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계의 난맥상

매년 이 때쯤이면, 올 해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는 고등학교 시니어들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덩달아 부모님들의 마음도 가을 바람에 스러지는 낙엽만큼이나 스산해 진다. 이 웬지모를 불안감을 극복하려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님들은 매스컴의 교육난을 열공하고 카운슬러들을 찾아 귀동냥을 하신다. 여태까지는 몰랐던 또는 알았지만 확인하고픈 심정에서 일 것이다. 여기에서 배운 정보들을 실전에 활용해 자녀의 대입 전쟁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까 애쓰시는 부모님들의 노력이 가상하다.

불안함을 해결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을 터이지만, 정상적이 아닌 방법으로 약점을 보완하려하는 노력이 교육계에도 심심치 않게 시도된다. 이제는 몇 번 계속 듣다 보니, 별로 놀라운 뉴스로도 생각되지 않을 정도지만, 한국의 학원가에 공공연히 SAT 실제 문제들이 몰래 유출되어 거래되고, 급기야 또 다시 문제가 되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한 달여전에 있었다. 이것을 부정한 것으로 피하기 보다는 학원가에 떠돈다는 불법으로 유출된 SAT 문제들을 자녀에게 어떻게 하면 구해 줄 수 있을까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는 부모님들이 있다는 소문도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미국 대학의 입학이 점점 더 어려워 지는 경향이기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은 영혼을 사탄에게 파는 일조차도 서슴없이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고, 대학측도 자신들의 대학 랭킹을 올려 더 많은 우수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슨 거짓된 일이라도 할 것 같은 기세이다. 급기야 지난 주 타임지는 “7가지 대입 스캔들이라는 제하의 특집 기사를 실어 근래에 자행된 교육 분야의 잘못된 사건들을 모아 기사화했다. 이런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바램으로 여기 소개한다:

1. 지난 2011년에 문제가 된 SAT 대리 시험이 1위를 차지했다. 뉴욕의 부촌인 그레이트 넥 고등 학교에서 선배들이나 동급생들이 SAT 대입 시험을 대신 쳐 주는 대가로 최고 3 6백불을 받dk 검거된 사건이다.

2. 2위에는 애덤 윌러라는 대학생이 앤도버 고교와 매사추세츠 공대의 성적표와 SAT 성적, 그리고 베낀 에세이를 제출해2007년에 하버드 대학에 편입했다. 이에 더해, 동 대학은 4 5천불의 장학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에서 4학년이 되었을 때, 윌러는 미국 유수의 장학생 프로그램인 로드 장학생과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지원하면서 이 거짓 정보를 제출했다가 마침내 거짓이 들통이 났다.

3. 학생들 뿐 아니라 대학들도 조작된 자료를 사용하다가 들킨 사건이 있었다 . 동부의 명문 대학인 조지 워싱턴 대학이 2012년에 입학 자료를 조작한 사건이다. 이 대학은 그 해의 신입생 중에서 58%만이 고교 성적 상위 10%에 속한 학생들이었음에도 68%로 부풀려 발표한 바 있다. 이 학교에 지원한 학생 중 단지 38%만이 학년 석차를 제출했다고 하니 이 통계는 조작의 극치를 보여 준다. 이 학교가 통계를 조작한 이유는 US News가 학년 석차를 우수 대학 랭킹을 정하는 기준중의 하나로 사용하기에 랭킹을 올려 받기 위한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4. 일리노이 주립 대학은 신입생 선발에서 그 주의 유력 정치인이나 고액 기부 졸업생들과 연관이 있는 지원자들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것이 2009년에 시카고 트리뷴의 보도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은 특혜없이는 불합격되었을 학생들을 합격시킨 불공정 사례를 보여 준다.

5. 서부의 명문 리버럴 아츠 대학인 클레어몬트 맥켄나 대학은 대학의 랭킹을 올리기 위해 지원자의 SAT 점수를 10점내지 20점 올려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5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 대학의 입학처장은 랭킹을 올리고 대학내에서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러한 허위 정보의 발표는 해군 사관학교, 베일러 대학과 에모리 대학에서도 동일하게 자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6. 뉴욕의 한 명문 사립 고교에서는 교내 시험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뉴욕 타임즈에 의하면, 뉴욕의 최상위 공립 학교인 스투브산트 고교에서 71명의 학생들이 컨닝을 했는데, 이 학생들의 변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한다. 다른 학생들은 AP와 같은 중요한 시험에서 부정 행위를 해 명문 대학에 입학했는데, 교내의 시험에서 컨닝을 좀 한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7.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이 뉴욕의 또 다른 명문 사립인 호라스 만 고교의 학생이 지원한 대학들에 거짓 탄원서를 보내 문제가 되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이 편지는 해당 학생이 지원 대학들에 입학하지 못하도록 거짓을 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교육계만큼은 맑아야 될텐데, 이 무슨 변고들인지 참. 우리 모두 반성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