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덥의 새 총장에 대해

지난 달 중순경에 우리 퓨젯 사운드 지역의 명문 대학인 워싱턴 대학 (이하 유덥) 시애틀 캠퍼스의 수장이 바뀌었다. 새로 총장이 된 애나 매리 코스 (Ana Mari Cauce)는 전임 총장인 마이클 영이 텍사스 에이 앤 엠 대학의 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 몇 달동안 총장 대리로 일을 해 온 바 있다. 뜬금없이 유덥 총장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우리 동포 자녀들이 많이 재학 중인 대학의 총장이 어떤 인물인지를 알아 두는 것도 나쁘지 않고 이것을 기화로 우리 한인 독자들께서도 간단하게나마 미국 대학 총장들의 실태에 대해 좀 알아 두시는 것도 좋으리라는 발상에서이다.

카스 총장은 여러모로 특이한 이력의 인물이다. 먼저 이번에 신임 총장이된 코스는 여성이다. 한국의 경우 몇몇 여자 대학을 제외하면 여성이 유수한 대학의 총장이 되는 것이 아직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부모님 세대의 우리 동포들께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실 분도 계시리라.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은 대학의 여성 총장 비율이 1980년에는 10%에 불과했지만,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그 비율은 26.4%로 상당히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대학 재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이 57%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그 숫자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비 리그 대학들에서는 이 바램이 현실이 된 상황을 보이는데, 하버드, 브라운, 유펜 그리고 코넬의 총장이 여성으로 여덟개 아이비 대학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 신임 코스 총장은 우리네와 같은 이민자로서 쿠바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 이민자 가정 출신의 대학 총장에 관한 이야기도 그리 희소한 뉴스는 아니다. 우리 한인계만 보더라도 지금은 세계 은행 총재인 김용씨가 2009년에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아이비 리그 대학 중의 하나인 다트머스 대학의 총장을 지낸바 있고, 한인계가 우리 지역 쇼어라인 커뮤니티 칼리지 학장을 지냈는가 하면, 현 유덥 바슬 캠퍼스의 수장이 또한 한인계 학자인 병 울프 예임은 잘 알려져 있다.

코스 박사의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인종차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행정가이며 동성애자라는 점이다. 지난 주에 고등 교육 연감에 실린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들에 의하면, 코스 신임 총장은 1986년 심리학과의 조교수로 유덥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 계속 유덥에서 가르치고 행정을 맡아왔다. 그는 1979년에 오빠를 백인 우월 주의자들인 KKK단에게 잃은 전력이 있어 특히 유덥의 총장으로서 반 인종 차별 정책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코스 총장은 이미 지난 4월에 인종차별과 성적 불평등에 관한 이니시어티브를 발표한 바 있다. 약 300명의 교수들과 학생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코스 당시 임시 총장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인종 차별과 성적 차별을 예로 들어 이야기했다. 그의 오빠가 1979년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있은 KKK와 미국 나치당 사람들의 행진 와중에 파나마 출신의 흑인 부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고 인종 차별을 직접 당한 고통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동성애자로서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 놓았을 때, 카톨릭인 어머니는 이제 나는 두 자녀를 모두 잃었다고 통곡한 일화를 고백했다 (카스는 유덥 심리학과의 동료 여교수와 결혼했고 이제는 어머니도 이것을 이해한다고 함). 또한, 라티노로서 동료 교수가 “당신이 라티나(Latina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의 여성을, Latino는 남자를 말함)인 줄 전혀 몰랐다. 당신은 라티나처럼 행동을 안 하니까”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을 때, 특정 인종을 무시하는 또는 특정 문화에 대해 무지한 언사에 너무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험에서, 그가 주장하는 것은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얼굴색과 성별, 그리고 인종에 대해 차별하지 않는 분위기 속애서 교육받아왔기에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yours is the generation raised on the notion that we can be ‘color blind’ or culture blind or gender blind). 하지만, 이들은 이런 다양성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다른 문화에 대해 무지하기에 인종적, 성별적, 문화적인 차별을 한다는 것이며, 이 무지에서 그들의 행동이나 언사로부터 상대방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앞으로 유덥의 대학생 커뮤니티가 이런 것을 알리는 교육에 매진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신임 총장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우리 한인 동포 대부분에게는 그리 썩 환영받을 사안은 아닐 것이다. 미국 전역의 대학들 중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적으로 밝힌 대학 총장들은 2007년에 10명 미만이었지만, 2015년의 통계에 의하면 50명 이상이라는 발표이다. 이러한 컴잉 아웃의 증가는 각자의 개별성을 인정하는 흐름이 문화적 정치적 대세가 되는 추세에 힘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이, 사회가, 그 지도자들의 품성과 특성이 변하고 있다. 지면 관계로 이 문제를 깊이 다룰 수는 없으나 크리스천인 필자로서는 동성간의 결혼이 성경이 금하는 것이고, 진리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만은 지적하고 싶다. 옳지 않은 선택을 한 이들의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려주고 보듬는 것이 사랑의 발로임을 전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