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방학 준비하기 4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작년 이맘때 펴내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올해의 경제학 도서에 뽑힌 책,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 (Everybody lies)’는 여러모로 흥미를 끄는 책이다. 거짓말의 내용을 요약하면,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의 생활을 화려하고 성실하게 덛칠을 해서 남에게 보여주는 반면에, 구글에서 데이터 서치를 할 때는 내면의 거친 민낯을 서슴없이 드러낸다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페북에서 배우자에 대한 글이나 사진은 예쁘고 성실하며 다정한 연인을 묘사하지만, 동일한 배우자에 대한 구글의 검색에서는 멍청이거나 얼간이가 아니면 동성애자로 나타난다고 한다. 겉과 속이 다른 기계 문명 인류의 거짓된 두 얼굴을 드러내준 걸작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니 알고 보면, 그들 역시 나처럼 힘든 면이 있는 남들의 화려한 면을 부러워하며 자학하지 말라는 말이다.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고교생들의 페북에 올린 내용들과 구글 서치에 사용한 내용들은 어떻게 다를까? 더욱 극심한 차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입 사정관들이 SNS 내역을 볼 수 있다는 염려에서 페북의 내용은 아주 착하게 잘 정리되었을 가능성이 많은 반면에,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글의 검색에서는 청년기의 질풍과 노도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하고 대조하는 일이 유익한데, 이번 여름 방학 준비에 이 대조와 비교를 적용해 보자. 여름 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 뭐니뭐니 해도 가장 효과적인 일들 중의 하나는 SAT 또는 ACT와 같은 표준 학력 고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본 칼럼을 통해 여러번 강조한 바 있는데, 최근에도 여러번 독자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이 두 시험 중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 아직도 확신이 들지 않는 자녀들과 부모님들을 위해ACT와 2016년 3월부터 새로이 변경된 SAT 시험을 대조, 비교해 드리니, 자녀가 각 시험을 출제하는 기관의 웹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모의 시험을 본 뒤 이 글도 참조하여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조속히 공부 실천에 들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방학의 끝은 도적처럼 다가 올 것이기에.
SAT가 20세기 초반에 건전한 군인들을 선발하기 위한 테스트에서 출발해 대입 표준 시험으로 오랜 시간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 온 시험인 반면, ACT는 원래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소련과의 대립 구도에서 필요한 인력의 양성을 위해 대학 교육을 위한 재정 지원이 늘어나고, 전장에서 돌아 온 퇴역 군인들을 비롯해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즈음에 중부 아이오와 대학의 두 교수가 만들어 시행하기 시작한 시험이다. 그 당시, 엘리트 사립 대학교들의 입학 시험으로만 주로 사용되어 오던 SAT를 대체하여 많은 주립 대학이나 소규모 사립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1959년부터 시작된 후발 주자격인 시험이다.
원래는 SAT가 동부와 서부 지역의 대학들에서 전통적으로 편애를 받아 온 것과 비견될만큼, ACT는 그 출생지인 중부 대학들에서 강세를 보여 온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ACT와 SAT 두 시험은 지역 구분없이 어느 지역의 대학들에서나 공평하게 받아들여 지는 추세이다. 즉, 미국 전역의 거의 100 퍼센트의 대학들이 두 시험 중 구별이나 선호도없이 한 시험의 점수만을 제출해도 무방하도록 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지역 감정(?)의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워 있기는 하다. 한 예로 중남부의 노트르 담 대학이나 밴더빌트 대학은 합격자의 과분수 이상이 ACT 시험을 본 학생들이고, 일리노이, 미시간, 콜로라도, 켄터키와 와이오밍 주 등에서는 모든 고교 재학생들이 학력 평가를 위해 이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루게 되어 있다. 더구나, 2011년부터는 대입 원서 제출을 위해 이 시험을 보는 학생의 숫자가 SAT 를 치르는 학생의 수를 넘어서는 등 한창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ACT는 일년에 7번 (2/4/6/7/9/10/12월) 시행되는데 보통 짝수달이며, SAT는 3/5/6/8/10/11/12달의 7번에 걸쳐 시행된다. 두 시험이 겹쳐 시행되는 6, 10, 12월에도 두 시험은 다른 날짜에 시행되므로 두 시험 모두를 시간차를 두고 같은 달에 볼 수도 있다. 특히 시험 날짜에 관해 주목할만한 사항은 SAT가 작년 여름부터 새로이 8월 시험을 신설해 시행하고, ACT 는 여름 방학이 막 시작된 2,3주 후인 7월과 방학이 끝난 직후인 9월에도 시행되기에 여름 방학 중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공백없이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CT 시험은 선택 사항인 작문 (30분 소용) 을 제외하면 SAT 보다는 5분이 짧은 2시간 55분이 걸리는 시험이다. 시험 과목은 SAT가 영어 (Evidence based Reading과 Writing and Language)와 수학, 그리고 선택 사항인 작문 (Essay)으로 구성됨에 비해, ACT는 영어 (English), 독해력 (Reading), 수학 (Math), 과학 (Science)의 네 분야와 역시 선택 사항인 작문 (Essay)로 구분되는데, ACT의 영어는 SAT의 글쓰기와 언어 능력부문과 유사하며, 수학과 독해력은 두 시험에서 거의 동일한데, ACT에만 있는 과학 분야는 독해력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정도이다.
SAT는 각 시험 800점 만점으로 총 1600점 만점임에 반해, ACT 시험은 각 섹션 36점 만점으로 총점을 섹션 수로 나누어 종합 점수 역시 36점 만점으로 계산된다. 2016년의 SAT 개정 이후, 이 두 시험은 문제의 기본 유형이 상당히 유사해졌으니 한 과목을 공부하면 다른 시험의 공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물론 학생 개인 마다 시험 궁합의 차이가 있으니, 앞서 지적한 것처럼 두 시험과 선(모의 시험)을 각각 본 뒤 비교하고 대조하여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