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시험이 바뀐다 2

이 때쯤이면, 오는 2월 1일까지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몇몇 학교들,
우리 지역의 웨스턴 워싱턴이나 시애틀 퍼시픽 대학,
또는 미시간 대학과 같은 대학들은 아직도 원서 접수를 받고 있지만,
고등학교 시니어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 원서 제출을 마치고 잠시나마 홀가분한 기분을 맛보고 있을 것이다.
대입 원서 접수 기간이 끝나고 결과가 발표되는 3월과 4월초까지는 온전한 개운함을 만끽할 수는 없을 터이지만,
지금껏 열심히 노력한 것의 탐스러운 결실을 기대하며 올 가을에 시작할 대학 생활에의
꿈을 그리며 하루 하루를 지내게 될 것이다.
한 세대의 걱정과 분투가 끝나면, 또 다른 세대가 거의 비슷한 과업을 이어 받아
다시 시작해야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기에 지금 고등학교의 주니어들은 시니어들이
일년 전에 거쳐간 일들을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역사는 거인의 어깨에 무등을 탄 난쟁이 처럼 전 세대가 이룬 과업에 더해
똑같은 도전에 응전하기 보다는 매번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입시 전쟁의 사이클도 많은 부분은 겹치지만, 항상 똑같이 되풀이 되지는 않는다.
오는 2015년부터는 미국 대학 입시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필수로 요구하는 시험인
SAT와 ACT 시험의 형태와 내용이 바뀐다. 앞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후학들이 맞닥뜨려야 할
새로운 도전이 주어진 셈이다. 지난 주에는 SAT시험이 어떻게 변경될 지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번주에는 ACT가 오는 2015년부터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이 시험들의 형태와 내용이 바뀌어 온 역사와 이유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할 것이다.
ACT의 내용은 현행의 시험과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발표이다.
그러나 시험에 현행의 시험지와 더불어 컴퓨터를 당분간 같이 사용하게 될 것이지만
종국에는 컴퓨터를 사용해 치르는 시험으로 개정될 것이라고 한다.
ACT측이 발표한 컴퓨터 사용 시험 문제의 한 예를 보자.
컴퓨터 상에서 수험생들은 네가지의 서로 다른 액체들을 비이커에 붓고 어떤 용액이
비이커의 상단까지 차는지, 어떤 것이 하단까지만 채우게 되는 지를 측정한다.
그 후, 이 실험의 결과로서 수험생들은 이 네가지의 용액을 혼합할 경우에 어떤 결과가 생길지를 예측하여
답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발표된 예만 보면, 개정될 시험이 어떤 것일지 아직 감이 오지는 않고,
세부 사항이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ACT가 컴퓨터를 사용해
시험을 치르도록 진화해 나간다는 점은 분명하니 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고 구체적인
대비책에 대해서는 발표되는 대로 본 칼럼에서 소개하도록 한다.
그러면 왜 이렇듯 수험생들에게 혼란과 수고를 끼치는 시험의 개편이 이루어 지는 것일까?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러한 변화는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나
이 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측의 끊임없는 개선 요구와 더 많은 수험생들을 유인하기 위해 벌이는
이 두 경쟁 업체간의 다툼(?)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AT는 1926년에 시작된 이래 그 내용이 대폭 바뀐 것은 얼마 전인 2005년이었다.
당시에는 독해과 수학의 두 과목의 시험이 있었다. 당시 대입 시험의 주된 고객인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의 수장을 포함하는 많은 교육계 인사들이 SAT에 수험생들의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과목을
도입하지 않으면 이 시험을 보이콧할 수 도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SAT 측은 23만명이 넘는 학생들을 보유한 이 대학의 경고와 교육계의 의견을 수용하여
SAT에 2005년 3월 시험부터 작문 시험을 포함시켜 세 과목 2400점 만점의 개정판 시험을 만들어 냈다.
1956년부터 시작된 후발주자인 ACT측도 같은 해에 작문시험을 새로이 포함시킨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처음으로 ACT를 선택한 수험생의 숫자가 SAT 수험생을 넘어서자
SAT측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고려해 왔고, 2015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제기 되어 온 몇가지 불만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만드는 쪽으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현행의 SAT에서 독해력 분야에 포함되어 출제되는 단어가 SAT 시험에서나 다루고
학교의 교과목이나 일상 생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라는 지적을 수용하여
개정된 SAT에서는 학교 수업의 내용에서 활용되는 단어 위주로 시험을 출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것은 경쟁사인 ACT의 기존 방침인 ‘고교의 교과 과정에 충실한 출제 방식’을 따라가는 방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지난 주에 소개한 작문 분야에서의 변화, 즉 작문의 형식에만 충실하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것에서
탈피해 내용의 정확성에도 채점시 주안점을 두는 방식 역시 현행 시험의 작문 채점 방식에 대한 불만을
수용하여 개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장의 요구를 발빠르게 수용해
대처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경제 논리의 적용이다.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변화에 민감하고 만첩하게 반응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