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미국 대학의 기부금 입학과 레거시

     미국의 대입 사정에서 불/합격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학력이나 시험 성적 이외에도 많은 다른 사항들이 있다. 이들 중에서, 지난주에는 인종 문제를 소개했고, 이번 주에는 기부금 입학과 졸업생 자녀에 대한 특별 우대의 제도에 대해 간략히 다룬다.

     먼저, 기부금 입학 이야기는 그리 공공연히 내놓고 하는 사안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6년에 데니얼 골든이라는 하버드 출신의 월 스트리트 저널 기자가 “합격의 댓가 (The Price of Admission): 어떻게 미국의 지배층은 엘리트 대학에 돈을 내고 입학이 되며, 누가 그 대신에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는가?”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은수저 하나가 표지 디자인으로 그려져 있는데,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어구인 “금/은/흙수저의 원전인  영어 어귀 “someone 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은 상당히 구체적인 기록들을 근거로 기부금을 내고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 대학들에 입학한 상당수의 실재 인물들을 실명으로 거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책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의 이름도 등장한다 (pp.44-48). 이 책이 출간된 당시에 제러드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뉴욕대 법대에 재학 중이었고, 이방카 트럼프와 결혼하기 3년 전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제러드의 아버지인 억만장자 찰스 쿠슈너는 제러드가 고교 주니어였던 1998년에 하버드에 매년 25만불씩 나누어 내는 형식으로 2백 5십만불을 지원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제러드는 하버드에 합격을 했는데, 저자인 골든은 제러드가 졸업한 고교 선생님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제러드의 시니어 시절에) 그는 이 학교가 제공하는 가장 어려운 과목을 수강하고 있지 않았고, 대입 시험 성적들도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입학자 평균 성적에 못 미치는 정도였다. 프리쉬 학교의 관계자들은 제러드가 하버드에 원서를 낸다고 할 때 상당히 놀랐고, 합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어 했다.”

     두번째의 특혜 제도인 레거시 제도는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교육에 있어서의 Grandfather clauses (20세기 초반에 흑인들의 선거권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조항으로, 문맹자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기로 정한 법안인데, 조상이 선거를 한 경험이 있는 경우—대부분이 백인—에는 선거권을 인정한 조항을 말함)”와 다르지 않다. 즉, 특정한 피부색이나 경제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제도임에 분명한 것이다. 사회학자인 제롬 카라벨 UC 버클리 교수에 따르면, 동문의 자제를 우대하는 이 제도는 20세기 초에 처음 시작되었고, 그 목적은 새로이 미국 대륙에 유입된 유태인과 외국인들의 명문 사립 대학 입학을 제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의 공사립 대학에 동문들이 내는 기금이 연간 80억을 상회하는 큰 액수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 대학들이 이 제도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이 돈을 기부하는 목적은 경제학자인 조나단 미어의 지적처럼 단지 모교에서의 학창 생활에 대한 장밋빛 추억이나 이타주의 때문만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동문들이 기금을 더 많이 내는 경향이 있고,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나이가 가까와 오면 액수가 늘어나고, 입학 사정이 끝나면 액수가 훨씬 줄어 든다고 한다. 물론 불합격의 경우에는 기금을 내기로 한 약속을 철회하는 것이 다반사임도 사실이라 한다.

     이렇듯 미국 교육의 실제 속에서 일면 어두운 그림자들이 아직도 짙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많은 언론과 교육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이러한 제도의 폐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50여년 전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님이 꿈꾼  “창조된 모든 이들이 평등한 (all men are created equal)” 그런 세상이 곧 올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계속 노력하면 그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자.

     이러한 제도의 개선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 개개인의 마음 자세이다.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가 속한 교육구나 공립인지 사립인지의 여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벌써 방학이 시작된 지도 이, 삼주가 지났다. 여름 방학은 모든 학생에게 학기 중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참 쉼과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귀중하고 복된 시간을 주는 기간이지만, 악용하거나 게으르면, 다음 학기는 물론이고 인생에 큰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특히, 방학이 끝나고 가을이 오면 고교 시니어가 되고 대입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자녀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이 기간 동안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편안함과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본능과의 치열한 투쟁을 벌여 이겨야만 된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분명한 사실이다. 방학동안 대입 에세이 작성에, 아니면 대입 시험 준비에 코피를 쏟으며 (또는 잠을 쫒으려 허둥대다 커피를 쏟든지하면서라도) 열심을 다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만약 자신이 신앙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의 신에 모든 노력의 결과를 맡기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한다면, 방학이 끝나는 노동절 휴가의 끝자락에 이르러 제법 만족한 미소를 쓰윽 날릴 수 있는 경지에 달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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