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잘 보내기 4: 대입 보충 에세이

  지난 25일은 고국 대한민국에서 6.25라는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난 지 65년이 되는 날이었다. 미국에 와 있으니 이 날이 그날인지에 대한 별 소회가 없이 지나갔는데, 며칠 전 우연히 이 잊혀진 전쟁에 대해 기억이 되살아 났다. 필자는 이 전쟁을 직접 겪지도, 또는 부모님이나 주위분들로 부터 직접 이 전쟁에서 겪은 상처나 쓰라림에 대해 자세히 들은바도 없었기에 이 동족상잔의 비극이 역사 시간에 배워서 외운 머릿속의 전쟁에 불과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며칠 전 어느 뉴스 시간에 흥미로운 장면을 봐았다. 워싱턴 특별구에 있는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에 쓰인 “자유는 대가가 없이 얻어진 것이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어구를 소개하며 이 전쟁에서 스러져간 미국의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세계의 역사를 뒤돌아 볼 때, 자유를 얻기 위해 목슴을 바친 많은 순국 선열들의 피가없이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가 결코 가능하지 않았으리라는 이 다큐멘타리의 주제는 보수 꼴통들만의 생각은 단연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소식 다음에 전해진 뉴스는 미국의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미국의 전체 주에서 합헌으로 결정했다는 뉴스였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이들은 이것이 피흘린 동성애자들의 오랜 투쟁의 결과로 얻은 자유로 생각할 터이고, 이것을 반대하는 이들은 옳지 않은 승리를 두고 볼 수 없으니 이제부터 긴 투쟁의 행군을 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와중에 당연히 필자의 직업의식은 “그렇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편안함과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본능과의 치열한 투쟁을 벌여 이겨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이겠지”라는 연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이주전부터 이야기한 것처럼, 방학동안 대입 에세이 작성에 코피를 쏟으며 (또는 잠을 쫒으려 허둥대다 커피를 쏟든지하면서라도) 열심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방학이 끝나는 노동절 휴가가 끝날 무렵까지도  이 에세이 쓰기를 아직 심각하게 시작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은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 단언할 수 있다.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행태인 것을 어찌하랴. 이 나이쯤 살아본 우리네 인생을 돌아볼 때, 누구든, 꼭 해야 될 일을 제 때 마치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인 것을…

지난 이주동안은 공통 원서 에세이에 대해서 소개했고, 이번에는 대입 공통 원서를 요구하는 대학들에서 공통 원서 에세이 이외에 필수로 요구하는 보충 원서 에세이에 대해 소개한다. 이 시리즈의 초두에 설명한 것처럼 미국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공통으로 받는 원서가 있어 이를 공통 원서(Common Application)라고 하는데, 이 원서에서 요구하는 다섯 개의 에세이 제목 중 하나를 뽑아 써서 제출하면 지원하는 학교 모두가 요구하는 에세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이 공통 에세이 이외에 추가로 각 대학은 해당 대학이 지원 학생으로 부터 듣기를 원하는 사항에 관해 따로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데, 이것은 보충 원서 에세이 (Supplementary essay)라고 부른다.

보충 원서 에세이는 묻는 내용상 보통 세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첫째는 왜 해당 대학을 지원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묻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뉴욕 대학의 보충 에세이 제목은 “당신은 뉴욕대에서 뭘 바라고, 동 대학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습니까?”인데, 많은 대학들이 이러한 유형의 에세이를 원한다.

두번째는 해당 대학의 특정 단과 대학에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밝히라는 보충 원서의 에세이들이 상당히 많다. 카네기 멜론의 경우는 “왜 카네기 멜론 대학에 그리고 본 대학의 특정 학과에 지원하는 지에 대해서 설명하시요”라고 적시하고 있다

세번째 범주에 드는 에세이들은 내용이 천차만별로 다양하며 재미있다. 특히, 이 에세이 제목들을 보면서 해당 대학들이 지원자의 어떤 면에 대해서 주목하여 알기를 원하느냐라는 것을 알 수 있기에 각 대학이 원하는 학생상을 그려 볼 수도 있으니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뉴욕의 여학교인 바나드 대학의 경우는, 졸업생의 말을 인용해, “애나 퀸들렌은 바나드 대학에서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을 전공했다. 당신이 그런 경우를 경험한 때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 또한, 유태계 재단의 사립 대학인  브랜다이즈 대학은 “내년에 당신이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에 살아야 한다면, 당신은 언제로 가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미식 축구의 명가인 카톨릭 명문대 노트르 담 대학의 경우: “대입 지원 과정 중에서 수 많은 에세이를 썻을테고, 잡다한 제목들과 씨름을 했겠지요. 이번에는 한 번 좀 새로운 걸 하나 써 보세요.”주립 대학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채플힐 캠퍼스도 둘째로 특이하라면 서러울 것을 요구한다: “당신은 무지개 건너 저편에서 뭘 보기를 원합니까?” 글쎄, ‘합격 통보요:)’라고 쓸 솔직한 학생들도 없진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