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조기 전형 2

미국의 대학들은 학생들이 원서를 제출하고 학교가 입학 사정 결과를 발표하는 시기와 방법 등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전형 방식을 사용한다. 보통, early admission (조기 전형), regular admission (일반 전형), on site admission (현장 전형), open admission (개방전형), 그리고 rolling admission (항시 전형) 등으로 나누어 진다. 이중 이 칼럼을 가판대에서 집어드실 9월이라는 시점과 시기적으로 가장 적절하고, 가장 이해하기에 복잡한 전형 방식인이 조기 전형 제도인데, 지난 주부터 이 전형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 보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조기 전형의 종류에는 Early Decision, Early Action, 그리고 Early Action의 변종으로 보다 제한적인 Restrictive Early Action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드렸고, 이번주부터는 각각의 조기 전형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장단점에 대해 설명한다.

먼저, Early Decision(아래에서는 ED로 표기)은 합격이 된 경우에 꼭 그 학교에 등록을 해야하므로 (물론 한가지 예외 조건이 있기는 함) ED 전형 방식으로 지원을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고 준비가 되었다면 그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 나는 이 대학과 또 내가 관심이 있는 모든 대학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했는가?

2) 나는 이 대학을 학기 중에 방문을 했고 이 대학의 입학 관계자들을 만나 여러가지 관심 사항들에 대해서 알아 보았는가?

3) 나는 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전공 분야의 종류, 내가 참여할 만한 과외활동, 또는 대학 재학중에 할만한 사회활동들에 대해 알아 보았는가?

4) 나는 이 대학의 재정보조 담당관을 만나 대학에 다니기 위해 드는 비용을 알아보고, ED 지원이 재정 보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보았는가?

5) 나는 내가 조기 지원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이나 카운슬러와 상의를 해 보았는가? (ED 지원을 할 경우, 지원 학생 본인, 부모, 카운슬러의 서명이 필요함)

6) 이 대학이 정말 내가 가장 입학하기를 원하는 대학인가, 아니면 또 다른 대학들에도 나는 아직도 관심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가?

7) 마지막으로 ED를 채용하는 대학들이 혹시 다른 대학에 EA나 REA로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는 학교인지 또는 제한하는 학교인지를 확인해 보았는지? (보통 ED 또는 REA으로 학생을 선발할 때, 대부분의 아이비 리그 대학들처럼, EA로 타대학에 동시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는 학교들도 상당수 있고, 지원 타대학이 공립 대학일 경우는 대부분 동시 지원을 인정하는 추세이기 때문임). 만약에 위의 일곱가지 사항들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ED로 지원을 하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면, ED가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D로 지원할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점 중의 다른 한가지는 ‘ED 지원이 재정 보조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문제이다. 만약에 지원자가 ED 방식으로 대학(대개 사립 대학)에 지원한다면, 지원서를 보냄과 동시에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제출하는 재정 보고서(CSS Profile이라고 함)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대학의 재정담당 사무소는 이 보고서에 기반하여 12월 중순에 합격자 통지와 함께 잠정적인 재정 보조액수를 (연례 세금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잠정적인 액수임) 학생들에게 보내는데, 학생이 이 지원 액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대학측에 이 사실을 알리면, 대학측은 보통 학생에게 감당할 만한 액수의 추가 재정지원을 제안한다. 양자가 만족할 만한 충분한 액수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학교측은 이 학생을 ED 합격자 명단에서 제외시켜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게 된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이 학생이 다른 대학에 적시에 지원하는 시기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재정적인 면에 자신이 없어 여러 대학에서 주는 재정 보조의 내용을 비교해 본 후에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할 경우에는 조기 지원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폐단 때문에 몇해전 하버드, 프린스턴, 그리고 버지니아 대학 등이 학생들을 조기 전형으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조기 전형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교육의 기회 균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어긋나는 제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Early Action 제도는 위에 지적한 조기 전형 제도의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하여 주는 프로그램으로 생각되는데, 이 제도에 대해서는 다음호에 상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