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의 보이지 않는 이유

지금부터 4월초까지의 기간은 고교 시니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혹독한 인고의 기간이다.
작년 11월 말 (버클리 등을 포함하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부터, 12월 1일 (유덥),
12월 말에서 1월 초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비롯한 명문 사립 대학들)를 거쳐 지망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이 사정 결과를 통보 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합격한 학생들은 오랜 수고를 보상 받았다는 느낌에 환호를 지를 것이고, 불합격이나
대기자명단에 오른 학생들의 경우에는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기분이리라.
특히 자신이 제1지망으로 지원했던 대학에서 불합격을 받은 학생들이 왜 자신이
이런 결과를 받았는지 수긍할 수 없는 경우에 이 아픔은 더욱 커진다.

“아니, 나보다 학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이 더 좋지도 않고 과외활동의 경력을 따져도
비교가 안되는 것같은 학교 친구는 합격을 했는데, 왜 제가 떨어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 거의 눈물을 흘리며 따지듯 묻는 학생에게 뭐라 설명을
해야할지. 이런 경우에는 어떤 설명도 이 아이의 질문에 만족스런 대답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머릿속에서 좋은 답을 찾으려 노력을 한다.

“글쎄, 내가 아는 다른 학생의 장단점은 아주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 그리고,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방식이 대부분의 경우 통합적/총체적
사정 방식 (holistic review, 해당 학생의 사정 가능한 모든 점—학습 능력, 과외활동,
개인적 특징, 가정 형편, 인종, 가족중에 해당 대학 졸업자 여부 등—을
통합적으로 사정에 고려하는 방식)을 쓰기에 우리가 예상치 못한 점들이
불합격의 요인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라고 위로를 한다.

그러면, 학교성적 (GPA)이나 시험 성적 (SAT/ACT) 등처럼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 이외에, 지원자가 예상치 못한 또는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입학 사정의 고려
사항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몇가지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교사 또는 카운슬러 추천서:

    우리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우리 자녀가 선생님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기대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선생님들이 모든 학생들에게 좋은 추천서를 써 주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을 좋게 볼 거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므로, 학생의 결점을 특정히 지적하는 혹독한 평가를 보내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부정적인 추천서로 인해 합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임에 틀림이 없다. 추천서를 써주시는 분들이 부정적이 의견은 아니더라도 미지근하고 상투적인 용어들로 채워진 편지를 보낸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특정 학생의 개인적이고 특징적인 장점을 감동적/효과적인 일화를 들어 칭찬하기 보다 의례적인 칭찬으로 메워진 편지는 공감을 끌어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2. 지원 학교가 선호하는 지리적, 인종적, 성별적 특징:

많은 명문 대학들은 사회 경제적 소수자나 그 가정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한다. 또한 남녀 신입생의 등록자 비율을 균등하게 맞추고 (요즘엔 여학생의 숫자가 월등히 많기에), 외국 유학생의 비율이 어느 특정 국가 출신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며, 미국내의 특정 지역 출신자가 표나게 많거나 적어지지 않도록 지역 안배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이유로 명문대에 가고 싶으면, 시골인 사우스 다코타로 이사를 가야한다는 진실이 섞인 우스개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3. 특정 연도에 특정 사항에 대한 가치가 변함:

각 대학이 신입생 사정에서 중점을 두는 사항은 해당 연도마다 달라 질 수도 있는데, 문제는 특정 대학이 어떤 해에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 지 예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느 해에는 프렌치 혼을 연주하는 학생이 필요할 수도 있는가 하면, 다른 해에는 디베이트나 체스에 출중한 지원자가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또한 몇 해전, 듀크 대학의 입학 처장은 그 해에 동 대학의 해양 생물 학과의 설비를 확장할 예정이기에 그 분야에 관심과 능력이 있는 학생에게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한 강연에서 지적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대학의 방침도 이 경우에 속한다.

4. 지원 학과에 따른 장단점:

몇 주전 필자의 칼럼에서, 유덥에 들어간 후에 비지니스나 엔지니어링 전공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래서 유덥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예 신입생을 뽑을 때부터 특정 대학을 갈라서 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각 대학들의 접근 방식이 다르기에 어떤 학교들은 인기가 많은 이공계나 경영 대학을 다른 인문/자연 대학과 구별해서 신입생을 선발하는가 하면, 다른 대학들은 일괄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 뒤, 대학의 이학년이나 삼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전공을 정하도록 한다. 그러니 지망 대학이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 지 숙지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또한 여학생이 엔지니어링을 선택하거나, 남학생이 교육 대학을 지망하면 이점이 있음도 널리 알려진 사항이다.

5. 마지막으로 소셜 미디어에 담긴 사진이나 글들을 입학 사정관들 이 볼 가능성이 많음을 기억하고 원서를 제출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