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WAY 교육 –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님께

     8월 중, 하순이 되면, 필자는 새 출발하는 나이 어린 신랑 신부를 둔 부모의 마음이 된다. 자녀가 막 독립적인 인생을 시작하는 것을 바라 보며 가슴이 뛰지만, 같이 보낸 시절의 기억을 떠나 보내는 섭섭텁텁한 이별을 맛 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 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월요일 오전에 카톡 메세지를 받았다. “선생님, J가 이번 주에 밴더빌트로 떠나서 인사 드리려는데, 오후에 시간 어떠세요?” 지난 몇 년간 (아니 평생이라 해도 무방하지만) 자녀의 앞 날을 위해 기도하며 성원(가끔은 간섭도) 해 온 어머님의 매듭짓기에 동참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당연하지요, 좋은 시간 알려 주세요.” 즉답을 한다.

     낯선 도시에서 첫 대학 생활을 목전에 두고, 두려움과 기대로 뒤섞인 설레임으로 가득찬 새내기 대학생들이 지난 18년간을 지내온 집과 도시를 뒤로하고 대학으로 떠난다. 유덥과 같이 쿼터제 대학(여름 포함 4학기제)에 진학하는 경우라면 9월 중순에 부모님을 떠나 대학의 기숙사로 떠나지만, 하버드나 밴더빌트와 같은 동부 대학들처럼 시매스터 학제를 사용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신입생들이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미지의 여행을 떠나는 시절이 온 것이다. 이제 자녀들은 익숙지 않은 혼자만의 세계로 향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혼합된 힘들지만 희망에 찬 묘한 시기를 겪는 때이다. 부모님들 역시 쉽지 않은 시기임은 부인할 수 없다. 대학으로 자녀를 떠나 보내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 걱정하시느라 자신들에 대한 염려는 걱정 리스트의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이를 떠나 보낸 후에 이런 저런 마음 고생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이미 겪어본 선배들은 안다.

     오늘은 자녀를 ‘무난하게’ 떠나 보내기 위한 부모님들의 마음 준비에 도움이 될 조언을 소개하니 읽어 보시고 상황에 따라 참조하시기 바란다. 대학으로 자녀를 떠나 보내는 부모를 위한 상담과 강연에 지난 30년간 전문가로 활동해 온 마샬 듀크 교수의 조언이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는데, 여기 우리의 실정에 맞춰 필자의 의역과 사족을 붙여 소개한다:

     첫째, 보내는 인삿말을 생각해 두세요: 부모가 자식을 기숙사에 내려 주고, 또는 공항에서 작별을 할 때, 무언가 나눌 말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짧게는 “I love you,” “I’m behind you,” “I am proud of you,” 등등의 작별 인사를 생각해 두고 실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만일, 작별의 슬픔이 북받쳐 별 의미 있는 말을 못했다는 후회가 들 경우에도 걱정할 것은 없다. 자녀와 헤어진 후에 바로 이메일을 하든지 편지를 보내든지 해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면 된다. 이 이별사는 자녀가 오랫동안 기억하며 부모 생각을 할 때마다 오버랩 되는 말이 또는 글이 될 것이다.

     두번째, 당신의 인생에 변화가 올 것임을 예상하세요: 만약 아직도 작은 아이가 집에 있다면, 그 녀석은 아마도 십중팔구 부모와 더 친해지려 노력을 할 것이다. 방에만 처박혀 있던 작은 아이가 큰 녀석이 집을 떠나니 저녁 밥상 머리에 나타나더라는 이야기는 상당히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만약 집을 떠나 대학으로 간 아이가 마지막 자녀라면 이제는 자녀와 함께 지지고 볶던 시간을 지나 둘만 남은 부모가 서로간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온 것이다. 막상 닥쳐 얼떨떨 하지 말고, 미리 아내에게, 또는 남편에게 좀 더 신경을 쓰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 새로운 시기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이전에는 자녀들 때문에 그저 눌러 참았던 일들이 이제는 아무 구속없이 터트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전에는 아이들 앞에서 뭔가 어색해 표현할 수 없었던 당신의 사랑을 과감하게 배우자에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기도 하다.

     셋째는, 자녀들이 돌아왔을 때는 떠날 때의 자녀와 많이 다를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 아들이나 딸이 집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만사에 부모님이 정한 시간표나 통행금지 등을 준수했을 것이지만, 대학에서 상당 기간을 부모의 간섭없이 지내다가 방학이나 명절에 집을 방문한 우리 자녀들의 습관이나 시간 사용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우리도 대학 다니던 시절을 돌아보면 고등학교 때와 상당히 달랐음을 기억하고 자녀들에게 조금 여유를 주며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정해진 원칙과 한 집안의 규율을 포기하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들의 생활을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인정해 주는 마음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네번째는 자녀의 방을 너무 다르게 바꾸지 말라는 것이다. 대학으로 떠난 아이들에게 집, 특히 자신의 방은 힘든 시절을 지내며 견디어낸 ‘자신만의 안식처’라 할 수 있다. 대학의 신입생으로 보내는 첫 학기는 상당히 쉽지 않은 시기이다. 수강하는 수업에서 클라스 메이트들이 발표를 하고 교실 밖에서 대화를 하다가 보면, 모두가 자신보다 뛰어난 아이들로 넘쳐나는 것 같아 ‘아마도 난 입학 사정관들의 실수로 뽑힌 것 같아’라고 자학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물론 학기가 지날 수록 학교 생활에 익숙해 지고, 이러한 근거없는 걱정에서 벗어나게 될 터이지만, 이런 걱정을 안고 첫 번째 방학에 집을 방문했을 때,  홈 베이스가 너무 바뀌어 있으면, 자신의 둥지를 잃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 그들에게 ‘따뜻한 안식처’를 남겨 두는 것이 좋다. 물론 다른 용도로 꼭 그 방을 써야할 경우에는  따로 아이가 좋아하던 물건들을 모아 놓은 장소를 마련해 놓으면 될 것이다.

“안녕, J, K, S, …, 잊지말고 힘 내거라. 너희들의 새로운 삶 속에 하나님께서 항상 동행해 주시기를 우리 부모들은 매일 매일 쉬지 않고 기도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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