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은 거의 없지만 배우는 것은 많은 대학들 1

매년 이맘 때가 되면, 가을에 고교 시니어가 되는 자녀가 있는 가정 부모님의 베겟 머리 담화의 주제는 ‘과연 우리 아이가 어느 대학에 지원하면 좋을까’의 문제일 때가 많다. 아이 앞에서는 말하기 좀 꺼려지는 이 대화에서 영 잠맛을 잃게 하는 것의 주범은 대부분 공부가 그리 뛰어나지 않은 아이의 비현실적인 학교 선택과 비싼 대학의 학비에 대한 걱정이다.

가까운 주립 대학을 갈 정도의 실력인데, 타지로 대학을 갔으면 하면 아이가 ‘사립 대학이 장학금을 더 많이 준데요’라고 논리를 들이대면, 어찌 대답할지를 몰라 대꾸도 못하며 그저 생각해 보자고 미루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부담 중 학비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고자, 우리 한인 동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비 부담이 거의 없는 명문 대학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하는데, 이번호에는 뉴욕의 유서 깊은 미술/건축/공학 대학인 쿠퍼 유니온 대학 (Cooper Un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nd Art, 전체의 학교 이름은 길지만 보통 ‘쿠퍼 유니온’이라는 별칭으로 부름)을 소개한다.

Cooper Union 대학은 1859년 발명가이고 기업가이며, 박애주의자였던 피터 쿠퍼에 의해 뉴욕 맨하탄의 이스트 빌리지 지역에 설립되었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부자중의 하나였던 쿠퍼는 독실한 크리스챤이었고, 기독교 정신의 실천을 교육에서 찾으려 했다. 성경의 잠언 3장에 나오는지혜의 길은 기쁨의 길이며, 그 길은 평안하다를 모토로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사회에 나가 나눔의 도를 실천함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 쿠퍼는 자신의 종교를 학생들에게 고집하는 대신, 누구든지 자격이 되는 학생은 자신의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 했고,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전통을 수립했는데, 이것은 몇 년전 까지도 계속되었었다.

근래에 들어 학교 재정이 악화됨에 따라 요즘은 학비의 절반인 $21,625이 모든 학생들에게 지급되며, 지원 분야에 아주 뛰어난 경력이나 능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각종 성적 장학금과 재정 보조 지원서를 제출하는 지원자들에게는 재정 보조가 따로 지급된다. , 유학생들에게는 내국인 지원자와 마찬가지로 등록금 반액 보조는 주어지나 재정 보조는 지급되지 않는다.

이 학교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크게 세가지 분야의 학문을 전공하는 세개의 단과 대학이 있는데, 전체 학부의 학생 수가 약 900-950명 정도(매해의 신입생은 210-220명 가량: 작년은 건축, 22; 미술, 61; 공과, 131)이며 합격율은 조금씩 높아져 2016년에 학교 평균 13% (각 대학 4%, 8%, 22%)를 기록한, 아주 경쟁율이 높은 학교이다. 전체 학생중 공과 대학에 55%, 미술 대학에 32%, 그리고 건축 대학에 나머지 13%의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다.

인종별 분포는 아시아계가
20%, 라티노 10%, 흑인 3%와 백인계가 31%로 소수계가 조금 많으며, 19% 정도는 외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이 학교는 다른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이 남녀의 비율이 거의 같거나 여학생이 64의 비율로 많은 것과는 달리 남여 학생의 비율이 65 35으로 단연 남학생의 숫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특이한 대학인데, 작년에는 예년에 비해 여학생의 비율이 2% 정도 늘었다. 건축과 미술의 경우, 고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각 단과대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 보면, 건축 대학은 5년제 프로그램으로 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건축 연구 환경 분야에서 세계 3위에 올라있는 우수한 대학이다. 미술 대학은 회화, 조각, 드로잉, 영화, 비디오, 그래픽 디자인, 사진과 판화과가 있는데,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로 구성된 교수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생생하게 건져낸 예술의 흐름을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과 대학은 화학
, 물리, 화학 공학, 토목 공학, 전기 공학, 기계 공학과 등이 속해 있는데, 토마스 에디슨이 공부한 곳으로 유명한 화학과, 그리고 학부 대학 중 미국 최고의 랭킹을 자랑하는 화학 공학과 등이 단연 돋보인다.

미술, 건축, 공학 세분야의 단과 대학은 각각 입학을 위한 요구 조건들이나 과정이 다르기에 각자의 지망 분야에 따라 모집 요강을 상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건축, 미술과 공과 대학 모두 조기 전형인 얼리 디시전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마감일이 보통 11월 초중순인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건축 학부는 올 해의 경우 11 1, 미술 학부와 공학부는 12 3일이다. 또한 정시 전형의 경우는 모든 단과 대학의 원서 접수 마감일이 동일하게 20191 7일이다.

입학 사정 과정이나 방식도 조금씩 다른데
, 건축 대학의 경우 올 해는 원서를 접수시킬 때 SAT/ACT 성적 (에세이 시험은 필수로 요구하지 않음), 고교 성적, 추천서, 그리고 유학생의 경우는 TOEFL 성적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에게 건축가로서의 자질을 테스트하는 스튜디오 테스트라고 부르는 테이크 홈 시험을 보내 주는데, 이것을 보통 3, 4주만에 마쳐서 학교에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미술 대학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데, 먼저 원서와 학교 성적 등의 추가 서류를 마감일까지 제출하고, 홈 테스트를 받으면, 3, 4주만에 20점의 포트 폴리오와 함께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공과 대학의 경우는 홈 테스트 대신 에세이를 써내야 하는데 이것은 공통 원서에 포함되어 있다
. 고교 성적, SAT/ACT 성적, SAT 과목 시험 (수학/과학), 추천서 등을 예전에는 1월 중순까지 내도록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원서와 함께 제출하도록 변경되었음을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작년의 경우 각 대학별 합격자 SAT/ACT 평균 성적은 다음과 같다: 건축 (1,300, 29), 미술 (1,205, 27), 그리고 공학 (1,500, 33.5)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