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의 합격 취소 이유”가 어떨까요?

지난 6월 초에 하버드 대학의 학생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이 쇼킹한 뉴스를 게재했다.
그대로 옮기면,
Harvard Rescinds Acceptances for At Least Ten Students for Obscene
Memes (하버드 대학이 외설스런 밈을 한 최소 10명이나 되는 신입생의 합격을 취소했다).

이 기사의 타이틀을 보시고 우리 기성 세대들의 대부분은
“아니, memes(‘밈’이라고 발음함)이 뭐여?” 하며 의아해 하시리라. 사전적인 뜻을 보면,
그리스어인 mimema에서 온 말로 ‘모방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197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말로, 인터넷 상의 소셜미디어에서 어떤 이미지와
문구들을 모방해 계속적으로 퍼나르고 변화를 줌으로서 가볍게 웃음을 유발하거나
부정적인 경우에는 특정한 인종이나 여성, 성정체성 등에 대해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모욕적이고 경멸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취소가 무슨 일인가 하면, 작년에 하버드 대학에 지원한 4만 여명의 학생들
중에서, 지난해 12월과 올 해 3월말 지원자의 5.2 퍼센트인 2,056명이 합격자 통보를
받았고, 이 중에서 사상 최고의 숫자인 84%가 동 대학에 입학을 확약했다.
즉, 매년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보통 12월 중순에 조기 전형 합격자를,
그리고 3월말에서 4월초 사이에 합격자를 발표하고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지원자들은
본인이 가장 원하는 대학에 5월 1일까지 등록 의사를 밝히면 가을에 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거의 보장된다. 여기에서 ‘거의’라고 표현한 것은 대학들이 보내는
합격 통보가 ‘조건부 합격’이기 때문에 합격자라 하더라도 만일 학교측이 정해놓은
조건에 반하는 일이 발견되면 신입생으로 등록해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합격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하버드 크림슨이 밝힌 합격 취소 사태는 조기 전형 합격자가 발표된 후에
소셜 미디어 상에서 일어난 사건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버드 대학의 입학처는
지난해 12월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 후에 다른 많은 학교들이 하는 것처럼, 2021학번
(한국에서는 대학의 학번을 입학 연도로 부르지만, 미국에서는 졸업 연도로 부름)을
위한 공식 페이스 북 그룹을 만들어 각 합격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도록 자리를
깔아 주었다. 그런데, 이 사이트를 통해 약 100명의 합격자들이 의기 투합해
개인 메세지 그룹을 만들게 되었고, 이 그룹 사이에 일단의 학생들이 마이너리티
그룹을 타겟으로 한 성적으로 공격적인, 홀로코스트에 관한, 아이들의 죽음을 희화한
밈이나 메세지를 퍼뜨린 것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발견한 하버드 대학의
입학처는 해당 학생들에게 지난 4월초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입학 사정 위원회는 2021학번이 멤버인 개인 그룹챗에 속한 여러 학생들이 매우
공격적인 메세지나 그래픽을 포함하는 메세지를 전송한 사실을 알게 되어 굉장히
실망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본 위원회가 발견한 바에 의하면, 귀하는 이 채팅에서
(위에 말한) 문건들에 관여한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본 위원회는 귀하가
내일 정오까지 본 위원회에 귀하가 올린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는 진술서를 보내기를
요구하는 바입니다…이러한 건으로 귀하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어 유감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동 대학의 입학처는 최소 10명의 합격자에게 합격 취소 편지를
보냈다. 이러한 하버드의 결정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분분하다. 일반적인 경향을 보면,
많은 학교들이 매년 입학 취소 통보를 하는데, 가장 주된 이유는 합격자가 합격이
결정된 이후에 받은 12학년 2학기의 학교 성적이 그 이전의 성적과 너무 큰 차이를
보일 때이다. 예를 들어, 지원서를 제출할 때는 거의 A와 B만 받던 학생이 합격이
결정된 뒤에 시니어 라이티스에 빠져 학교를 빠지거나 공부에 소홀히해 D나 F를
받으면 합격 취소의 가장 선두에 서게 된다. 그외에도, 입학 원서에 쓴 사실이
허위임이 밝혀진다거나 도덕적인 결함이 드러난다거나 하는 경우가 그 뒤를 따르는
이유들인데 소셜 네트 워크에 쓴 내용들 때문에 입학이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왔다.

이번의 입학 취소는 헌법에 보장된 의사표현의 자유가 옳은지 아니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해묵은 논란을 표면 위로 꺼내
놓은 셈이 되었다. 미국 최대의 대학 시스템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비첨은 표현의 자유에 방점이 찍힌 듯하다. 이 대학측은 “소셜 미디어어카운트를
적극적으로 모니터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이러한 문제는 전혀
다뤄지지 않습니다…만일 어떤 지원자가 자의적으로 학생 행동 규범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신고될 경우에만 적절한 경로를 통해 조사가 이뤄질 것입니다.”

필자도 회원인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의 회장인 낸시 빈의 반대 입장도 경청할만
하다. “대학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입학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기로, 그리
자주 일어나지는 않은 일이지요…(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이 말하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입학 취소가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 이전에 일단 합격 사정에서
약 40%의 입학 사정관들이 지원자의 소셜 미디어를 접속한 경험이 있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되도록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위챗, 유튜브와 트위터 등의
미디어상에서 언행이나 사진의 내용 등에서 조심을 하는 것이 좋지 아니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