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준비 길라잡이 9

대입 전형에서 입학 사정관들이 어떤 점을 중요시하는 지를 본인이 철저히 파악하고, 자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라는 관점에서 대학 진학 길라잡이라는 시리즈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 시리즈의 초두에 소개한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사항들’ 을 다시 한 번 여기 소개한다. 매년 필자도 회원인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가 조사해 발표하는 이 리스트는 미리 알고 대비하면 지름길로 갈 수 있는 좋은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1.대입 준비 과목들의 학점 (Grades in college prep courses); 2. 지원자가 택한 과목들의 난이도 정도 (Strength of student academics, difficulty of student’s course curriculum), 3. 대입 학력 고사 성적 (Admission test scores, SAT® and/or ACT® scores), 4. 전체 학교 성적 (Overall grade point average, GPA), 5. 에세이 (Application essays), 6. 교사 추천서 (Teacher recommendations), 7. 지원 학교에의 관심의 정도 (Demonstrated interest of students in attending a particular college), 8. 카운셀러 추천서 (Counselor recommendations), 9.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 10. 인터뷰 (Interviews), 11. SAT 과목별 시험 성적 (SAT Subject Test™ scores), 12. 과외 활동 경력 (Extracurricular activities) 등등이다.

지난 주까지 에세이 작성법과 “지원 학교에의 관심의 정도”가 입학 사정에 미치는 효과를 소개해 드렸고, 오늘은 고교 학년 석차에 대해서 설명한다. 먼저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란 무엇이고 어떻게 산정하는 지에 대해 알아 본다. 학년 석차란 어떤 학생이 재학중인 학교의 같은 학년 학생들 중에서 성적을 따져 어떤 순위에 속하는 지를 말하는 것이다. 가령 한 학생이 같은 학년 학생 500명 중에서 지금까지 수강한 과목들의 평균 성적순으로 몇 등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많이 물어 보시는 질문은 이런 비교를 할 때, 어떤 성적을 어떻게 포함시키는 가의 문제인데, 어떤 고교의 경우는 AP, IB 또는 Honor 과목들과 같이 Regular 과목들 보다 수강하기 어려운 과목들에는 가신점을 부과해 계산한 결과로 나온 전학년 성적 평균점 (Grade Point Average, 줄여서 GPA라고 함)을 학년 석차 산정시에 사용한다. 즉, 대학 수준의 어려운 과목들의 A에는 5점을 주고, 보통 과목의 A에는 4점을 준다거나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학교들의 경우에는 과목의 구분없이 동일한 점수를 부과해 학년 석차를 산정하는 경우도 있고, 벨뷰 교육구의 특정 고교들과 같이 어려운 과목들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 (Weighed GPA)과 가산점을 주지 않는 방식 (Unweighed GPA)의 두가지를 다 계산해 학생들이 대학 원서에 둘 중 하나를 골라 유리한 것을 기입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공통 원서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대입 원서들의 학년 석차 기입난에는 학년 석차를 적는 난의 다음에 이 석차가 가산점을 적용한 석차인지 아닌지를 표시하는 난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속해있는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고교들 중에서 절반이 넘는 학교들은 고교 학년 석차를 산정하지 않는다. 즉, 그 이유는 시험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들이나 명문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 대학 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학년 석차가 다른 일반 고등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과 비교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에 이러한 단점을 미리 차단하려는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중학교에서 상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명문 공,사립에 진학하여 성적면에서 상위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중하위권의 학년 석차를 받는 경우에, 중학교에서 자기보다 훨씬 학력면에서 뒤처져있었고 현재의 전국 단위 시험등의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는 학생이 일반 고교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경쟁으로 얻은 고교 석차에서 높은 위치를 점한 학생들과 대입 사정에서 비교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의 가능성을 알고 있는 대학들도 점차 이 학년 석차의 중요성을 입학 사정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안 두는 방향으로 점차 바꾸는 경향이다. 전미 카운슬러 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990년대 초에는 이 사항을 입학 사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사용한 대학이 42%였음에 반해 2009년에는 단지 15%만의 학교들이 학년 석차를 중요한 입학 사정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해당 대학들의 신입생들의 학력을 자랑하는 통계 사항으로 동 대학의 신입생 중 90% 이상이 출신 고교에서 상위 10% 이내의 학년 석차를 가졌다는 식으로 신입생 학력을 발표한다. 그러나 비전문가의 눈에도 보이는 의문은 절반 이상의 고교들이 학년 석차를 산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당 대학 신입생의 90%가 그런 성적을 보였다고 발표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의 발표에 의하면, 학년 석차를 내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에는 다른 성적들에 기반해 학년 석차를 임의로 추측해 통계로 사용한다고 하니 대학 관계자들도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로 포장해 과대 광고를 일삼는 비지니스 마인드로 똘똘 뭉친 이들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