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방학에 할 일 8: 대학 새내기들에게

올 해 대학에 입학하는 한 학생의 아버님이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화색이 도는 얼굴에서 풍기는 여유로움이 뭔가 감출 수 없는 기쁨을 가진 이들에게서 스며나는 그런 향기로운 기운을 느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간 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물어 주시기를 기다리신 것처럼, 하지만 짐짓 사양을 하시며 구체적인 답을 피하신다: “아뇨, 사실은 제가 아들 녀석과 어디를 좀 다녀 왔어요.” 이 아들 녀석을 지난 해부터 쭉 봐 온 바에 의하면, 아주 속이 찬 효자이기가 누구에게도 뒤지질 않을 아이였다. 상당히 유복한 가정임에도, 검소하고 항상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는 그런 보기 드문 아들이었음을 기억하며 실례를 무릅쓰고 물었다. “어딜 다녀 오셨어요?” 이번엔 사양치 않으시고 답을 해 주신다: “유럽에요.” 유럽엘 아들 녀석과 둘이 여행하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고 비용도 만만치는 않았을텐데요라고 묻고 싶은 필자의 안색을 읽으셨는지 이어 설명을 하신다: “항상 이 녀석이 남들 생각만 하기에 이번에 대학이 결정되고는 물어 보았지요. 내가 너 대학 가는 기념으로 뭔가 한가지를 꼭 해주고 싶은데 이야기 해보라고요. 이 녀석이 애비랑 유럽엘 가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큰 맘 먹고 만사제치고 한 일주일 다녀 왔습니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정말 필자도 해보고 싶은 일중의 하나이다. 대학으로 떠나기 전의 아들 녀석과 (또는 딸 아이와) 한 일주일 만사 털어버리고 여행 길에 올라 세상과 가족, 하나님과 인간, 인류의 평화 등에 대해, 그리고 아직도 어린 아이로 생각되었던 녀석들과의 대화 끄트머리에 이제는 세상에 내놓아도 염려없겠네하며 어깨를 툭 쳐 줄 수 있게되는 그런 대화의 시간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럽은, 그리고 일주일은 조금 무리라면, 한이삼일 올림픽 반도의 한적한 시골길을 드라이브하며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부모에게는 자식을 떠나보내는 송별 예식일 수도 있을테고, 자녀들에게는 인생을 새로운 형태로 시작하는 초입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세례식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다가, US Today에 실린 “올 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이번 여름에 꼭 해야될 일 다섯 가지”라는 기사에 눈길이 가 자녀와의 대화에서 사용하시라는 의미에서 여기 간단히 소개한다. 이 내용은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대학을 시작하기 전에 해야될 많은 준비들이 있지만, 대학의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인 학교 수업의 면을 다루고 있다:

1. 대학 이메일을 체크해라:

보통 대학의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교수들은 신입생들에게 본인의 수업을 듣게 되었음을 환영하는 메일을 보낸다. 이것은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우게 될 것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교수가 학생에게 원하는 것들을 미리 소개한다. 물론 어떤 교과서를 이 수업에서 사용할 지에 대한 설명이 있을 수도 있다. 미리 교과서를 주문하거나 대학 서점에서 사 두는 것이 좋다. 빠르면 둘 째 수업 시간에는 이 책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많으니 말이다.

2. (벌써) 숙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명심해라.

앞 서 말한 이메일을 읽노라면, 아마도 그 수업의 담당 교수가 학생들이 여름 동안 읽어 오도록 요구하는 도서 목록이 있을 수도 있고, 첫 시간에 앞서 교과서를 읽고 몇가지를 생각해 오라고 할 수도 있다. 필자도 대학에서 가르칠 때의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주어진 숙제를 안 해오는 학생에게 좋은 인상을 가질리가 없음은 자명하다. 첫 단추를 잘 못 꿰면, 대학 생활이 괴로울 수가 있음을 명심하자. 멀리 보면, 누가 아는가, 혹시 이 교수님에게 나중에 추천서라도 부탁하게 될런지를.

3.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에게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해라.

요즘의 대학은 아주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다. 첫 시간에 수업에 들어가서, 고등 학교의 오랜 친구들이 하나도 없고 모두가 낯설을 때, 움츠려 들지 마라. 대학은 마음을 활짝 열고 새로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사귀는 공간이다. 몇주가 지나지도 않아 인생을 함께할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음을 기억하고 기대하시라. 단 마음문을 열고서.

4. 적극적으로 참여해라.

필자의 경험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대학에서 가르쳐 본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생을 꼽으라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다. 보통의 대학 수업에서 10-15%의 성적은 참여 점수이다. 손을 들어라. 손을 들고 답할 수 있도록 준비에 성실하라.

5. 수업 시간에 강의실의 앞 쪽에 앉아라:

고등 학교 교실에서도 이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몇 백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대형 강의실의 대학 수업에서는 필수이다. 뒷쪽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교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할 수가 없을테니 말이다. 앞쪽에 앉아 교수와 눈을 맞추고 그의 수업을 경청하다 보면, 모든 일이 생각대로 잘 이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