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신입생 선발 기준 1

요즘 대학 졸업반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벌써 졸업 후에 근무할 직장에 원서를 내고 인터뷰를 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학교 성적도 신경써야 되니 수업에서 받는 숙제나 프로젝트도 만만치 않은데, 졸업을 거의 7~8개월이나 남은 이 시점부터 가외로 취직 걱정에 밤잠을 설치며 인터뷰 준비에 매달리는 현실이 고달프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런가하면, 벌써 그럴듯한 직장에서 잡 오퍼를 받고, 대학 졸업 초년병에게 10만불을 넘게 주는 회사에 취직을 했으니 한턱을 내겠다고 말만하는 친구라도 있으면 축하해 줄임에도 불구하고 얄미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입을 삐죽 내민다.

그리 큰 회사도 아닌데, 컴퓨터 전공을 한 사회 초년병에게 10만불 이상의 연봉과 상당한 입사 보너스를 준다는 졸업반 아들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 “박사 학위를 받고 몇년씩 일한 경험자도 아직은 다섯자리 숫자에 머물러있는 주윗분들이 허다한데, 이런 애송이들에게 도대체 왜 그런 큰 돈을 퍼붓는거야”라며 애꿋은 아내에게 불만을 토로했더니, 아내 차분하게 한마디, “아니 그 프레쉬한 아이들의 창조성을 크게 사는 거겠지요. 수명이 얼마나 길지는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그러다간, 아니 이 회사들의 직원 선발 기준은 도대체 뭘까 등등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런 와중에 울리는 전화벨, 시의적절하게도, “선생님, 우리 학교 작년에 졸업한 어떤 선배는 저보다 학점도 SAT 점수도 다 낮은데, 유덥에 합격을 했는데, 저보다 학점도 점수도 다 훨씬 높은 다른 선배는 유덥에 불합격했데요.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 지,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와요” 올 해 유덥에 원서를 내려고 준비하는 한 여학생의 대학 신입생 선발 기준에 대한 걱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어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진다.

이런 불평과 걱정은 일정 부분 미국 대학 입시에서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고교 성적과 시험 성적은 물론이지만, 그 외의 다른 요소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종합적 사정 방식 (comprehensive review)을 사용하는데서 기인한다. 필자도 회원으로 있는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가 발표한, 미 대입 전형에서 고려하는 요소들을 중요한 순서대로 보면, 1.대입 준비 과목들의 학점 (Grades in college prep courses); 2. 지원자가 택한 과목들의 난이도 정도 (Strength of student academics, difficulty of student’s course curriculum), 3. 대입 학력 고사 성적 (Admission test scores, SAT® and/or ACT® scores), 4. 전체 학교 성적 (Overall grade point average, GPA), 5. 에세이 (Application essays), 6. 교사 추천서 (Teacher recommendations), 7. 지원 학교에의 관심의 정도 (Demonstrated interest of students in attending a particular college), 8. 카운셀러 추천서 (Counselor recommendations), 9.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 10. 인터뷰 (Interviews), 11. SAT 과목별 시험 성적 (SAT Subject Test™ scores), 12. 과외 활동 경력 (Extracurricular activities) 등이다. 물론 여기에 더해 많은 명문 대학들은 학생의 사회 경제적 조건, 다시 말해서 인종이나 빈부, 출신 지역, 부모가 해당 대학의 졸업생인지의 여부 등등의 조건들을 고려한다.

이쯤되면, 아마도 눈치 빠른 독자들께서는 “아하, 그래서 옆집 개똥이가 떨어졌는데, 뒷집 메리는 합격했구먼” 이마를 치실 것이다. 그러면, 이런 조건을 생각할 때, 어떻게 미국 대학의 입학 전형에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을까? US News and World Report가 여기에 힌트가 되는 글을 게재해 우리의 사정에 맞추어 몇주에 걸쳐 개역하여 소개한다:

첫째, 시작은 일찍할수록 좋고 결말은 강하게 지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대입에 관해 진지한 카운슬링을 받기 위해 카운슬러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교 주니어들이다. 더할 나위없이 준비가 잘된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좀 더 일찍 카운슬링을 받았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경우이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은 명문 대학들은 지원자들이 고교 주요 과목들/또는 대입 준비 과목들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에서 4년간 수업을 택했었기를 원하니, 지원 예상 대학의 필수 요건을 미리 점검하여 9학년부터 수강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게다가, 위의 대입 전형시 고려 사항 중 두번째로 중요한 항목이 수강한 과목의 난이도였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초두에 언급한 예를 보면, 아무리 성적이 4.0 만점을 받았어도, 수강한 과목들이 전부 보통 과목이고,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위해 개설하는 Honor 과목들이나,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고교에서 가르치는AP, IB, College in High School 등의 도전적인 과목들은 가뭄에 콩나듯 들었다면, 그 만점 성적은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겨질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한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는 많은 학생들이 주니어까지는 어렵고 도전적인 과목을 수강하다가도, 졸업반에서는 여러가지 대입 준비등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비교적 수월한 과목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학생으로 보일 수밖에 없으므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