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Who says I can’t. Nobody!

     지난 목요일 텔레비젼 채널을 돌리다가 해맑은 웃음을 머금은 한 남자가 휠체어에 앉아 수상 소감을 하는 장면을 마주쳤다. 랍 멘데스라는 30세의 남자인데, 선천적으로 팔과 다리가 없게 태어나 휠체어가 팔과 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휠체어를 전후좌우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소감을 말하는 도중에 터트리는 웃음이 팔다리의 멈춘 부분을 넘어 튀어 나와 보이지 않는 팔다리를 만드는 듯 느껴졌다. 어릴 적부터 풋볼에 관심을 가져 매든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ESPN의 게임에 몰두해 지낸터라 그는 고교 1학년에는 학교 풋볼팀의 매니저로, 시니어 때는 쿼터백 코치로 활동했다. 졸업 후 바로 보조 코치로 취직을 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아 마침내 12년차인 2018년에는 캘리포니아의 사라토가 고교의 헤드 코치로 취직을 했고, 첫 해에 8승 2패의 전적으로 거의 지구 우승를 할 뻔했다. 이 친구가 받은 상의 이름이 ESPN에서 인내와 결단을 통해 극심한 악조건을 극복한 스포츠맨에게 수여하는 Jimmy V상 (유명한 대학 풋볼 코치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메세지로 잘 알려진 지미 발바노의 이름을 딴)이니, 더 이상 알맞은 수상자가 있으랴? 그의 수상 소감 중 한 대목: “전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지금까지도 왔는데, 누가 저에게 더 이상은 무리라고 하겠어요? 누가 제가 못할 거라고 하시겠어요? 누구도 아니지요  (I’m not done yet. I made it this far. Who says I can’t go further. Who says I can’t. Nobody!).

     이 장면을 보다가, 작년 이맘 때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던 한 청년의 이야기가 생각나 그 내용을 필자의 각색으로 소개해 보면,

     월터 카(Walter Carr)라는 스무살된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이 있다. 알라바마의 빙햄턴 근처에 사는 이 학생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자 열심히 직장을 찾았는데 드디어 시급이 괜찮은 이삿짐 센터의 도우미 일을 잡았다. 내일 아침이면 첫 출근을 해 어느 가정의 이사를 돕기로 배정받고 잠을 청하기 전에 요즘 시원치 않은 2003년형 닛산 자동차의 시동을 점검했다. 내일 아침 일터까지 20마일(32킬로미터)를 운전해야 하는데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이곳 저곳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지만, 그에게 라이드를 줄 수 있는 친구가 없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이 친구,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민을 한다. 우버나 리프트를 사용하면 될테지만,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으니 말도 안되고. 직장에 전화를 해, 사정이 생겨 출근을 못한다고 하면, 이사를 위해 배정된 동료들이 갑절의 일을 해야 될 터이니 안되고. 잠시의 생각 끝에 한 단순한 결정: 첫 직장의 첫 일을 빵꾸낼 수는 없으니 이사를 도와줄 집까지 걷자.

     그럼 어떻게? 구글맵을 체크하니 8시간은 걸어야 된다고 한다. 아마 밤새 걸어야 될터이니 잠시 눈을 붙이고, 약간의 먹을 것으로 힘을 낸 뒤 길을 떠나리라. 어둡고 위험하기는 할 테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어려움을 감수해야겠지.

     계획에 따라, 8시에 볼로냐 햄 몇 조각과 계란 두개를 먹고는 잠깐 눈을 붙인 뒤, 자정 무렵에 일어나 약간의 짐을 챙겼다. 지갑과 전화기, 집나온 개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야구공 하나와 조그만 부엌 칼이 전부이긴 하지만. 몇시간을 걷다가 개가 쫒아오려는 것을 보고는 야구공을 던져 주었더니, 공을 따라 개는 사라졌다. 때로는 걷고 마음이 급해지고 두려운 생각이 나면 뛰기도 했지만, 떠나지 않는 생각은 줄곧 이 직장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일은 먼저 번 직장인 패스트푸드 점의 쿡보다 시급도 높고, 무엇보다도 이달의 렌트를 낸 뒤라 수중에 돈이 한푼도 없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직장이었다.

     한참을 걷다가 지쳐 한 은행의 파킹랏에서 잠시 쉬다가 야밤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관의 검문을 받게 되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일하러 가는 도중입니다. 첫 출근길이거든요.” 자초지종을 들은 경관 아저씨, 이 학생을 데리고 근처의 식당으로 가 치킨 비스킷을 사 준다. 허겁지겁 먹는 것을 본 뒤 극구 사양함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를 주문해 주며 격려를 한다. 다른 경찰관과의 교대 시간이 임박해 일터로 데려다 주지는 못하나 교대자에게 사정을 전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5시 반경, 그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의 이야기를 들은 다른 경찰관이 나타나 이삿짐을 나를 집까지 남은 4마일을 태워다 준다. 6시반경에 목적지에 도착한 뒤, 경찰관의 말을 전해 들은 이 집 주인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감탄을 하고, 집에 들어와 잠시 눈을 붙이라고 호의를 베풀지만, 이 친구 거절하고 이삿짐을 나르기 시작하겠다고 한다. 잠시 뒤, 다른 일꾼들이 합류해 일을 무사히 마친다.

     이 집의 안주인, 오래 걸은 것이 너무나 측은하고 의무를 이행하려는 의지가 대견해, 다음날 이 학생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 전후 사정을 말하며 전화기를 양편의 두 사람은 흐느끼기 시작한다. 또한, 이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고장난 차를 고치는데 쓸 비용 마련을 위해 모금을 시작해 4만4천불을 모금한다. 자수성가한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 출신의 이 이삿짐 회사 사장님이 이 소식을 접하고는 만나자고 한다. 20분을 걸어 약속장소에 나가자 이 사장님 학생에게 자신이 타던 2014년형 포드 익스플로러의 열쇠를 건네며 하시는 말씀: “우리 회사는 마음씀과 인내에 관해 아주 높은 기준을 요구하네만, 자네가 이 기준을 면구스럽게 만들었구먼.” 이름(Carr)부터 차(Car) 복이 많은 이 학생, “누구에게도 당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마세요. 할 수 있고 없고는 우리 자신에게 달린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멘데스와 카, 이 두 사람은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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