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미국 부동산 투자할 때 주의할 점

외국인 신분으로 미국 부동산 구입할 수 있을까요? 있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도 그런건 아닙니다. 미국 부동산 정보나 상황에 대해 아무래도 어두울 거고 법과 제도도 다르니까 막상 구입을 하려면 당혹감을 느낄 때가 많을 겁니다. 복비는 우리나라에서는 셀러와 바이어가 모두 내죠. 하지만 미국에선 셀러만 냅니다. 그러나 이건 형식 상 그렇다는 거지 사실은 바이어가 모두 내는 셈이라고 봐야 합니다. 가격을 정할 때 커미션을 얹어서 부르는 경우가 태반이니까요.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에스크로라고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도 특이합니다. 셀러와 바이어가 합의한 조건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등기부 등본 격인 타이틀에 어떤 하자가 없는지를 살펴봐 주는 거죠.

부동산 융자는 외국인이라 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내국인에 비해 대출 이자가 1-2% 정도 더 높고 다운페이도 더 많이 요구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다행히 미국 교포 사회엔 부동산 관계 일을 하는 한인들도 많기 때문에 융자 문제에 있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긴 합니다.

미국 부동산을 살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세금 문제입니다. 미국에 있는 부동산을 처분해서 이익을 얻었다면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건 거주용이든 투자용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과거 5년 기간 중 2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살던 주택을 팔았다면 일인 당 25만달러까지 부부 공동 명의라면 50만달러까지의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는 조항이 바로 그겁니다.

그러나 회사가 주택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럴 땐 이 면세 혜택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법인이나 회사는 자연인이 아니라 그냥 서류 상으로만 존재하기 떄문에 거주 조건은 애초부터 만족시킬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부동산 취득세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세금은 미국에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팔았을 경우엔 대부분 주들이 transfer tax 를 부과하니까 그건 염두에 둬야 합니다. 보유세의 일종인 property tax 가 해마다 부과된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입니다. 세율은 주마다 다른데 공시지가 기준으로 평균 1%에서 2% 쯤 된다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

투자용으로 샀다면 임대소득이 있겠죠. 그런데 외국인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 문제는 단순치 않습니다. 임대는 미국 내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국인의 임대활동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선 공제를 해주지 않고 그냥 총 수입의 30% 세율을 적용해서 세금을 부과하니까 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임대활동을 미국 내 사업으로 인정해 달라는 청원을 내서 풀 수 있습니다. 청원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소득세 보고할 때 스케쥴 E 와 함께 간단한 election statement를 첨부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양도소득세는 외국인도 내국인 납세자와 동일하게 냅니다. 적용 세율은 보유기간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1년 이상 장기보유라면 일반 소득세율보다 낮은 15% 세율을 적용받지만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라면 일반 세율이 적용된다는게 특징입니다.

보유 기간 중 감가상각비용을 클레임한 부분에 대해서는 25% 세율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토지는 감가상각 대상이 아니니까 토지에 투자했다면 감가상각과 관련된 세금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법에선 그러니까 외국인 신분이라 하더라도 큰 불이익은 받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증여세나 유산세로 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외국인은 물론 심지어는 영주권자에게까지 차별을 주는 조항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으니까요.

미국 유산세 면제점은 현재 1170만달러죠.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유산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높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면 이 면세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겨우 6만달러까지만 허용됩니다. 게다가 미국 시민이 아닌 배우자에게 $159,000 이상을 증여했다면 증여세를 내야 하고 재산을 상속 시켰을 때도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것도 불리한 내용들입니다.

부동산 매각 대금에 대해서 15%를 미리 내야 한다는 FIRPA 규정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익금이 많지 않거나 손해를 봤는데도 일단 세금은 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물론 부담해야 할 금액보다 더 많이 세금을 냈다면 소득세 신고를 해서 돌려 받을 수 있긴 합니다.

그 다음 생각해 봐야 할 건 부동산 명의를 회사 앞으로 해야 하는지 그겁니다. 한국에서도 부동산 법인을 이용하긴 하지만 대세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라면 법인이나 LLC를 이용하는 걸 심사숙고해 봐야 합니다. 잘 알고 계신것 처럼 미국은 걸핏하면 재판을 거는 소송 천국의 나라 아닙니까?

투자용 부동산을 살 때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투자용이라면 아마 상업용 부동산일 테니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겠죠. 그래서 거주 주택을 갖고 있을 때는 생각치도 못했던 문제들과 맞닥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덩치도 크고 또 투자자가 갖고 있는 다른 재산도 많지 않겠습니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죠.

거주용 주택이라 해도 물론 백프로 안전한건 아닙니다. 하지만 생면부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경우는 아주 드물 겁니다. 그래서 liability 문제가 그리 크지는 않을 테니까 홈오너 인슈런스나 엄브렐러 인슈런스 이런 것만 갖고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물론 법인이나 LLC같은 유한책임회사를 이용한다면 그런 위험을 법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니까 더 좋긴 합니다. 회사가 갖고 있는 재산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니까 개인 재산은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회사로 가는게 무조건 좋다, 그렇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세금 문제가 복잡해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중과세 문제에 주의해야 합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세금을 내고 또 주주가 이익 배당을 받을 경우 또 세금을 내야 한다면 좀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LLC 나 S Corporation을 이용하면 이중과세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그런데 외국인은 S Corporation 의 주주가 될 수 없다는 그런 규정이 있지요. 그래서 외국인 신분으로 S Corporation을 이용하는건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LLC는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부동산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할 때는 LLC 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LLC 로 가야 한다 그건 아닙니다. LLC는 기본적으로 개인 납세자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업 단위이기 때문에 유산세 쪽으론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투자자의 목적과 상황 이걸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 다음 결정해야 할 문제다,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문제에 정통한 변호사나 회계사와 충분히 의논한 후 추진하는게 가장 바람직 할 것 같습니다.

[출처] 외국인이 미국 부동산 투자할 때 주의할 점|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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