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달 착륙 50주년에 배우는 교훈 두가지

     지난 토요일인 7월 20일은 50년 전인 1969년 같은 날 미국의 우주 비행사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첫 발을 디딘 날로 이 역사적인 위업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가 열렸다. 그 중 하나로, PBS에서 기획한 아폴로 우주 비행사들 간의 대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아폴로 프로젝트가 지금은 백발의 노구로 90줄에 들어서, 지난 날의 패기와 담력은 가끔 이야기 도중에 주먹을 불끈 쥐는 손등에 드러난 혈관에 희미한 흔적으로나 남아있었지만, 자랑스런 일을 이루었다는 신념으로 가득찬 그들의 확신에 찬 음성은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생생한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이 노병들의 연세를 찾아 보니, 아폴로 11호의 승무원 3명 모두가 1930년 생으로 달 착륙 당시 39세, 현재는 거의 90세인데, 그 중에서 벌써 가장 먼저 달에 발을 내딛은 암스트롱을 이미 82세로 7년 전 유명을 달리한 바 있다.

기억을 되살리고, 기록들을 살펴 보니, 먼저 ‘유리 가가린’이라는 이름이 떠 오른다. 지금은 ‘레이디 가가’가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겠지만, 1960년대 중반의 세계 인명 사전에 그의 이름은 항상 맨 위를 차지하는 성명이었다. 6.25 직후의 냉전 시대에 공산주의자들을 되도록이면 대우하지 않는 우리 나라에서 출판된 사전에서이긴 하지만, 가나다 순서로 배열된 명사들의 이름 중 가가린이 앞쪽을 차지하기에는 문제가 없었고 그 당시 그의 업적은 맨 앞 줄에 위치해도 그리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기도 했다. 그 이유는, 잘 아시다시피, 1961년 4월12일 소련의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우주를 처음으로 비행한 유인 우주선을 조종했고 지구로 귀환한 첫 비행사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 후에, 미국은 난리가 났었다. 가가린의 비행이 성공한 바로 다음날, 미국의 하원 과학과 우주 위원회는 긴급 회의를 열고 미국이 소련을 따라 잡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 그 해의 몇 달 후, 미국의 비행선으로 첫번째 우주 비행을 성공한 프리덤 7호의 비행이 성공한  20일 후인5월 25일 당시 대통령인 존 에프 케네디는 당시로서는 과학자들 조차 반신반의한 폭탄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지금이 바로 우리 미국이 우주의 업적에서 분명하게 선도적인 역할을 할 때 입니다…제가 믿기로, 우리 나라는 이 목표를 이루는데 전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60년대가 지나가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 발을 딛게 하고, 지구로 무사 귀환하도록 만드는 이 목표를 (소련에 앞 서) 달성해야만 합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선언이었지만, 결국은 이 목표가 60년대가 끝나기 전인 1969년에 이루어진 것은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 일에 매진한 과학자들과 극한 훈련과 목숨을 건 비행을 기꺼이 무릅쓰고, 때로는 숨진 많은 우주 비행사들의 희생과 노력, 국가의 지도자들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천문학적인 경비에도 (아폴로 프로젝트에 사용된 비용은 당시 달러로 2조원, 현 시세로는 11조 달러) 불구하고 소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투자이니 아깝지 않게 지원한 정치적인 목적도 간과되지는 말아야 하지만. 이번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하면서, 필자에게 드는 울림은 목표를 세우고 개인이 (또는 관련된 모든 이들이) 힘을 다해 노력하면 믿고 원하는 일들을 이룰 수 있다는 증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옥토끼가 방아를 찢고 있는 저 먼 우주라는 신화  속의 달나라에 인간이 발을 딛고, 이제는 민간 우주선을 통해 달을 여행하며 토끼들이 방아 찧어 만든 추석 떡을 먹을 수도 있을 세상이 곧 오지 않겠는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는 성경 속의 말씀이 괜한 추상적인 어구가 아님이 분명하다.

이제 기나긴 여름 방학도 거의 반환점을 돈다. 우리 자녀들은 어떤 목표가 있을까? 그들의 삶 속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을까? 아니 아주 가깝게 보아, 이번 여름 방학에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목표가 생기면, 우주 비행사들로부터 배운 것을 실천에 옮겨 보자. 첫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우주 비행사들이 겪은 혹독한 훈련 과정을 보면서,  모든 가능한 사태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준비 과정에 혀를 내둘렀다. 한 예로,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 올 때, 목표로 정한 바다가 아닌 아프리카의 밀림이나 극한 사막 지역에 착륙할 경우를 대비해 실제로 오지에서 뱀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먹는다든지 사막의 혹염을 피해 물을 구하는 방법들을 실제로 훈련하는 모습은 어느 유격대원들의 극지 훈련에 못지 않은 힘든 극기의 훈련이었다. 우리도 오늘 이 일을 꼭 끝내야지 작정했으면, 무슨 사정에라도 달성하도록 시도해 보자.

둘째로, 열정어린 끈기와 더불어, 목표 달성 후에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버릇을 키우자.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에 무사 귀환한 후에도 40일간을 일정한 장소에 격리되어 혹시 달이나 우주에서 감염되거나 가져왔을 지도 모르는 균들을 제거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몇 주전 프랑스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팀이 귀국 즉시 카 퍼레이드를 하며 승리를 만끽한 것처럼 왜 이들도 환영 인파에 즉시 둘러 쌓이고 싶지 않을 것인가. 이 격리 상황 속에서 애꿎은 피해를 당한 것은 무사 귀환한 우주 비행사들 뿐만이 아니라, 실험용 쥐들도 있었는데, 비행사들에게서 채취된 샘플을 쥐들에게 투입해 그 결과를 관찰하는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폴로 11호의 경우에는 쥐들도 인간도 모두 사는 해피 엔딩이었으니 참 경사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The Mice and the Men)’과는 다른 결과였으니 망정이지, 과학자들의 염려처럼 달에 치명적인 세균들이 있기라도 하고, 이들이 지구로 유입되어 오기라도 했으면 어쨌겠는가? 목표를 달성했더라도 그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끼칠 후폭풍까지라도 신경쓰며 해피 앤딩을 만드는 승리자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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