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조기 전형 1″이 어떨까요?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내내, 불볕 더위로 이마를 타고 내리던 땀방울을 털어내며,
벨뷰 교육구등 퓨젯 사운드 일부 지역의 각급 학교들은 다음주인 8월 31일에
새 학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시애틀 교육구 등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교육구는 9월이 시작되고,
노동절 휴가를 지나 가을의 초입에 들어서는 9월6일까지 개학을 미뤄 조기 개학한
학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일주일 지난 후의 가을 학기 개학일은 일주일 늦은 여름 방학을 이야기하는
것과 크게 다름이 아니니 그리 부러워 할 일만은 아닌데, 정해진 법정 수업 일수가
있기 때문이다.

8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뜬금없는 태도로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입학 사정에서 인종에 기반한 차별을 조사하도록 지시하는가 하면, 대입 교육
관계자들은 미국 대학의 관행인 입시에서 졸업생 자녀 특혜도 조사 대상에 넣도록
소리를 높이고, 샤를럿츠빌에 소재한 명문 버지니아 대학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난입해 소동을 부리고, 서류미비 학생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조치인 DACA의 폐지가
연방 차원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렇듯, 8월을 달구고 있는 교육계의
여러가지 핫이슈들이9월이 되면 선선한 가을 바람에 고개를 숙이고, 들판의 알곡과
정원의 과일이 무르익어 우수수 떨어지듯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로인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올 해 대학에 지원하는 시니어들에게는
‘여러모로 바쁨’ 과 ‘코앞에 닥친 원서 마감으로 조바심이 넘침’ 이외에는 별다른
감각이 없을 때이다. 미국 대학 입시에서 학생 모집시 사용하는 조기 전형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조기 전형이란, 말 그대로 지원 대학에 일찍 원서를 내고 일찍 합격 여부를 통보받는
미국의 한 대입 전형 제도이다. 이 제도의 장단점이나 종류가 간단치 않기에
이번주부터 몇주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하기로 한다.

미국 대학들 중 약 400여개의 대학이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방식의 전형을
채택하는 학교들은 대부분 사립 대학들이다.
보통 원서 마감을 11월 1일 (모든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포함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연구 중심 대학들) 또는 11월 10일에서 15일 (윌리암스나 애머스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리버럴 아츠 대학들) 사이에 원서를 마감하고 12월 15일경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 발표시에, 합격 (accepted), 불합격 (rejected)과 보류 (deferred)의 세가지 중
한 결정을 통보 받는데, 만일 지원자가 보류 결정을 받으면, 그 지원자의 서류가
일반 전형 지원자들의 지원서와 비교하여 다시 한 번 심사를 받게되고
일반 전형 합격자 발표 시기인 3월말이나 4월초 경에 결정을 통보 받는다.
한편, 불합격의 경우는 조기 전형에만 불합격된 것이 아니라, 같은 해에 해당 대학에
일반 전형으로 지원할 기회도 잃게 된다.

이 전형 방식의 장점은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12월 중순에는 알 수 있기에
12월 중순부터 졸업까지 나머지의 고등학교 시니어 시절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나 교내외 활동에 주력하며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것을 갖기
위해서는 항상 부담도 따르는 법. 즉, 조기 전형의 종류에 따라 지원 학교의 숫자나
재정 지원의 폭이 제한 될 수가 있다는 단점도 있다. 조기 전형의 종류에 따라
이 부담의 종류가 다르니, 대학에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고자하는 학생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이 어떤 종류의 조기 전형을 사용하고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대표적인 조기 전형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있다:
Early Decision (ED, 아래에서는 이 약자를 사용함), Early Action (EA),
Single Choice Early Action(SCEA)/Restricted EA (REA).

ED는 어떤 특정 대학을 가겠다고 결정을 확고하게 한 학생들을 위한 제도이다.
만약에 어떤 지원자가 아직 어떤 대학에 지원해야 될지 확실하게 모르고 다른 많은
대학들에 가능성을 열어 둔 경우에는 이 전형 방식을 사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ED 방식의 학교에 지원할 경우에 지원자, 학부모, 그리고 지원자
출신 학교의 담당 카운슬러의 3자가 만약에 이 학교에 합격하면, 다른 학교들에 제출한
모든 원서들을 철회하고 해당 학교에 입학하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하도록 되어 있고,
ED 학교에는 단 한군데만 원서를 내게 되어 있다.
이에 반해서, EA는 훨씬 운신이 자유로운 방식의 전형으로 원서를 일찍 접수해야 하고
결과를 일찍 알 수 있다는 것은 ED 방식과 같지만, 큰 다른 점은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대학에는 합격이 되어도 꼭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로, 이 방식을 운용하는
학교들에는 복수 지원이 허용된다.
그러나, EA의 일종인 SCEA(또는 제한적 얼리 액션, Restrictive early Action이라고도 함)
의 경우에는 합격시 꼭 등록을 해야한다는 강제 조건은 없으나 보통 조기 전형으로
단 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 조건이 있다.

이러한 종류의 조기 전형으로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꼭 알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재정 보조에 관한 사항이다. 특히, ED로 지원하는 경우에는
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기에 12월 중순 경에 합격을 통보받았을 때, 해당 학교에서
정해 준 재정 보조금액을 군말없이 따라야만 한다는 부담이 뒤따른다.
즉, 정시로 지원해 한 학교 이상의 학교로부터 합격을 통보받으면, 각 학교에서
제공하는 재정 보조의 금액을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적절한 학교로 입학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조기 전형의 경우는 그러한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이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제출하는 일은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