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존재 이유 3

지난 주부터 “대학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를 주제로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쉽게 말해, “왜 우리 아이들은 대학엘 가려는 것일까, 또는 우리 부모들은 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려 하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미국의 건국 초부터 적어도 1960년대 말인 레이건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대 이전까지는 ‘대학 교육에 있어서의 인문학에 대한 강조, 즉 대학 교육은 인간됨을 위한 공부가 강조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학의 실용성을 압도해 왔다. 다시말해, ‘대학 교육은 졸업 후의 직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 보다 훨씬 미국인들의 마음 속에 편재해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대중의 마음을 읽어 (또는 잘못 읽어) 표 얻(잃)는데 귀신인 정치가들이 공공연히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려면 사립 학교에 가라. 직장을 얻는데 필요한 (실용) 과목이 아니라면 공공의 재정을 지원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공언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문학은 이제 미국의 대학 교육에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살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대학을 막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새내기 청년 구직자들 중에서 직원을 선발하는 회사의 신입 사원 선발 담당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지난 1월 중순에 발표된 한 서베이를 소개한다. 미국 대학 교육 협의회 (Association of American College and Universities)가 ‘대졸 신입 사원을 선발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사항들’을 주제로 한 조사 기관에 의뢰해 나온 결과를 보자. 이 보고서의 결론은 대학 교육의 주된 목적이 단순히 직업 교육 또는 직업 훈련이어서는 안 되고, 장기적으로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폭 넓은 교육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 압도적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4명 중에서 3명 이상의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모든 대학생들이 재학중에 리버럴 아츠와 사이언스 과목들에 노출되어야 하며, 96 퍼센트 이상의 회사 담당자들은 ‘대학생들이 리버럴 아츠 교육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민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습득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조사 대상인 고용주들의 단 15 퍼센트만이 신입 사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구체적으로 직업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라는 답을 했다.

물론 이렇게 인사담당자들이 광범위한 교육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직업과 관련한 기술의 습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인사 담당자들은 리버럴 아츠 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에서 실질적인 기술을 익히는 것 역시 중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60 퍼센트의 조사 대상자들은 관련 분야의 지식과 더불어 폭 넓은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들에게 큰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맣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94 퍼센트의 고용주들은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이 직장에 지원할 때, 지원자들이 대학 재학 중 회사나 어떤 관련 기관에서 인턴십이나 수습 과정을 거친 경험이 있다면, 이런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밝힌다. 또한, 동수의 기업인들이 이 새내기 졸업생들이 연구 능력, 문제 해결과 의사 소통 능력을 보여 주는 졸업 프로젝트를 완성한 경우에 이 졸업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이 경영자들은 직장에 지원하는 새내기 졸업생들이 학교에서 상당한 양의 작문을 포함하는 수업을 여러 과목 수강했기를 원한다고 한다.

대졸 구직자들을 선발할 때 인사 담당자들이 주안점을 두는 것은 전공 분야를 넘나드는 기술과 지식을 가졌는 지의 여부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다음은 이 선발 담당자들이 직원 선발시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17가지 사항들 중에서 중요한 몇가지이다:

1) 말로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꼽았다 (89%).

2) 다른 사람들과 팀으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 (83%)

3) 윤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중요시 (81%)

4) 비판적 시고력과 분석적 추론력을 꼽았음 (81%)

5) 실제 상황에 지식과 기술을 응용하는 능력 (80%)

이 조사에 응한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한 것은 막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들의 직장에 대한 준비 정도가 아주 낮다는 점이다. 단지 14 퍼센트의 인사 담당자들만이 이 새내기 직장인들이 실제로 직장에서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 반면, 53% 정도는 졸업생들의 절반 정도가 직장 생활에 준비가 되었다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많은 정치가들이 여론의 전반적인 흐름은 인문학이나 리버럴 아츠 전공이 국가나 주 정부가 비용을 지원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실제로 직장을 위해 직원을 선발하는 기업들의 인사 담당자들은 인문학과 폭 넓은 인성 교육이 장기적으로 회사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교육임을 밝히고 있다. 세상은 넓고 의견은 다양하니 무엇이 옳은 지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