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대화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21 세기를 미국에서 살아 가는 한인 부모로서, 이 험한 세상 속에서 우리 자녀들을 참되게 교육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 즉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목표를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른 길일까?’라는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은 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문제의 답을 도출해 나가는 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삶의 법칙 (12 Rules for Life: An Antidote to Chaos)”을 독자와 같이 읽어 보며, 본 필자의 생각을 가미해 나눠 보는 시리즈를 작년 11월 초부터 시작했다. 한 법칙, 한 칼럼의 형태로 간략히 줄여 소개하고 있는데, 오늘은 아홉번째 챕터인 “당신이 대화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Assume that the person you are listening to might know something you don’t)”를 전해 드린다.

     뉴욕 타임즈가 “현재 서방 세계에서 가장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지성”이라고 극찬한 피터슨 교수의 아홉 번째 챕터는 앞선 챕터들과는 달리, 신화나 성서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그의 임상 심리학자로서의 경험이 전반적인 논점을 이끌고 있다. 그가 자신의 환자들과 나눈 대화의 방식과 내용, 그 결과들에서 나온 결론에 의하면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즉, 대화 속에서 상대의 말, 제스처나 얼굴 표정을 주의 깊게 바라 보며 경청하는 것은 당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의 개인적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다. 당신은 대화의 상대방이 하는 말들이 그의 인생 속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조심스럽고 사려깊으며 진실된 결론에 다다른 말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말하는 사람이 겪은 것과 같은 수고를 겪음이 없이 공짜로 그 경험을 체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실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배우는 것은 훨씬 빠르고 위험이 덜하지 않은가?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것은 또한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생각을 깊이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당신 자신이 마음 속에 만든 당신의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즉 또 다른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정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당신이 대화를 할 때, 말하는 이의 말을 듣고 나서 그 말에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게 되는지, 그 새로운 사실이 어떻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변화시키는지, 어떤 새로운 의문을 갖게 되는 지는 자신(의 아바타)에게 귀 기울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생긴 변화와 의문을 말하는 상대에게 직접 말하고 의견을 나누게 되면, 두 대화자는 화제에 대한 새롭고 더 넓은 이해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듣기와 대화를 통해 당신의 지혜는 당신이 이미 갖고 있었던 지식이 아니라, 최상의 지혜라 할 수 있는 지식을 위한 지속적인 탐구에 이르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어구 ‘너 자신을 알라’처럼, 당신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므로 계속해서 진리를 찾으려 노력해야함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당신이 듣고 말하는 대화자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장에서, 피터슨 교수는 ‘당신에게 말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조금 의미가 다를 수도 있지만, 작년 2018년에 온라인 사전으로 유명한 dictionary.com에서 일년간 가장 검색율이 급증한 단어들을 살펴 보면서, 피터슨 교수가 말한 배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이미 많은 대중들이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소개하는 단어들은 이용자들이 어떤 사회 현상이나 미디어에서 다뤄진 사실을 듣거나 보고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해 사전을 찾은 횟수가 가장 많았던 단어들을 순서대로 소개한 것인데, 참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지식에 갈급해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일 많은 사람들이 단어의 의미를 확인한 것은 Dog Whistle이다. 검색율이 이전 대비 만 퍼센트 이상 급증했다는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동물인 개는 사람보다 더 높은 피치의 소리를 식별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고 개에게만 들리는 호각을 불어 개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용구인 ‘개호각’을 말한다. 이것을 비유해, 어떤 특정한 정치적인 전략이나 슬로건으로, 언급된 메세지를 지지하는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정치적이고 인종적인 차별을 담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단어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된 것은 작년 8월에 플로리다의 주지사 선거 캠페인에서 백인 후보자인 론 디산티스가 흑인 경쟁 후보인 앤드류 길럼을 지칭하며, “우리가 결코 하지말아야 하는 일은 바로 세금을 증액해 주정부의 재정을 도산시키는 사회주의적 아젠다를 받아들임에 의해 ‘일을 그르치는 것 (to monkey this up)이다.” 여기에서 인간보다 열등한 원숭이가 일을 그르친다는 인종적인 욕설을 담은 이중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으니 Dog Whistle이라고 부른 것이다.

     두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본 단어는 Hegemonism으로 사전적인 의미는 “세계를 지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국이 행하는 공격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 단어는 작년 5월 북한의 김정은이 미국의 헤게모니즘에 대해 불평하며 말한 것에서 사용되었다. 

     세번째는 Self-made인데, 지난 7월에 포브스 잡지가 카일리 제너를 ‘Self-made 백만장자’라고 부르면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도움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인데, 카일리는 미국의 리얼리티 쇼 (카다시언 쇼) 방송인으로 카일리 화장품을 설립해 재산을 증식한 여자 방송인겸 사업가이다.

     네번째는 Shithole로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의 밀실 회합에서 아이티와 여러 아프리카의 국가들을 “shithole countries”라고 부른 것이 알려지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단어이다. 이 단어는 미국 사람들이 쓰는 슬랭으로 “구역질나는 장소”라는 의미이다.

     가능하면 남을 폄훼하거나 억누르려는 마음보다는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하는 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며 생각하고 실천하는 새 해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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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