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방학 준비하기 5

벌써 6월중순을 넘어선다.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에는 이미 대부분의 초중고생들이 여름 방학에 들어간 시점일 것이다. 지난 주에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지를 맞았고, 이제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니 서북미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 난다. 이 길어진 낮 시간을 잘 활용해 자녀들과 행복한 여름 방학을 잘 보내시기 바란다.
요즘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 이런 저런 걱정을 하시는 부모님들과 방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은 시간이 좀 남은 듯하지만, 한 두달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림을 지금껏 살아온 경험으로 아시는 지라 이때쯤 부모님들께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우리 아이가 올 여름 방학을 잘 보내기 위해서 뭘 하면 제일 좋을까요?”이다. 10주나 되는 긴 방학을 앞두고 점차 초조해지시는 부모님들이 가장 신경 쓰시는 대목을 보여주는 질문이다. 특히 대학 진학을 코 앞에 둔 고교생 자녀들이 있는 가정의 시름은 더욱 깊다.
“ACT나SAT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부모님의 질문에 대답해 드린다. 우리 자녀들이 학기중에는 학과 과목을 위해 공부하고 숙제를 하느라 SAT/ACT와 같이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험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 그렇지만, 여름 방학 기간 중에는 학기중보다 훨씬 많은 자유 시간이 있고, 여름 학기를 수강하지 않는 보통의 경우에 숙제나 학과 공부에 얽매이는 부담이 없이 이런 시험 준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이에 더해 지난 해부터는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가 새로이 8월 시험을 신설해 시행하게 되어 여름 방학 동안 이 시험을 공부하는 것에 더욱 동기 부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 방학 동안 공부를 하고 다음 시험이 있는 10월초까지 기다리면 그 동안 공부한 것을 다 잊어 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결점이 보완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ACT는 9월에 시험이 있으니 여름 공부의 효과는 거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시험들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ACT 준비를 위해서는 “The Real ACT Prep Guide,” 개정된 SAT 공부를 위해서는 “The Official SAT Study Guide”를 구입해 꾸준히 풀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매일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규칙적으로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혼자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에 자신이 없고, 문제 풀이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인근 학원의 방학 특강에 등록하여 공부하거나 친한 친구들과 스타디 그룹을 만들어 가까운 도서관에서, 또는 대학에 간 주위의 선배들에게 개인 과외를 받아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쯤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의례히 부모님들의 질문은 “그럼 어떤 시험을 준비해 보는 것이 좋을까요?”로 옮아간다. 답은 간단하다. “어느 것이든 우리 아이에게 더 잘 맞는 것을 보시면 되지요.” 두 시험의 연습 시험을 보고 점수가 더 잘 나오는 것을 택해 준비하면 된다. 만약에 어느 전문가는 SAT가, 몇 년전 자녀를 아이비 리그 대학에 보낸 한 동네 엄마는 ACT가 더 좋다고 하더라도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는 시험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이 두 시험의 역사를 잠깐 돌아보자. SAT는 20세기 초에 아이비 리그 대학을 포함하는 사립 대학들의 입학 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험이고, 역사가 벌써 한 세기에 가까운 전통있는 시험인 반면에, ACT는 1950년대에 전쟁에서 돌아온 참전 용사들이 인근의 주립 대학에 진학할 때 보도록 만들어진 시험이라고 할 수도 있기에, 아마도 똑똑이용과 모자란 사람들용으로 이 두 시험을 구별하는 그릇된 평가가 만들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더우기, SAT는 전통적으로 이 나라를 움직여 온 동부에서 만들어져 동부와 서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어온 시험이지만, ACT는 중서부의 깡촌놈들이 만들어 주립 대학에 가는 이들이 주로 본 시험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아직 남아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러한 과거의 영욕을 생각할 때, 뉴욕 타임즈가 몇 해전 실은 기사는 충격이었다. 이 교육 분석 기사에 의하면, 지난 1986년부터 2010년 경까지 SAT를 보는 학생의 숫자는 60% 정도 늘어난 반면, ACT를 택한 학생의 숫자는 같은 기간에 두 배 이상인 126% 증가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결과, 마침내 2012년부터는 SAT를 보는 학생의 수보다 ACT를 치르는 학생들의 수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요, 촌놈이 도시 양반님들을 밀어낸 형국이라고나 할까? 이 두 회사간의 경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SAT가 작년부터 8월 시험을 신설하자 ACT는 올 해부터 7월 시험을 새로 시행하며 맞불을 놓았다. 우리 자녀들은 이 경쟁을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