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 Me Me Generation

시애틀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 유학 중인 한 여학생이 지인의 소개로 사무실을 방문했다.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한 지인에 의하면, 고등학교 1학년때 미국에 왔고, 내년에 시니어가 되는 이 학생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바램과는 달리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하고 싶어한다고 하니 왜 그러는지, 그 이유가 합당한지 좀 상담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흠, 지난 고교 시절동안 공부가 많이 어려워서 학점이 많이 나쁘고, 이대로는 자신이 유학 올 때 꿈꾸었던, 그리고 부모님의 기대와는 많이 동떨어진 대학밖에는 못 갈테니 커뮤니티 칼리지에 일단 입학해 열심히 공부한 뒤, 꿈의 대학에 진학하려는 계획이겠거니”하며 지난주 타임지의 커버 스토리인 “The Me Me Me Generation (나만 앞세우는 세대)”를 떠 올렸다.

이 기사에 의하면, 1980년부터 2000년사이에 태어난 세대(Millennials라고 불림)는 자라면서 “너는 특별한 아이야 (You are special)”이라는 말들을 부모와 선생님들에게서 듣고 자랐기에, 일면 “자기 도취 (Narcissism)에 빠진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폰이나 샐프 카메라 등의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익숙하기에 이러한 자기 위주의 정서를 소셜 미디아를 통해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페이스 북을 보면 온통 자기 자신의 사진들로 가득찬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세대가 가족이나 졸업사진 등 단체 사진을 집안 곳곳에 걸어 두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이전 세대에 비해 모두가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의 성공적인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가 크다는 점이다. 그러나 세상은 모두가 기대를 충족시기에는 힘든 구조이기에 미래에 기대와의 괴리를 맞 볼 수도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헤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었다. (원래 기사의 전체 맥락 중, 필자의 필요에 맞게 일부분만 취사선택한 것이니, 전문을 읽으시도록 권한다).이런 생각을 하며, 이 녀석도 벌써 이런 괴리속에서 고민하는구나 지레 짐작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이 녀석, 너무 자신을 과대 평가하는 것 아니야? 커뮤니티 칼리지 가서 열심히 한다는 보장을 어떻게 해”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학생을 만났다

정작 만나보니, 재학중인 고등학교에서 제공되는 도전적인 과목들은 빠짐없이 들은데다가 제법 괜찮은 성적에 공부와 성공에 대한 욕심이 큰 아이였다. 영어도 구사에 별무리가 없고 성격도 밝고 자신도 있으니 별 나무랄데가 없는데, 주위 친구나 선배들의 잘못된 정보에 지레 겁을 먹고 미리 하향 지원을 생각하는 상태였다. 주위 친구들에 의하면, 명문대들에 합격하는 아이들은 모두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수강하고, A를 받았는데, 몇 과목에서 B도 받은 지금의 성적으로는 한국에 잘 알려진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 경우에 자신이 꿈꾸는 훌륭한 생물학자로서의 길은 요원해 진다는 것이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수받은 정보들 중에 자신에게 불리한 요소들만 깊이 뇌리 속에 남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지레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 그 나이의 아이에게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학교 성적이 입학 사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성적이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고, 다른 많은 요소들이 사정에 참작되니, 그런 사항들을 지금부터라도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면 결코 늦지 않다는 것과 대학 진학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주니어 학년의 마지막인 이번 봄 학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네가 원하는 훌륭한 4년제 대학에 입학하고, 생물학 관계 연구자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조언을 해 주었다. 때맞추어, 영화 배우요 사회 운동가인 안젤리나 졸리가 과학적 진단을 통해 양쪽 유방 절제를 받아 유방암으로 죽을 확율을 급격히 낮췄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수술을 통해, 유방암으로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을 가진 자신과는 달리 자신의 아이들은 그런 걱정으로 가슴 아플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기사를 보며,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연관을 시켜 보았다. 우리 아이들도 전문가들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정확한 설계를 하면 실패 가능성을 급격히 낮출 수 있겠구나 하는 생뚱맞은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