 더 많다. 위에서 행하니 아래서 본받는다.”

미국에서는 명문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이 방법들은 정상적이거나 합법적인 것들만 포함하는 것은 아닌데, 첫째는 정문(front door)을 통해 당당히 합격해 들어가는 것이요, 둘째는 뒷문(back door)으로 슬쩍 들어가는 것이고, 셋째는 옆문(side door)을 통해 몰래 들어 가는 것이다. 정문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터이고, 뒷문은 기부금 입학자나 졸업생의 자녀가 사용하는 문이라면, 옆문은 부정 행위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비유는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을 문지기(Gate keeper)라고 부르는 것과 교묘하게 맞아 떨어져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 웃음이 진정 씁쓰레한 이유는 이 세가지 문이라는 비유를 사용한 윌리엄 싱어가 2년전 보스턴의 한 법정에서 그 간 지은 옆문 불법 사용죄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던 기억이 되살아 나기 때문이다.

앞서 말씀드린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첫번째인 정문은 문자 그대로 정상적인 입학 사정의 과정을 통과해 대학에 정상적으로 입학하는 것이다. 남들처럼, 정식의 입학 사정에서 고교 성적과 시험 성적, 그리고 과외 활동 경력 등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당당히 합격한 학생들이 들어 가는 좁은문이다. 두번째인 뒷문은 대학에 발전 기금을 기부하거나 졸업생 자녀로서의 특혜를 입학 사정에서 부여 받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가리킨다. 발전 기금을 내고 건물을 지어 줌으로서 대학의 구성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그로 인해 다른 학생들도 혜택을 본다는 대학측의 변명이 일말의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으나 돈있는 분들의 자녀들이 쥔 금수저 밑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영화의 한 출연자는 최고 명문대의 경우 3천-4천만 달러는 내야 된다고 한다. 또한, 해당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기금 모금에 충성스런 졸업생들의 자녀에게 약간의 가산점을 부여하여 입학 사정에서 특혜를 주는 것도 사립 학교의 특성상 온전히 부정하기 어려운 면이 없지는 않으나, 분명히 다른 경쟁자들의 관점에서 공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뒷문 이용자들의 경우가 옆문 이용자들의 경우와 판이하게 다른 점은 이 경우는 꼭 합격된다는 보장이 주어지지 않는 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가 된 캘리포니아 입학 컨설턴트인 윌리엄 싱어가 개구멍처럼 만든 옆문을 사용하는 경우는 합격이 완전 보장된다. 싱어가 사용한 옆문 사용 방법을 크게 대별하면 두가지인데, 간략히 소개하면 이렇다: 하나는 부모들에게 돈을 받고 적당한 구실을 만들고, 시험관을 매수해 SAT/ACT 시험 성적을 조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체육 특기생 제도의 헛점을 이용해 개구멍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방식이다. 첫째 방식은 학생에게 조작된 서류 등을 통해 따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뒤 (SAT/ACT는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을 경우 더 많은 시간을 부여하고 따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함), 시험 도사인 하버드 졸업생 마크 리델이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 시험을 자신도 보고 학생의 답안지를 고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1600점 만점의 시험에서 적어도 1400점을 보장한 싱어에게 학부모들은 약 7만 5천불을 건넷고, 싱어가 이중 건당 1만불 정도를 리델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리델은 하버드 재학시 페이스 북의 주커버그와 동기 동문(2000-2004)으로 시험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넷플릭스의 설명처럼 어른이 고교생의 영어/수학 시험을 보는 것이니 달인이라기 보다는 그저 범인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두번째의 방식은 해당 스포츠에 잼뱅이인 학생이라도 지원 대학의 특정 종목 코치를 매수해 체육 특기자로 입학 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대상이 된 체육 종목은 소위 취약 스포츠로 풋볼이나 농구처럼 선수 스카웃이나 선수로서의 활동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종목이 아니어서, 입학 후에 그 종목의 선수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아무런 이목도 끌지 않는 종목을 선택해 그 코치를 돈으로 매수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대학의 입학처들은 해당 종목의 코치가 추천하고 선발하는 경우, 거의 문제를 삼지 않기에 이런 방식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러니, 온라인 상에 떠도는 다른 유명 선수의 사진이나 프로필을 변조해, 지원하는 학교의 해당 종목 코치에게 보내 자료로 제출하게 하는 등의 문서 변조까지 이루어 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여학생의 경우, 그 부모가 싱어에게 백이십만불을 주었고, 싱어는 이 중 예일 대학의 여자 축구 헤드 코치인 루돌프 메레디스에게 40만불을 주고 이 학생의 경력을 남가주의 한 클럽 축구팀의 공동 주장으로 변모시켜 축구팀의 특기생으로 입학시킨 바 있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야 함은 당연지사이어서, 이 사건에 학생들 본인은 연루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부정 입학자들은 학교로부터 합격 취소 처분을 받았고, 이미 부정 행위에 연루된 대부분의 코치들은 학교 당국으로부터 면직 처분을 받았으니 인과응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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