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에 자녀와 잘 지내기

드디어 여름 방학이다. 자유 시간을 갈구하던 아이들에게는 꿀맛같은 방학일테지만, 휴식을 염원하는 부모님들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시간만큼을 잃어 버리는 쓴맛의 방학일 수도 있다. 이런 간극을 눈치 채신 우리 부모님들은 여름 방학을 자녀와의 부딪힘없이 지혜롭게 보내시기를 원하실텐데, 필자가 두가지 예를 들어 조언을 드린다.

먼저 70/80 학번의 부모님들이라면 익숙할 칼릴 지브란의 시집 “예언자”에 나온 지혜를 빌려 보자. 아이들에 관한 시편의 구절들인데, 좀 길지만 필자의 졸역으로 여기 소개한다. 많은 번역서들이 오늘 소개히는 부분을 예언자 중의 “아이들에 관하여”라고 따로 떼어 번역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은 이것이 사랑, 결혼과 죽음같은 다른 26개의 주제들 중의 하나로서 원문에는 다음과 같은 문답체로 되어 있다: “한 여인이 품에 어린 아이를 안고서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요라고 부탁하니, 예언자가 대답한다:

그대들의 자녀들은 그대들의 소유가 아니라네. 그 아이들은 인생 자체의 갈망에서 난 아들과 딸들이라네. 그 아이들은 당신들을 통하여 왔으나 부모인 당신들로부터 온 것은 아니네. 또한 그들이 당신들과 함께 거하나 당신들의 소유는 분명 아닌게지; 당신들은 그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생각까지 주려고는 마시게.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그들 나름의 생각이 있으니까. 부모들이여, 당신들은 아이들의 육체를 담을 수는 있으나 정신까지는 아니라네, 그들의 정신은 자네들이 꿈속에서조차도 갈 수 없는 내일이라는 집에 거하니 말일세. 당신들은 아이들처럼 되려 노력하는 것이야 무방하지만, 그들을 당신들처럼 만들려고는 생각하지 마시게. 왜냐하면, 인생이란 되돌아갈 수도, 과거에 머물수도 없기 때문이지; 당신들은 활이라네, 거기에서 아이들이 살아있는 화살로서 쏘아지는 활 말일쎄. 활을 쏘시는 이는 무한의 궤적속에서 과녁을 보며, 그 분 신의 크신 능력으로 당신들을 팽팽히 구부려 화살들이 빠르고 멀리 나아가도록 하신다네. 활쏘는 이의 손에서 당신들을 기쁘게 구부리시게나. 그 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시는 만큼이나 팽팽히 휘는 활도 사랑하시나니.”

이 글을 읽으며 등이 활처럼 굽어지는 것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아무 갈등없이 이번 여름을 잘 보내실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

두번째는, 역시 70/80 세대에 익숙한 한국 가구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의 가사들인데 틴에이저 아이와 어머니의 생각들이 잘 그려져 있다. 장자의 일장춘몽을 연상케 하는 “난 잠시 눈을 붙인 줄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로 시작되어 딸과의 대화체로 된 몇구절을 보면:

“(엄마의 독백)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가슴 속을 뒤져 말을 찾지. 공부해라…아 그건 너무 교과서적이야, 성실해라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딸의 답백)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엄만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지…, 공부해라그게 중요한 나도 알아, 성실해라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줘!,…아무리 노력해봐도 엄마의 눈엔 그저 철없는 딸인 거냐고? 나를 혼자 있게 놔둬!..엄마, 나를 믿어줘요! 어려운 말이 아닌 따스한 손을 내밀어줘요!…엄마의 걱정보다 해낼 있어요!, 무엇을 해내든 언제나 엄마의 딸로 버텨내고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엄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있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 꿈이란 !,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엄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있어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바로 꿈이란 !”

그래. 우린 안다. 자녀들과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신이 하시려는 일에 몸을 맡겨 구부리면 우리 자녀들의 만사가 형통해 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