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된 자의 겸손

  합격된 자의 겸손

 3월 중순경부터 4월 초까지의 기간은 대학에 입학 원서를 제출해 놓고 그 결과를 노심초사 기다려 온 수험생들에게 각대학이 합/불합격의 통보를 보내는 기간이다. 정시 전형의 경우 보통 1월초에서중순경에 원서 접수가 마감되었다고 치면, 약 삼사개월간 초조와 긴장으로 채워진 대단원의막이 드디어 내려진 것이다. 매년 이맘때 쯤이 되면, 원서를 제출했던 학생들은 자신들이 세갈래의 다른 길에서 있음을 발견한다.

 첫번째는 대망의 제 1 지망 대학으로 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은 학생들이다. 이들에게는 세상이 온통 연보라빛 라일락의 향기로 가득차 있는 듯 미래에의 기대가 부푼 때이다.

 두번째는, 오래전부터 입학을 꿈꾸어 오던 지망 대학에의 진학이 좌절되고 안전권 대학으로 마지 못해 지원했던 대학에서만 입학 허가를 받았거나, 또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4년제 대학에로의 길이 막히게 된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에게는 4월 한달이 인생에 있어 참으로 가장 잔인한 달임에 틀림이 없다.

 셋째의 그룹은 앞의 두 그룹의 중간 지대에 위치해 아직도 마음을 졸이는 학생들이다. 몇몇 차선의 대학들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정작 자신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에서는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는 통보를 받은 학생들로 지옥의 나락을 해매는 고통은 없지만 적어도 한달 가량은 더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밤을 보내야한다. 빨라도 6월 초가 되어서야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이나 불합격이 되는 그 당락의 결과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자녀가 원하는 명문 대학에 합격한 경우라면, 부모님들께서도 기쁘고 자랑스러울 것이다. 이 경우의 부모님들께서는 친구분들을 만나면, 거침없이 “우리 해나는 동부에 있는 랭킹 10위 안의 모모 대학으로 결정했다누먼. 아 뭐 전액장학금을 받았데나 뭐 그러더라고” 하시며 짐짓 그 정도는 별것 아니라는 듯 과장 섞인 자랑을 늘어 놓으시는 경우가 많다.

 랭킹 자체가 의미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10위안에 드는 학교에 가는 학생이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의 1%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고 자랑에 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진자의 횡포가 없는 자의 좌절을 심화시키고 인간 관계에 있어 갈등의 소지가 된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에 합격한 당사자인 학생의 경우에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학교 생활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입학이 취소될 경우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즉, 각 대학은 입학 허가서를 보낸 학생의 출신 고등 학교로 부터 늦어도 7월 1일까지 최종 성적표를 보내도록 요구한다. 만일 이 최종 성적이 원서 접수 당시의 성적과 현격한 차이가 날 경우에는 대학들이 그학생의 입학을 취소한다. 그러므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은 소위 “senioritis (‘시니어 라이디스’라고 발음함: 대학에 입학이 확정된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학업의 동기를 상실하여 결석을 일삼고 어려운 학과목의 수강을취소하고 공부에 태만해 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라고 불리는이 병에서 벗어나 끝까지 유종의 미 거두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이 과정에서 부모님들은 자녀가 대견하다고 어지간한 것은 다 들어주고 눈감아 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처럼 일관된 엄격함과 따뜻한 관심으로 자녀를 교육하고 도와줄 일이다.

 만일에 자녀가 제일 지망 대학의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경우에는, 원하는 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기다리는 동안 손을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즉, 대학의 입학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전년도에 대기자 명단에서 입학이 허가된 학생의 숫자는 어느 정도였는 지 등을 묻고 (물론 많은 대학의 경우,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통보와 함께 전년도의 통계를 보내 주기도 함), 자신이 꼭 그 대학에 가고싶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이 좋다. 또
한 원서를 제출한 이후에 상을 받았다거나 다른 업적을 이룬 것이 있다면, 지원 대학에 알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그 대학에 허가를 받으면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대학은 잘알려진 곳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자신에게 가장 잘맞는 곳에 들어간 후에 어떻게 공부하는가가 정말 중요함을 명심하면 될 일이다. 세상은 정말 성적순만은 아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