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요양원 선택, 치앙마이는 어떨까

나이든 분들이 대부분 소망하는 것 중 하나는 요양원 안 가고 건강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살다가 집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어한다 바로 그걸 겁니다. 문제는 이게 그러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거겠죠.

머리가 희끗희끗 변하고 눈도 침침해지고 이빨까지 흔들흔들, 이 정도라면 누가 뭐라겠습니까만 문제는 거동조차 힘들어져서 가사 일에 도움이 필요해지고 아니면 목욕이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 수발을 받아야 할 정도가 됐다 그걸 겁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악화되었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단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녀들이 간병을 하거나 아니면 돈을 주고 간병인을 구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자녀에게 노후를 부탁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 주중 간호는 불가능할 거고 주말에만 시중을 든다 해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큰 부담 일 거다 이건 안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간병인을 구하는 수 밖에는 없는데 좋은 간병인을 구한다는게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친부모 모시듯 간병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솔직히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간병인 잡은 기피 업종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 구하는게 아주 어렵다고 하니까요.

간병 비용이 막대하게 든다는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간병인의 시간 당 차지는 대부분 30 달러 이상이라고 하니까요. 한달 200 시간 서비스를 받는다면 6천 달러 이상은 필요하단 얘기입니다 .

한국은 어떨까요? 미국보단 상황이 좀 나을까요? 유감스럽지만 형편은 낫다고 하기 힘듭니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하루 24시간 간병인 비용은 월 300만원 정도였는데 코로나19 이후엔 400만원 이상은 줘야 하고 게다가 간병 인력을 동남아에서 수입하자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하니까요.

자택에서 사는 대신 실버타운이나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 같은 데 들어가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요? 역시 답은 부정적입니다. 이런 데들은 Independent Living 이 가능한 그러니까 아직 제3자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게 대부분이니까요.

간병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스스로 간병인을 찾아야 하고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죠. 게다가 더 이상 인디펜던트 리빙이 가능하지 않다 그러면 이사를 나가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두고 있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실버타운이나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입주 보증금을 내야 한다 그걸 겁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는 우리나라의 실버타운 경우엔 무려 9억원 보증금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까 만만히 보긴 힘든 금액입니다.

미국에 있는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 중에서도 Continuing Care 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면 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액수도 역시 만만치 않아서 평균 30만 달러에서 35만 달러를 줘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보증금이니까 나중에 퇴소를 하게 되면 돌려받을 수는 있긴 하겠지만 어쨌든 입주할 때 목돈이 필요하고 또 그 돈은 입주해 있을 동안 잠겨 있게 될 겁니다.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하거나 아니면 그 돈을 굴려서 더 큰 돈을 만드는건 불가능하게 된단 뜻이죠.

보증금 외에도 물론 매달 관리비 명목으로 돈을 내야 합니다. 시설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괜찮다 하는 곳들이라면 월 평균 5천 달러는 지불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실버타운이나 리타이어먼트 말고 그럼 다른 옵션은 없을까요? 왜 없겠습니까. 우선 생각나는 건 Assisted Living 을 제공하는 그러니까 요양원으로 가는 옵션입니다.

물론 여기도 비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미국 너싱홈이라면 거의 1만달러 이상은 줘야 한다 이게 일반적이니까요. 하지만 보증금은 없는게 대부분 없습니다. 목돈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얘기죠.

그리고 요양원이라고 해서 어디나 1만 달러 이상을 줘야 하는건 아닙니다. 잘 찾아보면 4-5천 달러 급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이런 곳들은 서비스가 정말 별로라서 실망했다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양원들이 가진 큰 이슈는 케어 서비스 퀄리티 문제입니다. 이게 안 좋은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요. 식사도 부실하고 심한 경우엔 노인 학대까지 일어 난다고 하니까 들어가기 전에 따져 볼 걸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겁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게 동남아 특히 태국의 요양시설을 이용해보면 어떠냐는 아이디어입니다. 이걸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그런데 실제로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습니다, 피터 브라운이라는 영국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치매에 걸린 자기 어머니를 영국에 있는 한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값만 비싸고 서비스는 엉망이라는 점에 실망을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직접 요양원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고 치앙마이에 있는 한 리조트를 구입해서 요양시설로 개조를 하고 모친을 거기 모셨다고 하지요.

그럼 왜 브라운 이란 사람은 치앙마이에다 요양원을 만든 걸까요? 그건 치앙마이의 Cost of Living 이 미국이나 유럽의 25-35% 수준인데다가 나이 든 부모를 모시는 전통이 북부 태국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 강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저렴한 가격, 물론 이건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했을 때 저렴하다는 뜻이겠죠. 어쨌든 affordable 한 값에 양질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치앙마이에선 가능하다고 봤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요양원은 편의상 그냥 요양원이라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그 이상입니다. 리타이어먼트 홈 플러스 요양원, 거기다 준 요양병원까지 겸한 곳이라고 봐야 합니다. 인디펜던트 리빙이 가능한 사람들은 물론 홈 케어가 필요한 사람들과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사람들 까지 모두 들어가서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실버타운처럼 사는 도중에 간병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다고 해서 퇴거 걱정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곳이란 얘깁니다. 그리고 보증금 같은 건 없으니까 그 걱정도 안 해도 됩니다. 그냥 필요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하면 됩니다.

어쨌든 피터 브라운이 세운 이 케어 리조트는 치앙마이 요양원의 모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걸 벤치 마킹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른 요양시설들까지 들어서고 있을 정도니까요. 제가 지난 봄 치앙마이에 갔던 이유도 이 요양원들을 둘러 보고 노후를 맡길 만한 곳인지 확인해 보자 그런 목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소감은 CPA 톡톡의 사이드 채널 격인 태평양 과객 (영어 이름은 Pacific Wayfarer) 유튜브 채널 에서 소개해 드리고 있으니까 관심있으시다면 시청해 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노후 요양원 선택, 치앙마이는 어떨까 |작성자시원 톡톡

| 박현철 회계사 Tel.206-949-2867 e-mail: cpatalktalk@hcparkc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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