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대학 입학 사정과 과외 활동 4: 국제 관계 부문

     대입  사정에 있어서, 지원자가 고교 시절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여가 시간을 짜내어 행한 과외활동의 내용과 질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학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 등은 객관적으로 비교되고 좋고 나쁨이 쉽게 증명되지만, 우리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적절한 과외 활동을 선택하고, 그 활동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 경쟁력이 있는 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어렵다. 그런데 사실상 경쟁이 심한 명문대학들의 경우, 지원자들의 성적 등 다른 조건들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때, 과외 활동이 지원자의 합격 여부에 결정적 차이를 내는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별력을 지닌 중요성을 고려해 우리 자녀가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 입학사정관들은 흔히 약자로 EC 또는 ECA라고 부름)의 분야 중에서, 국제 문제나 국가간 관계 등과 같은 국가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다루는 분야, 또는 이를 위해 불가결하게 필요한 외국어나 외국 문화의 이해에 관계되는 사항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위한 추천 사항들을 소개한다. 이 특기는 후에 이 시리즈의 마지막에서 다룰 10번째 분야인 ‘다양한 문화를 다루는 분야의 특기 (Multi-cultural activities)’와도 관계가 있으니 더불어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우선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에는 모의 유엔 (Model United Nations, 보통 MUN이라고 부름)이 있는데, 거의 모든 고등 학교들에 지부가 설치되어 있으니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유엔의 총회를 본 따, 학생들이 각 나라의 대표가 되어 그 나라와 세계 공동의 평화와 유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의 모임을 여는데, 지역 모임(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의경우 보통Seattle 대학에서 열림)과 전국 모임 등 다양한 모임에 참가하여 리더십을 향상시키고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모색해 보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단체 활동이다.

     또 다른 예로는 국제 사면 위원회 (Amnesty International) 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는 “모든 사람이 보편적 인권 헌장 등에 기록된 인간의 권리를 향유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 각국 인권의 사각 지대에서 행해지는 각종 인권 유린 사례를 찾아내고 시정하도록 노력을 기울이는데, 1980년 4월 사형을 언도받은 한국의 김대중 씨(후에 대통령이 된)를 양심수로 규정하고 석방을 위해 전세계적인 구명 운동을 벌인 바도 있다. 이 단체도 많은 고등 학교에 지부가 있으니 인권 운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여할 만하다.

     이러한 학교 내 활동 이외에도, 학교 밖에서 자신이 관심있는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Youth for Understanding과 같은 프로그램은 여름에 길게는 8주 동안, 학기 중에는 2-3주간의 외국 생활 (보통 홈스테이 가정에서 머물며 외국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사고의 폭과 세계관을 넓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립 고교의 경우, 학교 안에 이와 유사한 교환 방문 프로그램이 있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음에 반해 (예를 들어, 오버레이크 고교의 프랑스 교환 프로그램 또는 레이크 사이드 고교의 글로벌 서비스 러닝 프로그램), 공립 학교들에는 이러한 교환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이와 유사한 교환 프로그램을 새로이 만들어 다른 나라와의 국제 교환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특히 우리 한인 동포 자녀들의 경우, 한국의 K Pop이나 K Drama에 관심이 많은 학교 친구들과 한국내의 한 고등 학교를 접촉해  교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한가지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특히 10주나 되는 긴 여름 방학 기간 중에 한국의 호스트 패밀리와 함께 지내며 언어와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동포 자녀로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일조하는 것일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거름을 주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단지 어떤 클럽이나 행사를 시작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것들을 어떻게 미국에 돌아와 미국 사회에 접목시키고 발전시키며 의미있는 행동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배운 언어나 문화를 이곳 시애틀의 학생들에게 무료로 강습을 통해 나눈다든지 교내 인터내셔날 데이와 같은 행사에서 동료 학생들에게 체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여름 동안에 워싱턴 대학이나 스탠포드, UCLA 등에서 개설되는 외국어 집중 수업을 수강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대학들이 사용하는 원서 중에서 가장 많은 대학들이 받아 주는 공통 원서 (Common Application)의 에세이 제목 중에, ‘지원자를 지금의 지원자가 되게 만든 배경에 대해 쓰라’는 것이 있다. 지원자 부모님의 고국에서 느낀 무언가 모르게 와 닿은 그 느낌을, 왜 그런지 몰랐는데 경험해 보니 알게 된 이민 일세대 부모님과 코리언 아메리칸 자녀 세대간의 문화적 차이점 등을 에세이에서 녹여 낼 수 있다면 훌륭한 대입 에세이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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