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잘 보내기 5

누누히 여기저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름 방학은 대입 에세이를 쓰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아니,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여름 방학에 에세이를 거의 끝내놓지 못하면, 좋은 에세이 제출은 글렀다고 말하는 것이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지원자가 지원 대학의 사정관들에게 제출해야 하는 조건들 (예를들어, 학교 성적, 시험 성적, 특별 활동 기록 등등) 중에서 아직 시간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이 에세이이다. 또한, 좋은 에세이 작성에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기에 학업에 부담이 적은 방학이 에세이 작성의 최적기임은 더 이상 설명이 불필요하다.

거의 모든 대학들은 해당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들에게 보통 한 편 이상의 에세이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데, 그 이유는 원서의 다른 부분에 숫자로 표현된 지원자의 자질 (고교에서 수강한 과목, 학교 성적, 시험 성적 등)에서 드러나지 않은 지원자의 특성을 에세이를 통해서 보기 원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어떤 지원자가 10군데의 대학에 원서를 낸다면, 최소한 10개의 다른 에세이를 써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이 경우는 아마도 일 년 이상 전부터 지원 대학의 에세이 작성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명문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여, 한 에세이를 쓰면, 여러 대학에 공통적으로 보낼 수 있는 ‘공통 원서(Common Application)’이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공통 원서는 1975년에 시작된 이래, 매년 사용하는 학교가 늘어 요즘에는 MIT를 비롯한 아주 소수의 명문 대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명문 사립 대학들이 받아 주는 원서이다. 오랜 기간 자기 학교만의 원서를 고집하던 시카고 대학이나 콜럼비아 대학등도 근래에 이 대열에 합류해 금년에는 미 전역의 488개 이상의 대학들이 이 원서를 받아 준다. 사립 대학들이 대부분이지만, 뉴욕 주립대학의 대부분 캠퍼스들과 미시간 대학 등의 주립 대학들도 이 원서를 사용한다.

이 공통 원서의 특징은 지원자가 몇 대학을 지원하더라도 공통 원서가 정해 놓은 주제를 한가지 뽑아 써서는 각 대학에 똑같은 에세이를 보내도 무방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이미 에세이 제목이 발표되었기에 여름 동안에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통 원서는 작년까지는 여섯개의 주제 중에 한가지를 선택하여 쓰도록 되어 있었는데, 자유 제목도 그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올 해 부터는 에세이 주제가 완전히 새로운 다섯 가지로 바뀌었고, 자유제목은 없어졌다.또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에세이의 길이 제한 사항인데, 최소 250자 이상 650자 미만으로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길어졌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최소 길이에는 제한이 없이 5백단어를 넘지말도록 길이 제한이 있었지만, 2008년부터는 최소 글자수 250자만 넘겨 작성하면 됨에 반해 최대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250단어 이상 500 단어 이하라는 제한이 있었고, 올 해부터는 650 단어로 늘었다).

여기 올 해부터 새로이 사용되는 공통 원서의 주제들을 영문으로 소개하니, 자녀들과 함께 읽어 보시고 조언을 하시며,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심이 어떠할 지:

1. Some students have a background or story that is so central to their identity that they believe their application would be incomplete without it. If this sounds like you, then please share your story.

2. Recount an incident or time when you experienced failure. How did it affect you, and what lessons did you learn?

3. Reflect on a time when you challenged a belief or idea. What prompted you to act? Would you make the same decision again?

4. Describe a place or environment where you are perfectly content. What do you do or experience there, and why is it meaningful to you?

5. Discuss an accomplishment or event, formal or informal, that marked your transition from childhood to adulthood within your culture, community, or family.

위의 다섯 가지 주제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에세이를 작성하면 되는데, 각 문제에서 위에 필자가 밑줄을 쳐 놓은 부분을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앞 부분의 지시 사항을 답하기 위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만, 밑줄친 부분에 대한 답은 한두줄에 그치는 경우가 많거나 아예 다루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어진 문제를 잘 읽고 대답하는 것이 중요함은 알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초고로 쓴 글들은 책상설합 속에 묵혀 두고 얼마 후에 다시 꺼내 읽어 보면, 한 때 그럴듯했던 내용들이 다른 시간에 보면 가끔은 유치하게 다가오는 수가 많다. 몇번 고쳐 보고 아는 선배나 선생님등에게 보이고 첨삭을 받으며 익히면 좋은 와인과도 같은 맛깔 난 향이 나는 에세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