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잘 보내기 2
이제 한, 두주만 지나면 많은 사립 초/중/고등학교들은 방학에 들어 가고,
우리 동포 자녀들의 대부분이 다니는 공립 학교들 역시 그 다음 주말이나 두 주정도
후에는 기나긴 여름 방학에 들어 간다. 방학이 10주나 되기에 일년의 약 1/5을 차지하는
여름 방학을 떠올리면 자녀들이 별일 없이 빈둥대고 그러다 보니 게임에 빠져도
통제가 안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을 지난 수년간 경험했기에 당신도 몰래 몸서리가
쳐지신다는 어느 어머님의 고백이 생각난다. 이 분께서, 가능하지 않은 일에 다시 한 번
맞닥뜨려야 된다는 허탈한 표정으로 경험담을 들려 주신다: 작년의 경우,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는 뭘 좀 보람있는 일들을 시켜야지 의욕을 가지고 나섰지만, 방학이
깊어갈수록 더운 날씨와 바쁜 집안일, 그리고 짬이 안나는 직장/가게일 때문에 자녀
돌보기는 엄두도 못내고, 방치된 채 방학 내내 게임만 하는 아이와 몸씨름 마음씨름을
하느라 10주를 처참하게 허송했다는 이야기셨다.
지난 수요일 로컬 텔레비젼인 킹 5의 뉴스를 보다가 이와 맥락이 통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워싱턴주 교육감인 크리스 레이크달이 향후 7년 동안 워싱턴 주의 교육 개혁을
위한 안을 발표한 것인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앞으로 유치원에서 8학년까지의
연간 수업 일수를 늘리고 필요하면 일간 수업 시간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유를 설명하면, 워싱턴 주의 학생들은 방학이 너무 길기에 지난해 배운
것을 방학동안 다 잊어 버리게 되고 이것은 다음 학년의 수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어떤 혁신적인 안이 곧 시행될테니 뒷짐지고 기다리면 주정부가
다 알아서 해 주리라 기대는 마시라. 이러한 안들이 시행되려면 지금의 교육 예산에
연간 40억 달러를 더 투자해야 되니 아마도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런 개혁안에 미국의 학생과 학부모는 그리 긍정적이 아니고,
어떤 면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공부의 강조는 미국 교육이
지닌 장점들인 현장의 경험, 여행과 커뮤니티를 통해 배우는 교육 등의 면에서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상을 펴고 우리 자신의 해결책을 찾아 보자. 언제든지 하늘이 무너져도
방법은 있다. 일단 재원이 마련되어 정부의 안이 실현되기 전까지는 우리 각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 팔을 걷어 부치면 된다. 지난주에 소개한 영어, 시사, 상식 등의 자녀가
좋아하는 부분의 공부에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에 더해, 자녀들이 이 긴 여름 방학 동안
좋은 책 읽기에 힘을 쏟도록 격려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면이 허락될 때마다
이 칼럼을 통해 추천하고 있는 좋은 책 목록을 여기 소개한다.
이번 여름에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들에서 양질의 어휘들과 친숙해 지고 고전들에
담긴 속깊은 내용들 속에 푹 잠기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부모의 입장에서는
집에서 자녀의 영어 공부를 도와 줄 수 없다는 자책감에서 벗어나고 자녀들은 시간이
비교적 널널한 여름 방학 동안 어휘력과 읽기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길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좋은책의 목록들은 근처의 도서관의 사서에게 묻는다든지,
칼리지 보드의 추천도서 목록을 살핀다든지 여러가지가 있다. 이번주에는 몇 년전
SAT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이 뽑은 좋은 책 리스트를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책들은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 시간에 교재로 사용하는
것들이므로 방학 동안에 읽어 두면 예습의 효과도 있다:
1) SAT 만점자들이 학교에서 쓰는 책들 중에서 가장 좋다고 뽑은 책
Tolstoy의 Anna Karenina; George Owell의 1984; Aldous Huxley의 Brave New World;
Joseph Heller의 Catch-22; Joseph Conrad의 Heart of Darkness; John Steinbeck의
The Grapes of Wrath; Scott Fitzgerald의 The Great Gatsby; Kate Chopin의 The Awakening;
John Knowles의 A Separate Peace; Harper Lee의 To Kill a Mockingbird;
Shakespeare의 Hamlet; Charles Dickens의 Great Expectations; Mark Twain의
Huckleberry Finn.
2) SAT 만점자들이 수업외에서 읽은 책들 중 제일 재미있다고 꼽은 책들
Tom Wolfe의 The Right Stuff; Frederick Forsyth의 The Day of the Jackal; Margaret
Mitchell의 Gone with the Wind; Tom Clancy의 The Hunt for Red October; John Irving의
The World according to Garp; Jane Austin의 Pride and Prejudice; George Owell의
Animal Farm; Antoine Saint-Exepery의 The little Prince; Victor Hugo의 Les Miserables.
3) 기타 서적들 (위의 양 부문에 골고루 선정된 책들)
Herman Hesse의 Siddhartha; Ayn Rand의 The Fountainhead; Dostoyevsky의 Crime and
Punishment; J. D. Salinger의 The Catch in the Rye; William Golding의 Lord of the F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