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SAT/ACT 시험 정책 현황

지난 3월 11일로 국제 보건 기구가 COVID-19을 팬데믹으로 정해 발표한지 만 일 년이 지났다. 각종 미디어는 이를 특집으로 많은 기사들을 쏟아 놓고 우리 보통 사람들은 가보지 않은 길을 여행한 지난 한 해를 돌아 보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볼 때, 이 질병의 횡포가 우리 교육계에 미친 가장 큰 변화는 학교가 문을 닫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한 파급은 아직까지도 완전히 감을 잡지 못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이고,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포기한 많은 어머님들의 희생 또한 적지 않았다.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고교생들에게도 이 시기는 큰 변혁의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학교가 문을 닫고 대면 수업은 물론이고, 대면 활동을 위주로 하는 각종 과외 활동의 취소는 대학 준비를 거의 무력화 시키는 메가톤 급 핵폭탄의 위력을 발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각종 대입 학력고사의 취소와 폐지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붇는 악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학점은 좋지만 시험에는 약한 학생들에게는 득이된 인생사의 아이러니였다.

지난 해 여름을 전후해서 많은 대학들은 대입 학력 고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취소되자 이 시험들을 대입 전형에서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정해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모든 대학이 균일하게 사용하는 동일한 정책이라기 보다는 각 대학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일시적인 해결책을 정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다른 형태를 띈다.

이 때만 해도, 많은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은 COVID-19의 영향으로 미국의 대학들이 SAT나 ACT와 같은 표준 시험 점수의 제출을 선택으로 하는 정책(Test Optional policy)을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이미 50여년 전인 1969년에 동부의 리버럴 아츠 학교인 Bowdoin (‘보든’이라고 발음) College에서 시작되었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 나기 전인 작년 기준 미국 대학의 약 30%가 이 정책을 사용해 왔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부쩍 이 정책이 눈길을 끌게 된 이유는, 지난 2018년에 US New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에서 10위 안에 드는 학교인 명문 시카고 대학이 이 정책을 입학 사정에 채택하도록 결정했고, 거기에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웨이크 포레스트나 스미스 칼리지 등 몇몇 작은 리버럴 아츠 대학들에서 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지 못해왔었다. 이렇게 이번 사태 이전부터Test Optional 정책을 사용해 온 원조 대학들이 첫번째 유형이다.

두번째 유형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ACT나 SAT 같은 시험들이 취소되고 이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학생들이 생겨 나자,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올 해에 한정해 선택 사항으로 돌리는 정책을 사용하는 대학들이 나타났다. 이 유형에는 위에 언급한 대학 랭킹에서10위 권에 속하는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좐스 합킨스 등의 대학들과 코넬, 브라운과 밴더빌트 등의 소위 20위 권에 속한 명문 대학들을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속한다. 이중에 대부분의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일년을 연장하여 현재 고교 주니어인 학생들이 대학에 지원하는 2021-22학년도에도 이 정책을 연장해 사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번째는, 시험의 취소 사태로 학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자, 초기에 위 두번째 유형의 학교들처럼 올 해에 한해서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한다고 발표했다가, 이 정책을 한시적이 아닌 항구적인 정책으로 사용하겠다고 마음을 바꾼 학교들이다. 일단 우리 지역의 명문인 유덥이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올 해에 한해 이 정책을 적용한다고 결정했었지만, 작년 6월 중순에 이 정책을 앞으로 계속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네번째의 유형은 이제부터는 이러한 표준 시험의 점수를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일정 기간 퇴출 시키겠다는 대학이다. 즉, 시험 점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드문 예라고 하겠다. 서부 최고의 명문 이공계 대학인 캘택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은 이를 발표하면서 이 유형을 Test Blind Policy(다른 학교들은 이를 Test Free 정책이라고 부름)라고 명명했는데, 테스트 점수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입학 사정이나 장학생 선정 등 어떤 것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이다. 입학 사정에서 재정 보조 신청의 유무를 합/불합격과 관련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정책인 “Need Blind” 정책과 유사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지역 풀만에 위치한 워싱턴 주립 대학도 이 정책을 사용한다.

다섯 번째는, 미국 대학 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 수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 (University of California system, UCLA 등 10개의 캠퍼스에 약 18만명의 학생이 재학)이 작년 6월에 발표한 것으로, 앞으로 2년간 이 시험 점수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하고, 그 뒤 3년간의 연구와 검토를 거쳐, 시험 점수를 입학 사정에서 사용하는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또는 UC 대학측이 자신만의 시험을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여섯 번째의 유형은, 시험 점수를 입학 사정에서 유연하게 사용하는 정책(Test Flexible policy)를 사용하는 대학들인데, 이것은 다시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뉴욕 대학이나 브랜다이스 대학의 경우처럼, SAT나 ACT 점수 만을 지정하여 필수로 요구하기 보다는, AP 또는 SAT SUBJECT 시험 점수들 등 중에서 하나를 골라 제출하도록 선택의 여지를 주는 제도이다. 다른 하나는, 작년에 미시간 대학이 사용한 내용처럼, 표준 시험의 점수가 입학 사정에서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작년의 경우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그 사정을 고려해 점수의 제출을 안해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정책이다.

이렇듯 학교에 따라 다른 정책을 사용하고 앞으로 변화가 있을 수도 있으니,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표준 시험 점수 제출에 대한 정책을 잘 알아 보고, 그에 따라 미리 계획을 잘 수립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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